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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이래저래 불안하다. 공부는 둘째치고 학교폭력이니, 왕따니, 촌지니 하는 것도 그렇지만 아이가 캠프를 가도, 호프집엘 가도, 학원엘 가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데, 그나마 안전했던 학교에서는 '예방접종'하다가 아이들이 쓰러진다고...
이런 문의가 있었다.
"홍역, 풍진 예방 접종을 학교에서 단체로 실시한다고 합니다. 가정통신문에는 이 질병이 매우 위험한 전염병이라고 하며, 홍역은 2회의 예방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희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1회의 예방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하였고(보건소에서 접종함), 2회째의 예방 접종이란 아예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2회 예방 접종 운운하며 홍역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2회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졸지에 부주의하고 무지한 부모로 지탄받는 느낌이 듭니다. 도대체 나라에서 하는 일이 왜 이런지..
게다가 요즘 뉴스에서는 줄곧 예방 접종 후 부작용(?)으로 입원하는 사례들이 보이는데, 이거 꼭 맞혀야 하는 건가요? 통신문상에는 그럴 듯하게 '안전하게'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만...
현재 15세인데 어느 정도의 자가 면역력이 있다면 과거 1차의 예방 접종으로 견디어낼 수 있지는 않은가요? 그리고 만일, 홍역이나 풍진에 걸렸을 경우에 치료가 어려운지요?"
현재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의 접종 방법은,
"1차접종은 생후 12∼15개월 사이에 1회 용량(0.5㎖)을 피하주사로 접종한다. 2차접종은 4∼6세 사이에 1회 용량(0.5㎖)을 피하주사로 접종한다."
지금 임시로 일제 접종을 하고 있는 것은 MR(홍역-풍진)백신이다.
홍역 예방접종은 1997년부터 접종방법이 변경된 것이다. 예전에 없던 4-6세 추가 접종이 생긴 이유는 최근의 경우처럼 1989∼90년과 1993∼94년에 홍역 유행이 발생하여 예방접종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한 번 접종으로 예방효과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별적인 측면에서 모두가 면역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면역성이 계속 유지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겠지만 전체적인 입장에서는 적어도 병을 유행시킬 수 있는 정도(대략 5%라고 한다) 이상으로 면역형성이나 유지가 되지 않는다면 추가접종이 필요하다는 판단한다.
즉, 한 사람이 질병에 걸리더라도 주변에 면역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퍼지거나 유행하지 않도록 되기 위해서는 95% 이상이 면역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집단면역'이라는 개념이 고려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 같은 나라는 90년대 초부터 추가접종을 시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때부터 의학계에서는 이 문제가 제기되었던 걸로 알고 있다.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추가접종을 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기도 하다.
따라서 만일 4-6세 사이에 홍역을 접종하지 않은 아이들은 늦어도 12세가 되기 전에 홍역 볼거리 풍진의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가 홍역퇴치를 위해서, '5개년 계획'이니 하면서 17세까지 일제 추가예방접종을 한다고 부산을 떨고 있는 것이 좀 애처롭긴 해도 오랜만에 공공의료영역에서 자기 역할을 찾고 있는 것이니 칭찬할 만하다. 물론 전염병 역학조사나 관리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여건에서 상황과 여론에 밀려 서두르다 보니 과정상에 여러 문제점들이 생기는 것은 역부족인 것 같다.
그러나 백신의 안전성 문제, 이건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한 얘기다. 최근 몇 년간 예방접종 이후 사망을 포함하는 이상반응 사례가 언론을 통하여 여러 차례 보도되면서 일반인은 물론 의료인조차도 예방접종에 대해 불안해 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그런 사례들이 생길 때마다, 예방접종과 관련해 나타난 이상반응에 대해서 예방접종과의 관련성 여부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거나 적당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불신이 커진 면이 있다.
이번 홍역예방접종과 관련한 부작용 사례들은 이런 불신의 바탕 위에 있다보니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문제가 되었던 남양주시에서 접종을 담당했던 공중보건의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증상은 예방백신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과도한 긴장이나 과호흡증후군 등에 의한 증상과 일종의 집단심리에 의한 신경증적 반응이라고 생각되는데 언론에서 지나치게 백신부작용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고 한다.
언론을 통해 나타난 구체적으로 사례를 살펴보면, 사실 일반적으로 백신의 부작용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증상들인 것이 사실인 것 같다.
MMR 접종의 부작용으로는 접종 후에 뇌염, 뇌신경마비 등의 신경학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 발생빈도는 백만명 접종에 한 명꼴로 나타나는 아주 희박한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외에는 열이나 발진 등 일시적인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보통 5-15% 정도에서 열이 발생하며 접종 6일 후에 생겨 1-2일간 지속되다가 해열제 등의 대증요법으로 대부분 좋아진다.
그렇다면 홍역, 풍진은 얼마나 위험한 질병인가?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증상도 유사하고 그 자체로 그다지 심각한 질환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반 감기와 달리 드물지만 합병증이 생길 경우, 심각할 수도 있다.
풍진은 합병증으로 뇌염이나 혈소판감소증, 여성의 경우에는 임신초기에 감염되면 태아기형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홍역도 폐렴이나 중이염, 뇌막염 등 이차적인 합병증이 없다면 걱정할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막강한 전염력을 가지고 있어 공중보건학적으로는 중요한 전염병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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