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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절을 맞아 '조아세. 등 안티조선 진영이 독립기념관 경내를 행진하며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 심규상
항일투쟁사를 비롯해 민족사 교육의 전당으로 불리는 천안 독립기념관에 전시된, 일제 당시 조선일보사가 사용한 윤전기의 철거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윤전기를 전시하고 있는 독립기념관측은 3월중 자문위원회를 구성, 철거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독립기념관은 전시물 가운데 친일논란을 빚은 전시물을 철거한 사례는 더러 있다.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모임’(약칭 '조아세', www.joase.org) 등 전국 안티조선 진영 300여명은 제84주년을 3.1절을 맞아 천안 독립기념관 내에 전시된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를 시도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독립기념관 입구에서 관람객들을 상대로 조선일보의 친일 행적등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벌이다 정오쯤 일제히 조선일보 윤전기가 전시된 6전시관(사회문화운동관)으로 몰려 들었다.

▲ 6전시관에 전시된 조선일보 윤전기를 끌어 내리기 위해 밧줄을 걸고 있다.
ⓒ 심규상
이들은 미리 준비한 밧줄로 윤전기의 앞과 옆을 묶고 밧줄을 잡고 늘어서서 "일제 찬양하던 신문 윤전기가 왜 항일유물인가”, “친일 유물 철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영차! 영차!" 끌어 내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문제의 <조선일보> 윤전기는 1936년 일본동경기계제작소가 제작한 것으로 1940년 8월 10일 <조선일보>가 폐간될 때 까지 사용했던 것. 이 시기는 조선일보가 본격적으로 친일성향의 보도를 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 윤전기에 항일의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윤전기 철거 이유와 관련, “<조선일보>는 1937년부터 1940년까지 매년 신년호에 일왕 부부 사진과 조선총독의 기념사, 내선일체 주장 등을 크게 보도하는 등 항일과는 동떨어진 친일기사를 많이 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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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세 임현구 대표는 “<조선일보>는 ‘황국에 몸과 마음을 다해 충성하자’고 독려하고 총독부와 합의 폐간하던 1940년에는 아예 제호 위에 일장기를 올려 놓는 등 일제 찬양 일색이었다”며 “이같은 친일기사를 찍어낸 윤전기를 독립기념관에 전시한 것은 역사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민언련 우희창 사무국장은 “일제의 강압 통치로 항일논조가 유지되기 어려웠던 시대적 상황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때문에 일제 찬양에 앞장선 신문 논조가 용서될 수는 없다”며 “더 큰 문제는 윤전기를 독립기념관에 전시해 마치 <조선일보>가 항일언론이었던 것처럼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풍선과 전단, <조선일보> 친일행적과 친일 예술인 작품 전시물, 형형색색 천 글씨 등 다양한 홍보물을 준비해 종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조선일보 윤전기를 끌어낸다며 독립기념관 입구에 50t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대형 기중기를 설치하고 “독립기념관인가 친일기념관인가”가 쓰여진 대형 천 글씨를 내걸어 시선을 모았다.

▲ 한 조아세 회원이 윤전기에 밧줄을 묶고 있다.
ⓒ 심규상
한편 독립기념관의 박걸순 학예실장은 이와 관련, “ 3월 중 학계 등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깊이 논의해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철거 여부를 결론짓겠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조아세 등이 법원에 가처분신청과 국회청원을 내는 등 문제를 제기해 온 것으로 안다”며 “법적 판단을 떠나 전시물 설치나 관리를 신중하게 하라는 충고로 받아 들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독립기념관측은 지난 87년 개관 당시 조선일보사로부터 이 윤전기를 기증받아 16년째 전시해 오고 있다.

▲ 윤전기에 묶인 밧줄을 당기며 윤전기를 끌어내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심규상

▲ 주최측이 윤전기를 철거한다며 대형 기중기를 동원, 눈길을 끌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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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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