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국감) 도중 한-폴란드 정상회담 배석을 위해 자리를 비운 것과 관련해 야당 소속 위원들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국감에는 참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했지만, 오후 2시 국감이 재개될 때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은 조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석을 요청했다며 위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자리를 비운 조 장관을 대신해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국감에 출석했다. 당초 김 차관은 한-폴란드 정상회담 참석을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조 장관과 김 차관의 일정이 서로 바뀐 것이다.
야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성북구갑)은 "정상회담 일정은 최소한 몇 주에서 몇 달 이전에 확정되고 참석자도 외교 프로토콜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조 장관이 국감에 출석해 있다가 긴급하게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에 배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실의 국정운영 능력이나 준비 상태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대통령실에 강력히 항의하고 바로잡아 달라"고 김석기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같은 당 차지호 의원(경기 오산시)도 "정상회담이 '번개'도 아니고, 참석자를 이렇게 부르고 빼는 게 말이 되느냐"라면서 "우리 외교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나"라고 질타했다.
윤후덕 의원(경기 파주시갑)은 "국정감사의 마지막 날인데 장관이 점심때 사라지면 경위를 모르는 국민들은 '얼마나 국회를 무시하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정교하게 챙기지 못했다. 송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김홍균 1차관도 "전적으로 외교부의 불찰"이라면서 "외교부가 충분히 숙고해서 소통하지 못한 것"이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