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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두고 논란이다. 사실 금투세는 2020년 여야 합의로 국회 통과되어 2023년 시행 앞두고 한 차례 유예되어 2025년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폐지를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폐지와 유예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금투세 시행을 두고 일어난 논란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11일 신승근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과 전화 인터뷰했다. 다음은 신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투자 심리 위축이 걱정? 그럼 근로 소득 내는 사람들은 뭔가"

-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금투세 시행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현재 어떻게 보고 계세요?

"금융투자소득세는 국회에서 이미 2020년에 시행을 하기로 결정한 거고요. 이게 2년 동안 준비 기간 줬고 2023년부터 시행하기로 돼 있었는데 다시 2년 유예한 거거든요. 그래서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먼저 금투세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금융투자 소득세는 소득세인데요. 결국은 우리가 부동산을 양도하면 양도소득세 내잖아요. 그런 것처럼 주식이나 채권, 펀드 같은 걸 양도하면 거기에 대해 세금 내는 거예요. 그걸 실현된 소득이라고 하죠. 왜냐하면 주식도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값이 올라도 팔지 않으면 이익이 안 생긴 거잖아요. 부동산도 내가 가진 아파트가 2억 올랐다고 하지만 그걸 팔아야만 소득이 실현됐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 지금은 주식 팔아 소득이 있어도 세금 안 내나요?

"그렇죠. 지금까지 대부분 상장 주식에 대해 양도하면 증권거래세라는 세금은 내고 있지만 양도 차액에 대한 세금은 내고 있지 않죠."

- 왜 안 낸 거죠?

"우리나라는 그동안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제를 기형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원칙적으로 과세 하되 예외적으로 과세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 규정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원칙적으로 과세를 하지 않고 예외적인 경우에 과세하는 방식으로 규정해 왔어요. 이 때문에 금융투자소득세라는 새로운 체계를 통해 이를 합리적으로 바로 잡으려고 한 것입니다."

- 금투세는 5천만 원 이상 해당하는 거로 아는데.

"2025년 1월 1일부터 주식은 5천만 원 이상이죠. 원래 모든 금융투자 소득은 250만 원이 넘으면 과세하는데 상장주식 투자자들이 많다 보니까, 주식 투자자에 대해 추가적인 공제를 해주기 위해 5천만 원으로 하고 나머지 소득은 다 250만 원으로 돼 있는 겁니다."

- 개미 투자자들이 5천만 원 정도 주식 거래하나요?

"주식 거래 가격이 5천만 원이 아니고 주식 거래를 해서 이익이 난 게 5천만 원 이상이면 과세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주식 거래하신 분 중에 5천만 원 이상 수익을 올린 사람이 1%가 안 되죠. 현재는 5천만 원은 고사하고 대부분의 투자자가 손실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 그러면 개미투자들은 아무 상관 없는 거네요?

"일반적으로 없다고 봐야죠. 5천만 원 이상 주식으로 돈 번 사람이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 부자 감세인가요?

"금융자산이기 때문에 거의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라고 봐야죠. 기자님 주변에 있는 분 중에 주식 투자해서 5천만 원 이상 번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시면 되는데 찾기 어려울 겁니다. 소위 말하는 개미 투자자가 주식 투자해서 1년에 5천만 원 벌기가 쉽지 않다는 거예요."

- 폐지 주장하시는 분들은 금투세 시행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큰손이 외국으로 빠져나가 개미 투자자들이 손해 볼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금융투자소득세의 문제가 아니라 세금의 문제예요. 근로소득에 과세하면 근로 의욕이 꺾이겠죠. 내가 좀 더 일하면 더 벌 텐데 세금 내잖아요. 사업소득세도 마찬가지예요. 사업소득에 세금 내라고 하면 사업할 의지가 꺾이겠죠. 내가 사업해서 다 가져가야 하는데 세금 내잖아요. 그런데 왜 금융투자 소득만 투자 의지가 꺾인다고 얘기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게 옳지 않은 주장이죠. "

"데이트 약속을 또 미루면 안 만나자는 거죠"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토론회)에서 금투세 유예팀으로 나선 김현정, 이소영, 이연희 의원이 토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토론회)에서 금투세 유예팀으로 나선 김현정, 이소영, 이연희 의원이 토론을 하고 있다. ⓒ 유성호

- 유예를 주장하는 분도 있죠, 대표적인 게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죠. 이 의원은 금투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불안정해 지금은 도입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주장하는 게 상법 개정이 먼저라는 건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소영 의원님도 세금 안 내는 게 옳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관련된 다른 법제가 잘 준비되면 이 금융투자소득세가 더 잘 시행된다는 건데요. 법률 정비가 필요했다고 하면 이미 최소한 2023년부터 지금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으니까 그 안에 정비를 했어야 하는 거죠."

- 국회의 책임인가요?

