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꼴지 위성미가 홍어회와 홍어찜이 먹고 싶단다
한편, 여자 골프 신동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위성미. 미국 이름으로 '미셸 위'는 출전 선수 중 꼴찌를 차지했다. '천재소녀’,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별칭을 얻었던 천진난만한 위성미는 마지막날 2타를 만회하며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꼴찌탈출에는 실패했다. 고국 무대에 4년만에 나타나 부진을 면치 못했다.
183cm의 훤칠한 키에 미스코리아 어머니 미모를 빼 닮은 하와이 출신 8학년(중학교 2학년)인 위성미. 평소 사교성이 좋고 승부근성이 강한 위성미는 인천공항 입국 시 한 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홍좋사모. 회장 김규환) 회원들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내내 관심을 끌었다.
요지는 "미국에서 뼈 째 즐겨먹던 '홍어회'와 '홍어찜'을 먹고 동대문시장에도 가고 싶다"는 세상에 미끼지 않는 이야기를 했다. 이에 회원들은 직접 인터뷰 할 것을 요청했지만 고심 끝에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그 어린 선수가 한국의 못생긴 아저씨와 대화하다 자칫 경기를 망칠 수도 있다는 작은 배려 때문이었다.
하여튼 홍어(紅魚)하면 어떤 지역의 경우 썩힌 것이라고 해서 쓰레기통에 쳐 박아 버리거나 잔칫집에 갔다가 남몰래 뱉어버리고 마는 것을 이 중학교 2학년 14살 짜리 어린 소녀가 먹고 싶다니! 얼마나 기특한가.
하지만 이젠 보기 좋게 고국 무대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경기를 마쳤다. 어제 끝났으니 이젠 동대문시장으로 올게 빤하다. 그런데 이 소녀 골퍼가 동대문이야 어찌어찌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홍어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상상하면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미셸 위와 홍어찜, 홍어회를 같이 먹고 싶다
일단 부모님께 위 선수를 이렇게 키워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다. 자신의 부모를 낳아준 나라의 전통 음식을 아끼고 즐기는 기특함은 어떤 인기가수의 이중국적 소유와 너무나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나는 '홍좋사모' 회장으로서 우리 회원과 함께 오리지날 홍어를 같이 먹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 홍어는 중국산, 일본산, 호주산, 미국산, 우루과이산 등 수도 없이 많지만 칠레 것이 국산홍어에 가깝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산 특히 흑산도 홍어를 맛볼 기회는 매니아 마저 쉽게 접하기 힘들다. 또한 가격마저 비싸다.
그대도 어쩔 거나. 그 어린 소녀가 진짜 홍어를 먹고 싶다는 것을. 오리지날 홍어를 알고 있는 나로서 그냥 눈감고 모른 채 할 수 없어 이 기특한 소녀에게 같이 홍어를 먹기를 제안한다.
지난 1년 동안 100여 차례 홍어요리를 즐긴 바 이젠 홍어빛깔만 보아도 이게 어떤 상태에 있는 것인지를 파악하고 있다. 홍어찜은 신당동 것이 최고며 홍어회는 감칠 맛, 찰떡 인절미 맛이 나는 흑산도 홍어가 최고인데 '펄랭이'(2~3kg 짜리 작은 것을 현지에서 그렇게 부름)면 또 어떤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흑산수협이 운영하는 홍어전문점에 신당동 찜을 공수해와 같이 먹어보자.
바야흐로 옹기에 넣고 푹 삭힌 홍어가 제 맛 나는 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