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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이용시설인 광진구 구의동 정립회관(관장 이완수)의 관장 임기와 관련한 논란이 대외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사회복지법인 한국소아마비협회(이사장 송영욱) 산하 정립회관의 현행 임기 규정인 '65세 정년제' 에 따르면, 이완수 현 관장은 오는 6월 말로 임기가 종료된다. 그러나 이사회가 지난 4월말, 이사회 서면결의를 통해 관장 임기규정을 정년을 두지 않는 '임기제'로 바꾼 것. 이사회는 이와 함께 금주중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관장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립회관 노동조합(위원장 김재원) 등은 "관장 임기 규정 개정을 통해 현 이완수 관장을 다시 관장으로 선임할 수 있는 법적인 토대를 마련했다"며 현 관장의 장기집권을 위한 규정개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는 올 초 보건복지부의 '모든 시설장은 정년제로 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 점심시간을 이용해 장애인 이용자들이 식당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이철용
임기 2달 앞둔 규정개정, 장기집권 의혹제기

정립회관 노동조합은 이와관련, "임기제를 철회하고, 민주적 관장으로 공개채용 하라"고 주장하며 3월8일, 5월19일 등 이사회 개최일에 맞춰 점심시간을 이용한 피켓시위에 돌입했다. 그러나 정립회관측은 12시 이전에 피켓시위에 돌입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재원 노조위원장 등 책임자 3명에게는 1개월 정직, 나머지 8명에게는 견책 처분을 내렸다.

정립회관 노조와 노들야학, 정립회관 이용자들은 지난 6월10일,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박경석, 이하 정립회관 공대위)를 구성,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다.

정립회관 공대위는 11일 '한국소아마비협회는 운영규정의 정년제 폐지를 철회하고, 정립회관 관장을 공개 채용하라!'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정립회관은 한 개인이나 이사의 소유물이 아닌 국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한국소아마비협회는 시대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립회관공대위에서는 성명서에서 ▲ 정년제 폐지를 철회하고 임기제 도입과 더불어 정년제를 유지할 것 ▲ 새로운 관장을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공개 채용할 것 ▲ 장애인 당사자인 이용자들이 운영에 참여하도록 할 것 ▲ 시설운영의 한 주체인 노동조합 활동의 탄압을 중단하고 활동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공대위, SBS서울방송 윤세영 회장 면담 시도 밝혀

정립회관공대위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점심시간을 이용해 피켓시위에 돌입하며 한국소아마비협회 송영욱 이사장과의 공개토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립회관 변충근 사무국장은 "자신이 규정개정을 주도한 사람이니 자신과 대화를 하자"는 입장을 밝혔고 공대위측은 이사장이나 이사들과의 면담을 계속 요구했다.

14일 정립회관 공대위는 이사장, 이사와의 면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이사들을 만나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15일 오후 2시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인 SBS서울방송 윤세영 회장을 직접 찾아가 면담하겠다고 밝혔다. 정립회관공대위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의사를 14일 중에 공문을 통해 SBS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립회관의 이번 규정개정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12일 ‘2004년 장애인복지사업안내’를 통해 내린 지침인 사회복지 시설 종사자의 정년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결정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자 정립회관의 관할 자치구인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14일 공식문서를 통해 "보건복지부 지침에 맞게 규정을 다시 개정하라"는 내용을 정립회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광진구, 규정 환원 요구 공문 발송

▲ 보건복지부의 '2004년도 장애인복지사업안내'의 197쪽에는 시설의 종사자에대해 정년제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 이철용
정립회관 변충일 사무국장은 규정개정에 대해 “한국소아마비협회의 산하시설인 정립전자, 정립보호작업시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모든 산하 시설의 시설장이 현재 임기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통일하는 차원에서 정립회관의 관장에 대한 임기제 규정개정을 단행한 것”으로 현재의 관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에 광진구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팀 관계자는 “내부적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보건복지부 지침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번 정립회관의 규정개정은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다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정립회관 이완수 관장은 “규정개정은 정해진 절차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문제가 없다”며 장기집권을 획책한다는 말에 대해서도 “본인은 11년전 정립회관이 심각한 갈등이 있을 때 문제 해결을 위해 들어와 3번이나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으로 그러한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사회의 방침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소아마비협회 송영욱 이사장은 위드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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