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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청주, 충주, 청원에서 열리는 제2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애인 단체와 장애인 선수들이 정부의 장애인 정책에 반발해 대회 저지 입장을 밝혀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18개 종목 2500여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 420공동투쟁단과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전국장애인체전을 저지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철용
27일 오전 11시 송파구 잠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회장 이건희) 앞에서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하영택)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공동집행위원장 박경석), 420충북투쟁단(공동대표 송상호) 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충청북도의 장애인정책 부재와 장애인체육의 문화관광부 이관과 관련한 장애인체육진흥기금, 장애인종합선수촌의 신속한 문화관광부 이관 등을 요구하며 이러한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저지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88년 장애인올림픽 당시에도 장애인들이 정부의 장애인정책 부재를 문제로 강한 반발을 보였는데,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것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며 "장애인체전을 개최하는 충청북도 도지사는 장애인들의 면담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경찰 역시 장애인을 무차별 연행하는 이 시점에서 장애인을 위한다는 장애인 체전을 개최하는 것은 모든 장애인들을 기만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공동집행위원장은 "충청북도는 이번 체전을 장애인의 기본적인 권리가 지켜지는 가운데 진행해야 한다"며 "그것을 지키지 않을 경우 장관과 도지사 참석 불가는 물론 장애인체전 자체를 저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14일째 충북도청 옆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송상호 공동대표는 "지금도 지역에서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관련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기본적인 권리인 이동을 위해 건설교통부가 마련한 안을 충청북도도 지켜달라는 것이다.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성인기 장애인의 교육권 등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동안 3번의 대화가 있었는데 구체적인 답변 없이 앞으로 계획을 세우겠다고만 말했다"며 도청의 무성의를 질타했다.

"장애인 기본권 무시하며 여는 장애인 체전 안돼"

송 공동대표는 지난 22일 충돌과 관련해 "22일 민원을 제출하고 도지사와 면담 날짜를 잡아달라고 요구하는데 1시간 이상 답변이 없어서 장애인들이 직접 계단을 기어 올라가는데 공무원들이 막아서 진입을 저지했고 그 와중에 중증장애인들이 공무원들의 다리 사이에 끼인 상태에서 손과 발로 눌리는 상황이 발생했고 강제로 활동보조인을 계단으로 끌어내리는 와중에 공무원들이 중증장애인들을 계단 아래로 밀었다"며 "장애인의 기본적인 권리도 지켜주지 않으면서 장애인체전을 할 수는 없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장애인체전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 관계자들
ⓒ 이철용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 정진완 사무총장은 "우리의 노력으로 부서 이관을 했고 250억원의 장애인체육진흥기금도 88년과 2001년 모인 기금이며, 장애인종합선수촌도 장애인들의 투쟁으로 마련한 것인데 어느날 수련원으로 바뀌어 진행했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의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저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회당 신석준 대표는 "장애인체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할때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충북은 아니다. 지금 충북에서는 버스마다 장애인체전을 한다고 도와야 한다고 방송을 하고 있으면서 도지사는 면담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가운데 치러지는 장애인체전은 기만적인 것이다"고 주장했다.

장애인복지진흥회 "심정은 동조하지만 체전은 원만하게 치러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420공동투쟁단과 한국장애인경기단체총연합회는 '기만적인 전국장애인체전 저지 투쟁을 선포한다'는 기자회견문을 베포하고 ▲14일과 22일의 강제 연행에 대한 충북도지사의 즉각적인 공개사과와 치료비 및 파손물품 보상 ▲충북투쟁단의 4대요구안(장애인 이동권, 자립생활권, 교육권, 모성권)에 대한 구체적 답변 ▲장애인체육진흥기금과 장애인종합선수촌 업무 문화관광부로 즉시 이관 ▲장애인 체육 관련 담당 조직을 조속히 설립하고 장애인 체육에 대한 중장기 계획 마련 등을 요구했다.

▲ 기자회견을 마친 대표단이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황연대 부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 이철용
기자회견을 마친 대표단은 교통회관 11층에 소재한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를 방문해 황연대 부회장을 만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주관하는 황 부회장은 대표단에게 "장애인 당사자로 심적으로는 동조를 하지만 장애인체전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대표단은 "장애인체전의 주관단체로 충청북도와 보건복지부 등에 이러한 장애계의 요구사항을 전달해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황 부회장은 충북 상황과 관련해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들었다. 가슴 아픈 일이다. 곧 현지로 내려가서 위문을 하고 이원종 도지사를 만나 장애계의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황 부회장은 또 "기금과 선수촌과 관련해서도 보건복지부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회가 원만히 치러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건복지부 "기금과 선수촌 문제 문광부와 세부 협의 중"
충청북도 "28일 중 도지사와 대표단 면담 통해 풀겠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장애인체육진흥기금과 장애인종합선수촌을 문화관광부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양 부처 간에 세부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며 "사안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의 향후 방향들이 함께 논의 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충청북도 사회복지과의 한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차로 도지사 면담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었으나 사안이 중대한 만큼 도청의 입장에서는 내일(28일) 중에 도지사와 420충북투쟁단 대표단과 면담을 통해 접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http://w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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