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복직돼 8년 3개월만에 출근한 김석진씨가 자신의 노동행위를 금지토록 하는 법원 고시문 앞에서 동료가 전해 준 꽃다발을 흔들고 있다.
ⓒ 박석철
"이젠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97년 8월 해고됐다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해고무효소송 승소판결을 받은 현대미포조선 김석진(44·울산)씨가 8월 9일 아침 7시경 첫 출근했다. 김씨는 이날 "해고 후 오늘까지 8년 3개월 동안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았다"며 "이제 생존권을 찾은 만큼 현장의 문제인 정규직, 비정규직의 차별철폐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석진씨는 오전 6시 50분경 울산 동구 방어동 현대미포조선 정문 입구에 동료들과 함께 도착, 상복을 벗고 해고통지서를 불사르는 의식을 치른 뒤 7시 25분경 정문으로 출근했다.

이날 김씨의 출근현장에는 30여명의 동료 및 지역 각계 해고자들이 나와 그를 격려했다. 이같은 의식은 해고 당시 김석진씨가 생존권을 박탈당했다며 상복을 입고 투쟁하던 일을 상기해 이제 생존권을 되찾았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씨가 취재진과 인터뷰한 미포조선 입구에는 여전히 '허위비방 행위 중지 등 가처분 신청'이라는 울산지방법원 집행관 명의의 2000년 6월 22일자 고시가 장착돼 있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 97년 해고 당시 입었던 상복 차림으로 해고통지서를 불사르고 있는 김석진씨. 김씨는 이제 상복을 훨훨 벗어던졌다.
ⓒ 박석철

다음은 김석진씨 일문일답.

- 출근하는 소감은.
"해고일부터 오늘까지 지난 8년 3개월은 나와 온 가족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하지만 이제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이다. (복직)투쟁기간 동안 사람답게 살지 못했지만 이제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됐다."

- 상복을 입고, 벗은 의미는 뭔가.
"해고통지서를 받고 어떻게 할 줄을 몰라 상복을 입고 정문에서 투쟁했었다. 이제 그 상복과 해고통지서를 없애 새 출발을 한다는 의미다. 당시 복직의 길을 알려준 울산지역 해고자 모임에 감사드린다."

▲ 현대미포조선에 복직한 김석진씨
ⓒ 박석철
- 앞으로의 각오는.
"앞으로 이땅의 1500만 노동자의 문제인 노동 3권 보장을 위해 힘쏟겠다. 헌법 제 33조에 보장된 노동 3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장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앞장서겠다. 이제 복직한 만큼 그동안의 복직투쟁경력을 살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철폐를 위해 바닥부터 다시 뛰겠다. 지금 현장에는 양반, 상놈을 가르듯 정규직, 비정규직이 갈라져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37세에 해고돼 현재 45세다. 당시 어린 딸이 한창 공부할 때였지만 그것을 놓쳐 가슴 아프다."

-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게 되나.
"해고 전 펌프실에서 기계수리를 했었고 분임장으로서 시설물을 개선하는 일을 했었다. 그때 마음으로 되돌아가 올바른 길을 가겠다."

관련
기사
대법원, 김석진씨 복직판결..."다시 생을 얻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시사울산(sisaulsan.com) 발행인이며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