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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갑니다.
화창한 날씨와 함께 봄날은 갑니다.
이 봄을 이렇게 맥없이 보내실 겁니까?
여기 아름다운 꽃의 향연과 함께 추억을 만드세요.
그리고 우리의 뿌리를 찾아보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지요. 살면서 찌든 속세의 때가 무겁지 않으세요? 그렇다면 여기에 와서 훌훌 털어버리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뿌리공원>은 대전 중구청에서 대전시 중구 침산동 산34번지 일대 6만 2천여 평의 부지에 세계 최초로 성씨를 상징하는 조각품 및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효(孝)를 주제로 한 테마공원을 조성하여 97년에 개장한 것입니다. 개장의 의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뿌리를 알게 하여 경로효친 사상을 드높이고, 한겨레의 자손임을 일깨우기 위해 위한 것이라 합니다.
1985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씨는 275성, 3349본관인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성씨조각품 72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턱없이 모자란 형편입니다. 앞으로 50여 점을 추가할 계획이라 합니다. 성씨조각품 외에 이곳에는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장, 산림욕장, 산책로, 체력단련장, 공연이나 결혼식 등을 할 수 있는 야외수변무대, 팔각정자 및 전망대, 만성교(萬姓橋:뿌리공원으로 들어가는 구름다리) 등이 있으며, 장미터널, 초막, 평상, 잔디광장 등의 각종 시설이 있어서 가족공원으로 손색이 없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이후 <뿌리공원>은 가까운 곳에 있는 동물원, 청소년수련원, 신채호 선생 생가, 도예촌, 장수마을 등과 연결하는 연계관광, 그리고 민속놀이광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장 시간은 3~9월엔 06:00~22:00까지이고, 10~2월엔 07:00~21:00까지 연중무휴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교통편으로는 대전의 310, 310-1, 320, 321번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공원입구에 가거나, 승용차로는 호남고속도로 서대전 나들목(I.C)에서 남부순환도로로 진입하여 안영 나들목에서 오른쪽에 있습니다.
성씨의 유래나 조각의 의도를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밀양 손씨(孫氏)
삼국유사 제5권에는 아버지를 위해 자식을 죽이려한 신라 흥덕왕 때 손순(孫順)이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손순은 어머니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 자식을 죽이려 땅을 팠는데 석종(石鐘)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묻지 않고, 종을 매달고 쳤는데 이 소리를 듣고 사정을 알아본 임금이 집 한 채를 하사하고 해마다 벼50석을 주어 극진한 효성을 숭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조각은 손순(孫順)의 석종(石鐘)의 기적과 의암 손병희(孫秉熙) 선생의 애국정신을 현대적으로 조형화했다고 합니다.
영산 김씨(金氏)
조선조의 대학자요, 팔대문장가(八大文章家)인 김수온(金守溫)은 창공에 높이 솟은 문필봉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다 하여 작품에 문필봉을 상징화했으며, 월인천강지곡은 불후의 대작이요, 명작임을 손을 들어 대중에게 과시하고 있는 것이라 합니다. 또 손에 왕(王)자가 새겨져 이것이 알려져 역적으로 몰릴가봐 손을 펴지 못하고 산 조상을 상징한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여흥 민씨(閔氏)
한말인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민영환(閔泳煥) 충정공은 백관을 이끌고 궁궐에 연좌하여 조약의 파기를 상소하였으나 일본 헌병들의 강제 해산으로 실패하자 국민에 고하는 애절한 유서를 남기고 자결하여 순국하였는데 뒤에 그 피묻은 옷을 두었던 곳에 푸른 대나무 몇 줄기가 마루의 틈새로 돋아나와 푸르고 늠름한 모양을 띠었으니 그것을 血竹(혈죽)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운데의 竹筍(죽순) 모양을 중심으로 조각을 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외에도 조각상들 모두 독특한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재미있는 유래들이 있어서 조각상을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가족들끼리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산책로를 돌고, 유등천에서 뱃놀이도 하며, 전망대에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나무 밑에서 산림욕을 하면 암에 효험이 있다는 화살나무(일명 홋잎나무)도 신기하며, 아들바위에 소원을 빌고, 뿌리 깊은 샘에서 물을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새를 모이게 한다는 덜꿩나무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지금 공원은 온통 꽃의 잔치가 한창입니다. 철쭉, 영산홍, 유채꽃, 패랭이꽃 등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하게 합니다. 이 꽃동네 속에서 향기를 맡으면 우리의 가슴 속도 향긋한 내음이 나지 않을까요? 그런 다음 우리 모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나는 이 뿌리공원의 꽃향기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전해주려 합니다.
덧붙이는 글 | 뿌리공원 : http://www.junggu.daejeon.kr/korea/frame-h01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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