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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천재 맞은 편에 있는 남명기념관에 선생의 모습이 있다.
 산천재 맞은 편에 있는 남명기념관에 선생의 모습이 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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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한 기개와 기상, 쉼 없는 학구와 품격 높은 발언으로 그는 조선시대 흔했던 나약한 선비가 아닌 늠연한 서생이었다. 자질구레한 벼슬에 이끌리지 않았고, 물질적인 이욕을 멀리하였다. 그래서 각지의 선비들이 그 이름만 들어도 자세를 바로 잡을 만큼 존경심이 따랐다. 그는 무엇보다 자신에게 엄격하였다. 그리고 견결한 실천 강령을 세우고 실행하였다.

선생께서 닭 울음을 듣고 새벽에 일어나 의관을 갖추고 띠를 매고 서는 자리를 바로 하여 똑바로 앉아 어깨와 등을 곧게 하여 앉았으니, 바라보면 그림이나 조각상 같았다. (주석 1)

선생이 홀로 서실에 계실 때에는 가지런히 정리하고 깨끗하게 하여 책이나 물건들이 안정감있게 정돈되어 일정한 곳에 두었으며, 종일 단정히 앉아 일찍이 비스듬히 기대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주석 2)

선생의 조행은 과단성 있고 확실하여 움직일 때는 규칙을 따르고, 눈으로 사특한 것을 보지 않고, 귀로는 귓속말을 듣지 않아. 엄숙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항상 가슴 속에 간직하고, 게으른 모습은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주석 3)

남명은 옛날 성현의 도상을 그려 좌우에 펼쳐 두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생각하여 엄숙히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 스승이나 어른 사이에 있는 것 같이 하니, 귀로 대면하여 명령하는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자세로 지냈으며, 특히 '경(敬)'자와 '의(義)'자를 크게 창이나 벽 사이에 써 붙이고 말하기를,

"우리 유학에 이 두 글자를 둔 것은 천지에 해와 달이 있는 것 같아, 만고에 통하여 바뀌지 않을 것이요, 성현의 천만 가지 말씀이, 요컨대, 그 목적이 모두 이 두 글자의 정신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던 일은 그가 얼마나 부단히 수양에 힘썼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다음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그 성취를 달성하였던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주석 4)
 세심정 곁에 있는 남명선생의 시비(詩碑). 욕천(浴川)이라는 시가 적혀있다.
 세심정 곁에 있는 남명선생의 시비(詩碑). 욕천(浴川)이라는 시가 적혀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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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사화로 수많은 선비들이 참화를 당하고, 왕실과 척족의 전횡은 계속되었다. 남명은 권력세계와는 한발 비켜 서 있었지만 중앙정계의 움직임은 놓치지 않았다. 선비의 책무는 국리민복이라는 성리학의 가치 때문이었다. 그럴수록 학문과 수양, 자기관리에 열중하였다.

선생은 생각하시기를, "학문은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보다 중요함이 없으므로 주일(主一)하는 데에 공력을 들여 마음이 깨어 어둡지 않고, 몸과 마음을 거두어야 한다. 학문은 과욕보다 우선적인 것이 없으므로, 극기복례에 힘을 써서 마음의 묵은 찌꺼기를 깨끗이 씻어내고 천리가 깃든 심성을 함양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주석 5)

선생께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을 것을 경계하고 조심하였으며, 숨어 드러나지 않고, 깊숙이 홀로 있는 곳에서도 몸과 마음을 성찰하였다. 아는 것이 이미 정밀하게 되어도 더욱 그 정밀함을 구하고, 행하여 이미 힘을 얻어도 더욱 힘내서 몸에 반성하고 체험하여 진실한 심지를 밟을 것을 힘썼다. 구함에는 반드시 그 목표한 경지를 밟았다. (주석 6)

남명의 '남명다음'은 초지일관의 청절한 모습이었다. '만절(晩節)을 보면 소싯적 정신을 알게 된다'는 말이 있거니와, 노욕에 빠져 젊은 시절의 뜻을 팽개치는 변신자들이 득세하던 시절, 그는 철저하게 자신을 지켰다.

남명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목표를 멀리 잡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쉼 없이 자신을 가다듬고 독려하여 후대 사람들에게 목표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목표의 설정과 힘든 과정을 수행해 낸 것이 바로 남명의 위대한 점이라 할 수 있다. 남명의 인간관계는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주석 7)


주석
1> <남명집>, 부록.
2> 앞과 같음.
3> 앞과 같음.
4> 윤호진, 앞의 책, 5~6쪽.
5> 조식, <남명집> 부록.
6> 앞과 같음.
7> 윤호진, 앞의 책, 9쪽.(이 부문, 윤호진의 책을 많이 인용·참고했음을 밝힌다)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진짜 선비 남명 조식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조식평전#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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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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