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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근로자 단체건강검진과 관련해 노조 전임 간부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광주 김병원.
대기업 근로자 단체건강검진과 관련해 노조 전임 간부들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광주 김병원.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김씨의 주장은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그는 '김병원'이 98년부터 2000년까지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근로자 5000여명의 단체건강검진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당시 광주공장 일부 노조간부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98년 초부터 99년까지 2년 동안 금품제공이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며, 이 기간동안 당시 노조간부이던 김아무개씨에게 2000만원, 강아무개씨에게 1000여만원 등 최소한 몇몇 간부들에게 4000여만원 정도의 현금이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이 같은 금품로비 대가로 병원 측은 금호타이어 근로자들의 단체건강검진과 관련해 최소한 4억여원 이상의 매출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요 로비대상자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현금을 제공하는가"라고 묻자 3단계 전달방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요컨대 △1단계는 직원을 통해 현금을 직접 전달하고 △2단계는 일부 직원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전달하며 △3단계는 로비대상자 본인소유통장으로 바로 입금하는 방법이 동원된다고 했다.

김씨는 이런 방법에 의해 자신도 직접 '돈 심부름'을 한 적이 많았으며, 병원장의 지시에 따라 자신명의로 통장을 개설한 뒤 돈이 입금된 통장과 비밀번호 도장 등을 전달한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자료로 98년 7월 7일 광주은행에서 300만원을 입금하고 계좌를 개설한 내역과 비밀번호가 적힌 '종합전표'를 비롯해 99년 6월 15일 광주은행에서 국민은행 광산지점(계좌번호 573-01-0043-×××, 예금주 김 아무개)으로 100만원을 송금했던 '거래확인증' 사본 등을 제시했다.

김씨는 병원 측이 당시 금호타이어노조 일부 간부들에게 제공한 금품규모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런 내용은 관련자들의 계좌와 일부 직원들 이름으로 개설된 계좌를 추적해 입출금거래내역을 조사하면 금방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 전임 간부 김모씨에게 전달됐다는 300만원짜리 통장개설전표와 100만원짜리 입금확인증.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 전임 간부 김모씨에게 전달됐다는 300만원짜리 통장개설전표와 100만원짜리 입금확인증. ⓒ 김한영
김씨는 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는 물론 H화학 여수공장과 D산업 여수공장 등 광주 전남지역 일부 대기업 관계자와 노조에도 돈을 뿌렸다는 얘기를 병원직원들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병원 측의 금품로비 의혹을 밝히게 된 이유에 대해 "병원 측은 지난 2000년 LG정유 여수공장 근로자들의 단체건강검진 결과를 조작했다 문제가 되자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양심적인 사람들을 해고하는 등 부도덕한 행태를 보였다"며 "그러나 병원 측은 잘못을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부당 해고당한 퇴직자들을 음해 하거나 회유하고 있어 사회정의 차원에서 모든 진상을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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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대익 원장은 "제보한 사람이 어떻게 로비를 했는지 나는 모르는 일이다. 병원에서 영업직원한테 활동비를 지급하는데, 그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내 이름을 도용해 돈을 보내주고 그것을 빌미로 병원에 금품을 요구하고 있는데, 병원에서도 법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건강검진센터의 정지현 팀장은 "제보자의 주장이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 사실 LG정유문제로 병원이 큰 타격을 입은 상태에 있다"며 "병원의 모든 식구들이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병원 측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가 주장한 '부정로비' 내용들에 대해 금호타이어 노조 전 간부였던 김씨는 "그런 일 없다.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고, 현재 몸이 아파 요양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씨는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전혀 연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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