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윤상현 의원을 국민의힘으로 복당시켰다는 내용의 녹취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다. 윤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총괄특보단장으로 합류하는 과정에서 명씨의 입김이 반영된 듯한 내용이 녹취를 통해 공개된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선 의원 공천에 개입 정황이 담긴 육성을 지난달 31일 공개했으며, 5일에는 김 의원 공천을 위해 김 여사를 통해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을 압박하는 내용을 담은 명씨와 지인 사이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명태균 "본부장 되려면 윤상현 정도 돼야"
6일 저녁 민주당이 공개한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2021년 8월 초 지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윤 의원을 국민의힘으로 복당시켰다는 취지로 말한다.
명씨는 지인에게 "내(명태균)가 볼 때 (윤석열 캠프) 본부장 정도 될라 카면 윤상현이 정도 돼야 안 돼야"라며 "윤상현이가 전두환이 사위인 데다가 이혼하고. 그 사람은 (출신 지역이) 충청도거든요 원래. 정진석이 꼼짝 못 하지, 권성동이 꼼짝 못 하지, 장제원이나 이런 아들(애들)은 가지도 못해. 가들(걔들) 누를라고(누르려고) 내가 윤상현이 복당시켰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명씨는 "다음 주 월요일 날, 저번 주 그저께 만나자 카는 걸 내가 (안 만난)다고 했고, 다음 주에 준석(이준석)이하고 나하고 윤상현이 만나요"라며 "그래서 윤상현이가 저 본부장으로 앉을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움직임은 친박근혜(친박)계 핵심 인물인 윤 의원의 복당으로 친이명박(친이)계와 계파 균형을 맞추고자 한 의도로 해석된다. 명씨는 녹취록 대화에서 "윤상현이가 앉으면 어찌 되는 줄 알아요? 박근혜 나와도 '누나, 야는 봉급받고 그냥 일한 기다 우리 윤석열이는'(이라고 말해서) 박근혜 나와도 친박들 그거 막아야지"라며 "윤상현이가 얼마나 인맥 관리를 잘하는 줄 압니까. (윤상현 출신 지역이) 충청도지. 정진석이는 윤상현이 옆에 가면 게임도 안 돼. 말도 못 하지. 거 가보면 장제원이는 근처도 못 가요. 그래서 친이 친박 딱 균형을 맞춰주고"라고 말한다.
민주당은 이 대화가 녹음된 당일 국민의힘이 윤 의원을 복당시켰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1년 8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의원을 탈당 1년 5개월 만에 복당시켰다.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준석 현 개혁신당 의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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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본부장 구속시킬 수 있나... 무죄 되겠지"
이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 중이던 2021년 10월 윤 의원은 윤석열 캠프 총괄특보단장을 맡는다. 총괄특보단장은 명씨가 앞서 언급한 '본부장'에 해당하는 자리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2022년 4월 윤 의원은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됐다.
한편 명씨는 지난 2020년 4·15 총선에서 윤 의원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던 상황도 언급했다. 명씨는 녹취록에서 "그 사람 지금 재판받고 있어요"라며 "제1야당(당시 국민의힘)의 제1지지율 받는 후보(당시 윤석열)의 총괄본부장을 잡아넣을 수 있어요? 구속시킬 수 있어요? 안 그러면 윤상현은 법정 구속되는데? 정권 바뀌면 그 사람 어떻게 되냐 무죄 되겠지"라고 예상했다. 이후 윤 의원은 2022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화 녹취록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함성득 원장이 명씨를 '미륵보살'이라고 불렀다는 지난 5일 공개분의 전체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다.
명씨는 지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래서 내가 윤상현이(를) 제일 친한 함성득이한테 내가 시켰지. 함성득이 내 보고는 미륵보살이라 하니까"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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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공개한 녹취 파일을 비롯해 자신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명씨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