"국회의 책임이죠. 국회에서 법을 안 만들었잖아요. 상법 개정안도 필요하고 무슨 법 개정안도 필요하고 이런 얘기하는데 2년 동안 유예해 놓고 뭘 했어요?"

- 아무것도 안 했나요?

"아무것도 안 했으니 지금 뭘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거 아니겠어요."

- 만약에 지금 유예해도 그때 가서 또 유예하자고 하겠네요.

"그러니까 이미 한 차례 유예했기 때문에 지금 유예하자는 건 별 의미가 없어요. 예를 들어 남녀가 데이트할 때 한번 만나자고 했는데 다음 주에 만나자고 했어요. 그런데 다음 주에 또 안 만나요. 그럼 그다음 주에 만나겠어요? 지금 유예하자는 것은 폐기하자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금 민주당은 유예로 가는 것 같은데 소장님은 그걸 반대하는 거죠?

"유예는 폐기하고 똑같다니까요. 지금은 이미 한 번 유예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유예한다는 건 폐기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보완하면 되는데 시행조차 안 하는 게 가장 큰 문제"

- 그러면 지금 보완하자는 건 어때요?

"보완하는 건 나쁘지 않죠. 보완하는 거야 잘못되면 언제든지 보완할 수 있고 심지어 내년에도 보완할 수 있고 내후년에도 보완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지금 국회가 보완이나 다른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건 적절치 않아요. 왜냐하면 개정하고 보완하면 되잖아요. 그런 주장은 일반인들이 하는 말이지 국회는 국회의원들이 개정하고 보완하면 되잖아요. 그런 얘기를 왜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 시행하고 미비한 점 있으면 보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세요?

"그렇죠. 아까도 얘기했잖아요. 이게 금융투자 소득세뿐만 아니라 모든 법 제도는 상황이 변하면 보완이 필요한 거예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걸 가지고 자꾸 특수한 걸로 오해하도록 하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법은 필요하면 보완해야 하는 거죠. 금융투자 소득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 그러면 지금 금투세 문제는 없나요?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이미 보완했어야 하는 거고 앞으로도 보완하면 되는 거죠.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걸 실행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법을 시행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보완하면 되는 건데 시행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금투세 폐지' 구호 외치는 한동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주최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에서 금투세 폐지를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당론 확정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투세 폐지' 구호 외치는 한동훈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주최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촉구 집회에서 금투세 폐지를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당론 확정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 국민의힘은 폐지를 주장하는 데 의도가 있을까요?

"현 여당과 정부가 다 부자 감세를 계속 일관되게 추진해 왔잖아요. 그런 주장의 연속선상에 있는 거죠. 일관되게 부자 감세를 주장하는 거고 유예나 폐기나 별다를 게 없어요.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 번 유예했기 때문에 또 유예하는 건 폐기하자는 거하고 똑같아요. 그래서 국민의힘 주장이나 민주당 주장이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금 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근로소득자는 아침에 힘든 출근길을 시작으로 온종일 고생하다 돌아오잖아요. 우리나라 근로자의 50%가 한 달에 버는 돈이 250만 원밖에 안 돼요. 연봉으로 따지면 한 3천만 원 되는 거잖아요. 그것도 세금 내거든요. 하지만 주식 투자는 근로소득에 비교하면 손쉽게 번 소득 아닙니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세금 내지 않게 한다고 하면 기존에 세금 내던 납세자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세금 내라고 말한다고 한들 그 세금을 내려고 하겠어요. 정부의 신뢰가 떨어지는 거죠."

- 조세 정의가 무너진 거네요?

"뭐 그렇게 말할 수 있죠."

- 이번에 금투세 폐지하면 이후 증세할 명분이 없어진다는 의견도 있던데.

"어떤 세금 정책을 추진하든 간에 한 번 공정성을 잃으면 다른 정책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세무 당국이 세무조사 나가서 세금 거두려고 하면, 납세자는 '당신들은 왜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한테 세금 안 거두면서 이렇게 뼈 빠지게 힘들게 일하는 자영업자들한테 세금 거두려고 하냐'라고 저항하지 않겠어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우리 사회가 좀 더 원칙 가지고 일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에 한강 작가도 노벨 문학상을 받았잖아요. 올림픽 할 때도 양궁이 계속 금메달을 따는 건 개인의 노력, 공정함 같은 것에 의해 성취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이렇게 어떤 특정한 세력 편 드는 게 당장은 유리한 면이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 발전이나 국가 재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공정하고 똑같은 기준 가지고 같이 노력해야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발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이 부정부패와 불공정한 거예요. 그런 것들을 예방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해요. 안터뷰 하며 국회 얘기 많이 나왔지만, 국회가 어떤 인기 영합에 파묻혀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그런 결정을 하는 건 매우 아쉽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승근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
신승근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 ⓒ 신승근 제공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신승근#금융투자소득세#부자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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