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종 연구원은 17일자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2, 3번 줄기세포로 11개 줄기세포의 사진을 만들었으며, 이는 조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줄기세포도 조작됐다"면서 "이 때문에 논문도 허위로 만들어진 거라는 얘기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으로부터 논문과 관련해 '조작' '허위'라는 단정적 표현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시켜서 사진을 많이 보냈다"고 말해왔다.
"2개를 11개로 만든 것은 조작이다. 없는 셀 라인을 미리 당겨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줄기세포가 2개밖에 없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줄기세포도 조작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사진 (중복) 문제가 생기는 거고, 테라토마도 그런 문제가 생기는 거다. 그래서 논문도 허위로 만들어진 거라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꿔치기된 것 같다는 황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줄기세포가 있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김 연구원이 16일 밤 KBS 인터뷰 등 그동안 언론에 "줄기세포가 있다"고 한 것은 그의 '믿음'을 이야기한 것이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실체'를 이야기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연구원은 '줄기세포를 직접 확인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황 교수도 얘기했지만 매일 오전 6시에 만나 셀을 봤다. 그런데 나에게 책임이 돌아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내가 뭘 했는지는 황 교수도 알고, 나도 황 교수를 존경한다. 왜 일이 번져가는지 모르겠다. 내가 있을 때 일을 열심히 했고 내가 배양도 했다. 그런 상태에서 (미국에) 왔다. 줄기세포가 있다고 생각했다. 황 교수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셀이었다고 하고, 노이사장은 셀이 없다고 말하고 왜 그리 됐는지 모르겠다."
김선종 연구원은 노성일 이사장의 16일 기자회견을 뒷받침하는 말도 했다. 황 교수로부터 '검찰수사' 협박에 직면했었다는 것이다.
"황 교수가 최근 통화에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24일까지 올 수 있으면 셀 라인(줄기세포주)을 새로 만드는 것을 재연해 보고, 그게 안 될 경우(못 들어올 경우)에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자신이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 황 교수는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의심하는 듯 했다.
"내가 출입을 자주 하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나라고 생각한 것 같다. 나도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답답하다.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면 응할 생각이다. 황 교수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 김 연구원이 세포를 바꿔치기한 것 아닌가.
"그럴 이유가 없고, 하지도 않았다. 황 교수가 정황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나를 의심하자) 노 이사장이 화가 난 것 같다."
김 연구원의 이번 <중앙일보> 인터뷰는 16일 황우석 교수, 노성일 이사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 PD수첩>의 '강압적 인터뷰'에 항의하는 이메일도 황우석 교수가 시킨 것"
김선종 연구원은 17일 오전(한국시간) 자신의 집에서 만난 한국 워싱턴특파원들에게 자신이 보았다는 줄기세포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좀더 분명히 했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팀 연구원들이 줄기세포 확립 배양 과정을 쭉 지켜봤고 그 이후 과학적 검사 결과 등을 감안할 때 맞춤형 줄기세포가 맞다는데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환자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넣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주를 만드는 과정은 직접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줄기세포가 성장하는 모습은 보았지만 그 이전의 체세포 핵이식복제 단계는 보지 못했다는 말이다.
김 연구원은 또 자신이 '강압적 인터뷰'에 항의하는 이메일을 < PD수첩> PD 앞으로 보낸 것도 황 교수가 시켜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항의 이메일을 보내게 된 경위와 관련, "황우석 교수님이 내용을 불러주고 그대로 메일을 보내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17일 관련 기사에서 "김 연구원은 이메일을 보내게 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대답을 하지 않았으나 옆에 있던 부인이 '모두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며 '황교수님이 전화로 이메일 내용을 불러줘 그대로 받아 쓴 뒤 서울에 보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10월 중순 < PD수첩>팀과 인터뷰에서 2, 3번 줄기세포 사진을 11장으로 불렸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뒤 이것이 주요하게 방송될 것으로 알려지자 "위협을 받은 상황에서 정신없이 한 말"이라는 내용의 항의 이메일을 보냈고, 이 내용은 <중앙일보> 등에 크게 보도됐다.
