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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선거인명부를 공개하지 않고  참관인을 불허 하는 등 각종 불공정 시비를 낳았다.
이번 선거는 선거인명부를 공개하지 않고 참관인을 불허 하는 등 각종 불공정 시비를 낳았다. ⓒ 이국언
광주상의 역사상 최초의 경선으로 관심을 모은 이날 선거에서 마 회장은 20표를 얻은 남상규(부국철강) 의원보다 2표가 앞선 22표를 얻어 가까스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작고한 박정구 회장을 이어 잔여임기만을 채우는 조건으로 취임하겠다던 약속은 마 회장 스스로에 의해 뒤집어졌다.

갖가지 불공정 선거로 얼룩

마 회장은 선거 기간 줄 곳 불공정·파행선거의 당사자로 거론돼 왔다. 임의 가입을 이용한 대규모의 선거인단 동원이 그것이다. 1.78대 1로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하게 치러진 상공의원 선거에는 선거인단 확정을 앞두고 무려 1천여 업체가 회원에 가입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 동안 상의 회원이 200여개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 볼 때, 다른 어느 지역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현상이 광주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번 선거는 후보자는 있으나 유권자는 베일에 싸인 채 진행돼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오점이 되고 말았다. 선거인단 규모나 선거인명부를 선관위가 공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당선여부는 애초부터 이 유령의 선거인단 손에 맡겨져 있었다. 선거인단이 몇 명이나 되는지 누구인지도 모른 상태에서 후보들은 마냥 손을 놓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사실상 현직 회장이 사무국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조치는 마 회장만이 정보를 독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선관위원장은 투표당일까지 전체적인 선거인단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사무국에 묻느라 허둥대고 있었다.

의원선거 당일에는 한 사람이 3∼4개의 위임장을 들고 대리 투표하는 장면이 발각돼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이날 선거는 후보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참관인도 빠진 상태에서 진행돼 눈총을 샀다.

중견업체 줄줄이 탈락해

일부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마 회장의 회장 출마와 연관짓고 있다. 지난 13일 치러진 상공의원 선거 결과 기존 17대 의원은 23명에 그치고 19개 업체의 대표가 신규(18대) 의원으로 진출하는 등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선거과정 분열된 지역 상공인들을 추스르는 문제도 중요하게 제기되고 있다.
선거과정 분열된 지역 상공인들을 추스르는 문제도 중요하게 제기되고 있다. ⓒ 이국언
이중에는 금호산업, 광주신세계, 삼성광주전자, 대우캐리어, 기아자동차광주공장, OB맥주광주공장 등 대기업과 지역 중견기업이 줄줄이 탈락한 반면 건설업체 10개가 신규로 진출해 눈길을 끌었다. 17대 상공의원 중 8개에 불과하던 건설업체 수는 18대에 18개로 늘어 광주상의의 43%를 건설사가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에서 마 회장의 재선은 예견된 것이었다. 마 회장은 지금까지 자신의 불출마 약속에 대한 일체의 발언을 삼가해왔다. 그리고 여론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으면서도 한 번도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7일 의원총회에도 마찬가지였다. 광주상의 회장선출은 일종의 교황식 선거방식으로 공식 후보추천이나 입후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공의원들이 회장으로 써내는 사람 중에서 과반수 득표자를 회장으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에 따라 마 회장은 출마여부에 대한 한마디 입장표명을 거치지도 않고 조직된 손들에 의해 18대 회장을 차지하게 되었다.

선거 후유증 계속될 듯

일부 대기업들이 상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 않는 데다 이번 상공의원 선거 결과 지역 중견업체마저 대거 탈락함에 따라 광주상의는 반쪽상의라는 오명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상공의원들은 "종합경제 단체인 광주상공회의소가 특정업체를 위한 사조직으로 전락됐다"며 위상하락을 우려했다. 또한 "회장이 되기 위해 업체들을 동원, 지역의 중추기업들을 탈락시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현 체제가 상공인을 대표해 제 역할을 해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성토했다.

한편 이날 마 회장과 경합을 벌인 남상규 의원은 마 회장이 자신을 부회장으로 추천한 것과 관련 "현재의 체제로는 상의개혁을 기대할 수 없어 참여할 의사가 없다"며 "의원직 유지 문제 등 향후 방향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쳐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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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 상공인들이 상의 운영에 독자적 행보를 취하고 있는 데다 그 동안 상공회의소 역할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판도 만만치 않아 선거의 후유증은 한동안 계속될 조짐이다.

광주상공회의소 연혁

2003년 3월 제18대 의원선거(회장 마형렬 선임)
2000년 4월 제17대 의원선거(회장 박정구 선임)
1997년 4월 제16대 의원선거(회장 박정구 선임)
1994년 4월 제15대 의원선거(회장 박정구 선임)
1989년 5월 관할구역 광주시와 전남 나주, 담양, 화순, 영광, 장성, 곡성으로 조정
1985년 2월 현 회관 신축(광주시 서구 농성2동)
1954년 10월 초대 의원선거
1953년 10월 상공회의소법에 의해 광주상공회의소 설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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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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