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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의 학교 운영에 대해 비판해 왔던 동덕여대 학보사와 학교 당국이 두 달째 갈등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학보사 기자들과 학교 당국자간에 학보 배포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총장의 학교 운영에 대해 비판해 왔던 동덕여대 학보사와 학교 당국이 두 달째 갈등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학보사 기자들과 학교 당국자간에 학보 배포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 ⓒ 동덕여대 학보사
동덕여대 학보가 이번에도 제호 없이 발행됐다. 학교 쪽의 언론 탄압에 항의하며 학보사 기자들이 지난 14일 또 다시 제호없이 신문을 발행한 것.

이날 제호 없는 학보 발행에는 재학생과 졸업동문, 교수, 직원 등이 백지광고를 통해 힘을 보탰다. 외부 언론단체 등의 지지 광고도 줄을 이었다. 학교 쪽은 지난 달부터 학보사 지원 예산을 모두 끊은 상태다. 동덕여대 학보는 지난달 10일에도 제호 없이 발행됐다.

학보사, 총장 사과 없으면 제호 없는 학보 계속 발행

학보사 기자들은 ▲하일지 전 주간교수 해임 부당성을 인정하고 ▲신문강탈 및 언론탄압에 대해 학교 측이 공식 사과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을 듣기 위해 손봉호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영 학보사 편집장은 "학보사라는 기구의 특성상 발행을 맡고 있는 총장이 아닌 다른 교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면서 "주간 교수 부당 해임과 실세 처장을 동원한 신문 강탈, 학보사 조교에 대한 보복적 인사 발령 등 잇따른 언론 탄압에 대해 총장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편집장은 "대화를 통한 학보 정상화를 위해 발행 날짜를 일 주일 연기하면서까지 학교 당국의 답변을 기다렸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학보사 기자들은 학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함께 동덕의 민주화와 학보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4일 동덕여대 학보사가 발행한 제호 없는 신문.
14일 동덕여대 학보사가 발행한 제호 없는 신문. ⓒ 동덕여대 학보사
"논의 기구 통해 의견수렴 과정 거치겠다"

이에 대해 학교 쪽은 학보사 기자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어떠한 재정 지원도 없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병일 교무처장은 "총장이 삼고초려하여 누가 봐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동덕여대 출신 교수를 주간으로 임명했는데도 학보사 기자들은 주간교수의 업무 지시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어느 정도 홍역을 치르고 나면 빠른 속도로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학보사 기자들의 총장 면담 요구와 관련, "총장이 윤리적인 분이라 혼자서 결정하는 독선을 매우 싫어한다"며 우회적으로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신 학생활동지원위원회에서 폭넓은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뒤 민주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송희영(독일어과 교수) 새 학보사 주간은 "갈등을 빚고 있는 두 당사자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지만 학보사 기자들이 총장하고만 대화하고 사과를 받겠다고 해 난감하다"며 "결과만을 말할 게 아니라 경위와 과정도 함께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학보사 기자들에게 조언했다.

송 주간은 이어 "관련자들이 함께 앉아서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빨리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힘들어 하고 있는 후배들을 보면 선배의 한사람으로서 너무 가슴아프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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