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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조합원 김동윤씨는 10일 오전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화물연대 조합원 김동윤씨는 10일 오전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 화물연대
▲경위... 화물연대 부산지부 해운대지회 조합원 김동윤씨는 부인과 두 딸(중3, 고2)을 두고 있으며, 방 2칸 전세방에서 생활해오고 있다. 현재 울산 화학공단 내 애경유화 물량을 운송하고 있는데, 주로 울산~부산 구간에서 트레일러를 운전하고 있다.

분신 시도 하루 전날(9일) 김씨는 화물연대 울산지부 조합원을 만나 '못살겠다, 죽겠다'는 말을 했으며, 화물연대 해운대지회 간부와 전화통화에서도 비슷한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오전 9시30분경 화물연대 부산지부 김아무개 사무차장한테 전화를 건 김씨는 "유가보조금을 세무서에서 압류해갔다, 어려워서 못 살겠다, 신선대 앞에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김 사무처장은 "곧 갈테니 기다려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9시50분경 김씨는 담요를 몸에 두른채 시너 18ℓ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분식 직후 부근에 있던 동료들이 달려가 불을 껐지만, 이미 김씨는 2~3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김씨는 동아대병원 응급실에 후송됐고 현재 중태다.

▲왜?... 화물연대는 김씨가 분신을 시도한 직접적인 원인이 부가세 미납금에 따른 가압류라고 보고있다. 김씨는 부가세 1200만원을 미납했으며, 관할 세무서로부터 여러차례 납부 독촉을 받아왔다.

김씨는 관할 세무서와 상의해 월 50만원씩 갚아나가기로 약속하고 이행각서를 써주기도 했다. 그리고 2개월 동안 착실하게 갚아나갔다.

화물연대측은 "당시 김씨는 세무서에 이행각서를 써주면서 유류보조 환급금(약 350만원) 가운데 50만원만 공제하고 나머지는 돌려줄 것을 부탁했다"면서 "하지만 관할 세무서는 김씨에 대한 유류보조 환급금 전액을 가져갔고, 김씨의 통장도 압류조치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화물연대는 성명을 내고 "부산의 경우 지난 9월 6일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과태료 등이 미납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압류하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가뜩이나 고유가로 생계가 막막한 화물노동자들의 숨통을 죄어버렸다"고 밝혔다.

▲노동계 움직임... 김종인 화물통합노조(준) 위원장은 동아대병원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대책 수립에 나섰다. 또한 민주노총을 비롯해 노동단체들의 성명서가 줄을 잇고 있다.

화물통합노조(준)는 10일 "유가인하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보장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유류가격을 인하하고 면세유를 지급할 것'과 '유가보조금 압류를 즉각 해제하고 전액지급할 것', '화물운송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것'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비극을 방지하기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김동윤 조합원은 화물운송특수고용노동자(지입차주)로서 최근 과태료 미납 등을 이유로 마땅히 지급받아야 할 유가보조금을 압류 당하자 쥐꼬리만한 보조금조차 압류당하는 현실에 분개하여 분신을 기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김 조합원의 비극은 오늘날 대부분의 화물운송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웅변하는 것"이라면서 "정부당국은 제3의 물류대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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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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