"시장님 출근 안 해요? 무단결근?"
10일 화성시청 시장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지난 9일부터 농성에 돌입한 화성 아리셀 참사 유가족과 대책위는 문짝 위에 글을 써 붙였다. 그들이 농성 중인 로비 유리 난간 위에는 "차별 없는 유가족 지원 연장"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었다.
대책위는 유가족 지원을 중단 없이 지속해 달라는 입장이다. 화성시는 유가족협의회에게 10일까지 유족을 제외한 친족 및 지인의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었다.
9일 시장실 문 앞은 공무원 10여 명과 화성시청 청원경찰들이 문을 막고 서 있었으나 10일에는 시장실 문 앞이 아닌 반대편 뒤쪽으로 서거나 앉아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화성시 공무원 관계자는 10일 <화성시민신문>에게 "각 과에서 순번대로 차출해서 지키고 있는 중이다. 시장실 앞에 공무원들이 서 있는 것에 대해 대책위에서 서로 불편하다는 의견을 제시해서 오늘(10일)은 뒤쪽에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억울한 죽음 앞에 일선의 행정 책임져야"
유족과 대책위 요구에 대해서 화성시청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내놨다. 화성시 홍보담당관은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유가족 우선 행정력 발휘'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화성시는 6월 24일 사고 당일 즉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재해구호법'에 의거해 응급구호활동 준비, 유가족 구호반 3개 반 26명을 편성해 모두누림센터를 유가족 쉼터로 마련, 120명이 넘는 유가족과 친족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민간 숙박시설 4개소를 확보하고 지난 15일간 일 평균 16가족, 60명, 30객실을 지원해 왔다. 또 인근 식당 6개소를 확보해 일 3식을 지원했다.
화성시는 "재해구호계획수립지침에 따르면 숙박시설 경비 지원을 7일간 한시적으로 담고 있으나 행정력을 동원해 유가족을 우선 고려해 유가족 지원 기간을 7월 31일까지 연장하고, 유족 외 친족 지원은 7월 10일까지 제공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책위는 9일 성명서를 내고 화성시를 규탄했다. 대책위는 "언론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화성시의 무정함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며 "화성시 역시 참사의 주요 책임자로 억울한 죽음 앞에 일선의 행정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현행법에 의해 지원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화성시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 등은 재난에 대한 지원을 정하고 있지만, 화성시가 주장하는 제한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만약 화성시의 내부 준칙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춘 법적 규범은 아니다. 백보 양보하여 지원의 제한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예외 상황에서의 지원은 수익적 처분이기 때문에 행정청의 재량으로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현재 50여 명이 유가족 협의회에 있으며, 친족과 직계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으나 반반 정도의 비율이라고 한다.
대책위는 피해자 가족이 요구하는 대로 직계가족과 친족을 구분해 차별하지 말고 숙소와 식사의 지원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명근 시장에게 면담을 재차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나 정명근 화성시장은 시장실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