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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검진 축소의혹은 노동자의 건강권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수검진 축소의혹은 노동자의 건강권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이국언
이번 조사결과 발표는 2000년 LG칼텍스정유의 특수검진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민주노총광주전남본부와 광주지방노동청이 김병원에 대한 추가조사를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이뤄졌다.

조사에는 문재동(전남대병원)·이철갑(조선대병원)·임상혁(원진녹색병원)·고상백(순천병원) 위원이 참여했으며, LG칼텍스정유(주) 등 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참여한 임상혁 원진녹생병원 산업의학과장은 "특수검진 체계가 70년대 수준이라면 김병원 검진수준은 60년대였다"며 김병원에서 이뤄진 특수검진이 총체적 부실이었으며 결과가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유해인자 검진항목에서 빠져

조사에 참여한 임상혁 원진녹색병원 산업의학과장
조사에 참여한 임상혁 원진녹색병원 산업의학과장 ⓒ 이국언
이번 조사 결과 김병원은 검진항목으로 규정돼 있는 유해인자에 대해 일부 검진을 하지 않거나 규정을 무시한 엉터리 방법으로 청력검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LG칼텍스정유의 경우 용접작업에서 작업환경 측정을 통해 나타난 유해인자인 망간, 구리, 아연 등의 중금속에 대해서는 특수건강진단 과정에서 검진을 누락한 반면, 유해인자로 보고되지도 않은 엉뚱한 크롬을 검진하는 등 3개 사업장에서 유해인자 선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음측정을 검토한 결과 보통 기도보다 골도의 청력역치가 낮아야 하는데, 많은 수검자에서 오히려 기도보다 골도의 청력 검사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서산의 장모씨의 경우 한쪽 청력의 기도청력이 3분법상 30㏈이하로 기록되어 C1(직업성 요관찰자) 판정하고 있는데 동일귀의 골도청력에서는 3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D1(직업성 질병)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의학계에서는 보통 기도보다 골도의 청력역치가 더 낮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병원에서는 많은 수검자에서 뒤바뀐 결과가 나온 것.

직업병 요관찰자에 판정 불일치 많아

김병원은 청력검사에서 중요한 차폐검사를 실시하지 않음으로서 검사 방법상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차폐검사란 한쪽 귀의 청력을 정확히 검사키 위해 다른 한쪽 귀에 소음을 줘 검사하고자 하는 쪽의 청력을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으로 청력검사에 있어 중요한 방법이다. 차폐검사를 하지 않으면 청력은 실제보다 좋은 것으로 측정될 수 있어 판정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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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자문위원 판정과 김병원 원자료 판정간의 일치도는 95.38%를 보였지만 직업병 요관찰자(C1) 이상으로 한정할 경우 (주)서산 62.5%, 한국화학 50%, LG칼텍스정유 63.3%로 판정에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사에 참여한 임성혁 조사위원은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한테 다리를 검사하는 격이었다"며 "의료계 동료 의사로서 한없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그는 "정해진 방법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은 암 환자를 수술해 놓고 모르고 덩어리를 절제 안했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김병원 특수검진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는 노동자의 건강 보호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건강검진제도가 사업주에 의해 오히려 직업병 발견을 차단하는 제도로 악용되고 있다며 ▲김병원 특수검진기관 지정 취소 ▲사업주 처벌 ▲관련공무원 직무유기 처벌 ▲특수검진 제도의 개혁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우룡 광주지방노동청장은 "검사방법을 준수하지 않은 청력검사 부분은 위법사항에 해당되지만 나머지는 권고나 경고 사항"이라며 "1개월 영업정지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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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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