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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본에 특히 민감하다. 독도 영유권 문제가 거론되면 우리는 신경을 있는 대로 곤두세우고 태극기를 머리에 두르고 규탄대회를 열고,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을 목청껏 다시 부른다. 한술 더 떠 신경질적으로 대마도도 우리 땅이라 한다. 또 매스컴에선 '언제 언제 독도가 우리 영토라고 되어 있다'는 지도나 책에 대해 떠든다.

▲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책표지
ⓒ 웅진닷컴
성질 급하고 복잡한 개인의 사정이 맞아 떨어진다면 단지나 분신도 마다않을 태세로 무서운 열기를 끓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곤 하는 작태를 반복한다. 아마도 이런 작태는 여전히 반복될 것이다.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저자는 이제 독도문제를 일회성의 단순한 감정논리가 아닌 보다 큰 시야로 보자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육지사' 중심에서 '해양사'적으로 생각의 반란을 일으켜 보자는 것이다.

물구나무를 서면 세상이 거꾸로 보이듯 관점을 바꾸면 독도~동해표기~일본 망언의 문제점이 한 눈에 보인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가 동북아의 반도이다 보니 대륙을 중심으로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다. 발해와 고구려처럼 중국대륙으로 뻗어나간 적도 있었으나, 통일신라 이후 우리나라는 중국을 종주국으로 모시는 약소국이 되었다. 대륙만을 바라보며, 삼면이 바다임에도 해양 쪽으로는 소홀히 하여 울릉도와 독도에 사람이 살지 못하도록 하는 공도정책을 취하여 온 것이다.

우리나라를 괴롭혔던 왜구들의 주 본산은 '쓰시마'로서 섬이 척박하여 먹고사는 방편으로 약탈을 택한 '생계형 왜구'가 시초였다. 평상시에는 생계형에 머물다가 일본의 국내 정치가 소란스러워지는 유사시에는 집단적, 체계적, 군사적 대오를 갖춘 왜구로 돌변하곤 하였다.

고대 그리스의 에게문명을 비롯하여 15~16세기의 신대륙을 '발견'하여 경쟁적으로 자국의 식민지를 확장했던 대항해시대는 인류사를 송두리째 바꾸었다. 대항해시대의 식민지는 제국주의로 이어져 그 파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개국 후 서양의 문물을 재빨리 받아들여 타국에 뒤질세라 제국주의 대열에 끼어들어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 영국은 영일동맹으로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지원하였고 미국은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미국의 필리핀 지배와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빅딜'하였다. 우리나라 국민이 존경하는 그 유명한 맥아더 장군의 아버지는 필리핀의 군정총독이었다. 일본은 여전히 미국의 암묵적 지원을 받으며 대륙침략의 야심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북방4도에서부터 중국과의 댜오위타이(센카쿠열도) 분쟁, 침대크기만한 오키노도리시마를 영토화시키고 여기에 독도까지 자국의 영역으로 만들려는 해양영토 극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연안국에 광대한 해양 관할권을 인정하는 열강 중심의 국제해양질서가 성립이 된 작금의 추세는 일본의 해양력 강화에 매우 유리하다. 일본은 배타적 경제수역 확보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의도대로 독도-댜오위타이-오키노도리시마-미나미도리시마-북방 4개섬을 모두 확보한다면 배타적 경제수역이 무려 405만㎢에 이르러 자국 영토의 10배를 확보하게 된다.

따라서 독도문제는 한-일 간의 문제가 아니라 한-미-일의 문제이며, 미국은 겉으로는 중립을 가장하지만 내심으로는 일본을 지지하고 있다.

북방 4개 섬도 소련이 불법 점령한 것이라고 일본 손을 들어주고, 댜오위타이 분쟁은 일본을 시켜서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망언이 아니고, 계획적이고 중장기적인 역사적 전망 속에서 의도적으로 나오는 발언인 것이다.

독도는 우리의 해양력을 시험하는 잣대임이 분명하다. 독도문제는 일본의 타국 침략의 문제이자 침략으로 영토 및 식민지를 확대해온 제국주의 세계 근현대사의 문제인 것이다.

지구의 7할을 차지하는 것이 바다이다. 우선 필요한 것은 우리의 안목을 바다로 돌려 해양사적 인식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일본의 망언이 있을 때마다 열 받지 말자.

덧붙이는 글 |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글쓴이 주강현
펴낸곳 웅진닷컴
책값 1만8000원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주강현 지음, 웅진지식하우스(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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