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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를 위한 비폭력 교과서> 표지. 아키 유키오 글, 하시모토 마사루 그림, 김원식 옮김
ⓒ 부키
비폭력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다. 당연히 비폭력을 다룬 책들도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비폭력 관련 책들은 '인물과 사상' 연구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간디, 예수, 마틴 루터 킹, 함석헌 등 유명한 사상가들의 '삶과 사상'을 다룬 책들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책들은 비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았던 때에 신선한 문제의식과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출판된 3종의 책 <우리 모두를 위한 비폭력 교과서> <비폭력 대화> <비폭력, 폭력의 강을 건너는>은 비폭력 출판에서 사뭇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물과 사상'에서 '실천 매뉴얼'로 중심 이동

<우리 모두를 위한 비폭력 교과서>(아키 유키오 지음, 하시모토 마사루 그림, 김원식 옮김, 부키)는 폭력과 비폭력의 개념, 비폭력주의자들, 비폭력 행동의 실례, 비폭력적 대응과 삶의 방법 등 비폭력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는 '비폭력 교과서'이다.

일본 현대서관(現代書館) 출판사의 'FOR BEGINNERS' 시리즈의 하나이다. 시리즈 제목이 말해주듯 초보자 또는 입문자를 겨냥한 편집이 돋보인다. 입문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각의 장을 세세하게 쪼개 생생한 자료를 얹고, 거기에 삽화를 덧붙였다. 삽화가의 내공이 만만찮아 삽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매우 '실천적'이라는 것이다. 비폭력은 대단한 사람들의, 대단한 결단에 의한, 대단한 행동이 아니고,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로 증명하고 있다. 부록에 실린 '경찰과 이렇게 친해지자', '비폭력 트레이닝, 이렇게 하자'는 이런 측면에서 아주 쓸모 있는 매뉴얼이다.

▲ <비폭력대화> 표지. 마셜 B.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 바오
<비폭력 대화>(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바오)는 우리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폭력적인 대화를 극복하고,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NVC)를 통해 진정한 평화와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한 시도에서 쓰여졌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폭력적인 대화방법을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있는지 밝히면서, 비폭력 대화가 우리 사회와 각 개인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이 책은 모두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에서는 비폭력 대화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침과 사례들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별도의 워크숍이나 강사의 도움 없이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비폭력 대화방법을 쉽게 익혀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폭력, 폭력의 강을 건너는>(자크 세믈렝 지음, 김민곤 옮김, 상형문자)은 비폭력 연구 전문가인 지은이가 어린 두 딸들과 함께 폭력과 비폭력에 관해 토론한 내용을 담았다. 만만치 않은 주제들을 대화 방식으로 풀어써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다. 게다가 각각의 주제들이 실천 매뉴얼로도 읽힌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책이다.

이제 바라는 것은 구체적인 비폭력 실천 방법

이처럼 비폭력 관련 출판은 '인물과 사상' 중심에서, '새로운 형식'과 '실천 매뉴얼'로 변화하고 있다. 물론 3종의 책으로 비폭력 관련 출판 흐름의 변화를 단정 짓는 것은 무리이다. 하지만 '일진회' 등으로 해서 비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넓어지고, 그에 따라 일상적 실천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러한 흐름의 변화가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책은 시대의 거울이다. 사람들은 구체적인 비폭력 실천 방법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를 위한 비폭력 교과서

아키 유키오 지음, 하시모토 마사루 그림, 김원식 옮김, 부키(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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