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9월1일자 <유에스에이투데이> 헤드라인
지난 29일 루이지애나를 휩쓸고 지나간 허리케인의 후유증이 상상외로 크자 미국민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시시각각 피해상항을 전하고 1일 현재까지도 사망자 수와 피해액을 산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한 혼란 상황과 정부의 구조 활동을 보도하고 있다.

뉴올리언스는 90% 이상이 물에 잠기고 시 전역에서 대낮 총격전과 폭력이 난무하고 강도 강간 차량 탈취 등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1만5천~2만 명의 난민이 수용되어 있는 뉴올리언스 컨벤션센터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찜통더위로 고생하고 있으며 식품과, 음료수, 의약품 등이 부족해 혼절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병자와 노약자들은 죽은 상태로 방치되고 실내에 오물이 넘치는 등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다.

출동 경찰 이재민들에게 뭇매 맞고 퇴각

1일에는 식품과 의약품 등이 제대로 공급이 안 되고 있는 것에 화가 난 이재민들이 난동을 부리자 88명의 경찰이 출동했으나 성난 난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퇴각하는 사태가 벌이지기도 했다.

수퍼돔에서 이틀을 지낸 사회복지사 수잔 에드거슨(49)은 <워싱턴 포스트>에 "우리는 나흘 동안 버려져 있었다"면서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곳에는 물도 없고 음식도 없고, 또 하나 정치인도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자신을 목사라고 밝힌 한 이재민은 "우리는 짐승 취급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곳에 떨어뜨려 놓고는 음식도 물도 주지 않고 시체도 방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피> 통신은 당뇨병이 있는 20세 된 여인이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쓰러졌는데 구조요원이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 도중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현재 뉴올리언스 컨벤션 센터 인근의 두 병원이 운영중이긴 하지만 약품이 부족한데다 연료 부족으로 병원 제너레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긴급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만여 명의 이재민이 수용되어 있는 풋볼 경기장 수퍼돔에서는 이재민과 경찰간 난투극과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당국이 난민들을 휴스턴의 애스트로돔 등으로 옮기려는 과정에서 불만에 찬 이재민들과 경찰들 간에 시비가 벌어진 것.

의사 위협해 환각제 탈취...총기 및 경찰트럭 탈취도

이재민들은 시내 곳곳의 식품점과 쇼핑센터에 들어가 식품을 들고 나오는가 하면, 병원에 들어가 의사들을 위협해 환각제를 탈취하거나 귀금속상에서 보석을 들고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일부는 월마트에 들어가 총기 판매대의 총기와 탄환 등을 탈취했으며, 갱단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은 구호식품을 나르는 경찰트럭을 탈취하기도 했다.

레이 나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1일 <에이피> 통신에 "식품이 부족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대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면서도 경찰병력을 총동원해 구조보다는 치안 확보에 주력하도록 명령했다.

나긴 시장은 "(복구에 대비해) 공무원들을 대기시키고 있으나 시를 완전히 비우기까지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시는 2~3달 동안 정상화 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안보국 마이클 셔토프 장관도 "1400명의 방위군을 추가로 파견해 이재민들의 재앙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구조요원들의 정상적인 임무수행을 방해하는 폭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미 국방성은 뉴저지 인근의 해군기지에서 3대의 수륙양용 차량과 해군 전용 구조선을 이용해 식품과 생필품, 의약품 등을 나르도록 명령했다. 국방성은 이외에도 볼티모어 해변에 있는 병원선을 루이지애나로 파견키로 했다. 미 교통국도 캘리포니아 지역에 있는 구조요원들을 실은 8대의 쾌속정을 루이지애나 해변으로 향하게 했다.

▲ 9월1일자 <유에스에이투데이> 허리케인 관련기사
미 의회 100억불 긴급 구호자금 결정

한편 미 의회는 부시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구호자금으로 100억불을 지출하기로 긴급 가결했다.

부시 대통령은 "뉴올리언스는 (911사태 당시의) 뉴욕보다 더 크게 파괴되었다"면서 "필요하지 않으면 (가솔린을) 사지 말라"고 호소했다. 부시는 그의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모금운동에 나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주정부 당국은 물이 넘쳐 들어온 3개의 해변지역을 막기 위해 헬기로 2만 파운드 분량의 샌드백을 긴급 공수하는 한편 육군 공병대 차량을 동원해 조립식 콘크리트 장벽과 바위를 날라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수퍼돔 근처의 길거리에서는 휴스턴이나 북부 루이지애나로 피신하기 위해 6만여 명의 이재민들이 길거리를 배회하거나 도로주변에서 잠을 자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상당수의 이재민들은 도보로 뉴올리언스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베이튼 루지로 이동하고 있으며, 베이튼 루지 시 당국은 경찰차 등을 동원해 이들을 발견하는 대로 실어 나르고 있다. 베이튼 루지는 몰려드는 이재민들로 평상시 인구의 두 배인 80만 명으로 늘어났다.

덧붙이는 글 | koreaweeklyfl.com(코리아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