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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최초의 이용시설인 정립회관(관장 이완수)의 관장 선임과 관련해 노동조합과 이용자 단체인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박경석·아래 공대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법인 한국소아마비협회(이사장 송영욱)가 현 관장을 다시 2년 계약직으로 선임해 장애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소아마비협회, 현 관장 연임 결정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는 지난 17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달로 임기가 끝나는 이완수 관장을 2년 촉탁 형태로 계약직 선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이사회는 철저하게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이러한 이사회 결정이 알려지자 공대위는 지난 21일 '한국소아마비협회의 정립회관 관장 연임 결정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사회의 '밀실야합'에 의한 현 관장의 연임 결정을 철회하고 사측과 노동조합, 공대위가 함께 하는 '정립회관발전을위한특별위원회'를 즉각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대위의 요구에 아무런 답변이 없자, 22일 오후 2시 30분 공대위는 정립회관 강당에서 150여명의 장애인 이용자들이 결의대회를 갖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강한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3시 집회를 마친 공대위 회원 100여명은 정립회관 본관 사무동 1층과 본관 앞에서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이 와중에 박경석 집행위원장과 이완수 관장의 면담이 이루어졌으나 특별한 소득 없이 입장 차만 보인 상태에서 공대위측은 오후 6시까지 책임 있는 이사진과의 공식면담을 요구했다.
공대위, 장애인 150명 결의대회 후 점거농성 돌입
오후 5시경 공대위측 인사들은 본관 2층 사무동에 진입해 본격적인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단의 진입과정에 특별한 마찰은 없었다. 공대위측 인사들은 본관 2층 사무동 내부와 본관 벽면을 포함한 정립회관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정립회관 민주화는 장애인시설 민주화의 시작입니다"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이사회의 연임결정 정립 민주화 역행한다" "이사회의 관장 연임 결정, 즉각 철회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농성 현장에는 동부경찰서 관계자들이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으나 정립회관 내에 경찰병력이 투입되지는 않았다. 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이완수 관장과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몇 차례 면담했지만 특별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오후 7시경 정립회관 체력단련실을 이용하는 장애인 70여명이 야유회를 마치고 돌아와 충돌이 빚어졌다. 체력단련실 이용자들이 농성자들에게 거칠게 항의하며 안팎에 걸린 현수막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농성단과 몇 차례 몸싸움을 벌였다.
농성단과 체력단련실 이용자들 마찰
만일의 사태를 우려한 50여명의 농성진은 본관 2층 사무동을 점거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 채 본격적인 농성에 돌입했다. 본관 밖에서 거친 말다툼과 몸싸움을 벌이던 체력단련실 이용자들은 2층 사무실 진입을 시도했다. 체력단련실 이용자들은 굳게 닫힌 유리문을 거칠게 두드리며 진입을 시도했고 이 와중에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사태가 벌어졌다.
농성단과 체력단련실 관계자들의 마찰이 거세지자 경찰은 양측을 격리시키고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오후 7시경 체력단련실 이용자들은 앞으로의 사태를 지켜본다는 결정을 내리고 일단 귀가했다.
오후 7시경 이완수 관장과 박경석 집행위원장의 최종 면담에서 이 관장은 점거농성을 해지할 것을 요구했고 박 집행위원장은 농성 해산의 조건으로 책임 있는 이사진과의 공식적인 면담을 요구했다. 22일 오후 8시 현재 농성장에는 50여명의 공대위측 인사들이 본격적인 철야농성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소아마비협회, 성명서 통해 공식입장 밝혀
한국소아마비협회는 2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근 정립회관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한국소아마비협회는 성명서에서 현 관장의 연임 결정과 관련해 현재 정립회관이 안고 있는 수영장 건축, 본관의 재건축 등을 마무리할 적격자는 현 관장이라는 점을 들어 연임 결정을 했으며 이러한 결정은 규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개채용에 관해서도 이사회에서 적극 검토했으나 정립회관의 역사적 배경과 전통, 이념이나 철학 그리고 체험 이상의 이론이 없다는 점에서 현 관장이 가장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대위가 요구하는 '정립회관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와 관련해서는 현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없고 대신 이용자 평가단 구성, 이용자 대표의 운영위 참여 등의 제도를 통해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에 대해 관장이 모든 사항을 결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장의 계약직 위촉의 비민주성 주장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의사결정 방법과 절차 모두를 민주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립회관 관장 연임 결정으로 인해 발생한 점거사태는 현재까지 이사회의 문제해결을 위한 이렇다할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해결전망이 불투명하다. 대화의 책임 있는 결정자인 송영욱 이사장도 지난 6월 17일 이사회에서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사회에서 책임을 지고 대화를 진행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정립회관 사태는 철야농성 이후 23일 오전 체력단련실 이용자들과 다시 충돌이 예상돼 사태해결이 혼미해 보인다.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회는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정립회관의 이완수 관장의 선임을 비롯한 7월 1일자 인사를 단행했다. 이사회의 인사안은 정립회관 이완수 관장을 6월 30일자로 정년퇴임 처리하고 7월 1일부터 2년간 관장으로 다시 위촉했다.
규정개정 논란과 관련해 규정개정을 진행한 당사자인 한국소아마비협회 법인사무국장 겸 정립회관 사무국장 변충근씨를 6월 30일자로 계약만료 처리하고 7월 1일자로 한국소아마비협회 법인사무국장으로 다시 위촉했다. 정립회관 사무국장은 7월 1일자로 김동호 기획팀장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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