또 YTN과 인터뷰도 예정된 것이 아니었다고 김 연구원은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11월 30일 안규리 교수가 셀라인 확립과정도 봐주고, 긴히 할 이야기가 있으니 서울에 잠깐 나올 수 있겠느냐고 물어왔으나 몸이 아픈 상황이어서 꼭 필요하면 오시면 안되겠느냐고 했다"며 "처음엔 스템셀 허브팀장과 함께 오신다고 들었는데 나중에야 YTN 기자가 동행한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3신 종합: 16일 저녁 8시20분]
공개적으로 정면 충돌한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
황우석 교수가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노성일 이사장도 다시 기자들 앞에 섰다. 그러나 진실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황 교수는 16일 오후 2시10분 서울대 수의대에서 2백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사죄와 함께 진실을 규명하고자 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황 교수는 "맞춤형 줄기세포연구는 국내 여러 연구진의 헌신적 노력과 협조로 이뤄졌고 국민여러분과 동료 과학자들의 지원과 지지가 이뤄낸 성과"라며 "맞춤형 줄기세포가 개발됐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또 "맞춤형 줄기세포가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테라토마 사진과 줄기세포 사진 조작 의혹 등 여러가지 심각한 실수와 허점으로 그 성과가 퇴색되고 갈등과 큰 논란이 일어난데 대해서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동안 제기돼온 지적에 저희는 뒤늦게 관리소홀과 많은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연구책임자로서 많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최근 국내외에서 야기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수립의 전 과정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뒤 줄기세포수립 과정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시작했다. 핵심은 줄기세포주가 5개는 있는데 그것을 누군가가 훔쳐갔다는 것이었다. 황 교수의 기자회견은 약 30분간 계속됐다.
한편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은 황 교수의 회견 직후 그의 주장에 정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16일 오후 3시께 침통한 모습으로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줄기세포를 만들었고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6개의 줄기세포는 오염돼 죽었지만 그 전후에 만들어진 줄기세포들은 미즈메디병원 것으로 뒤바뀌었다"고 주장한 황 교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황 교수가 자신이 궁지에 몰리자 면피하기 위해 3년간 피땀 흘린 동료 연구원에게, 미즈메디병원 연구원에게 책임 전가하는 모습을 볼 때 교수로서, 과학자로서, 책임 연구자로서 모습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개탄했다.
이후 약 40분 동안 김선종 연구원으로부터 들었다는 고백을 전하면서 줄기세포 11개 가운데 9개가 가짜이며 나머지 2개도 불확실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상반된 주장
양측의 입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황우석 교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11개를 만들었는데, 오염돼 죽은 6개 말고 그 전후에 만든 것들은 누군가가 훔쳐갔다."
노성일 이사장 "황 교수가 만들었다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11개 가운데 9개가 가짜이며 2개도 불확실하다."
[황 교수의 주장] "누군가가 훔쳐 미즈메디 병원 것과 맞바꿨다"
황 교수의 입장 발표와 일문일답의 핵심은 줄기세포 11개 가운데 "6개는 1월 9일 오염돼 죽었으며 그 후 2개(2번과 3번)는 미즈메디병원에서 보관하던 것을 가져왔고, 나중에 추가로 6개를 만들어 논문을 제출했으며, 그후 3개를 더 만들어 논문에 추가했다"는 것이다.
즉, 정리하면 논문에 제출된 줄기세포 11개는
6개 ---------- 오염돼 죽었다(1월 9일).
2개 ---------- 그 전에 만들어진, 미즈메디 병원에 보관 중이던 것을 서울대로 가져옴.
6개 ---------- 논문 제출 전 오염돼 죽은 것 대신 추가로 만듬
3개 ---------- 논문 제출 후 추가로 만듬.
그러면서 황 교수는 논문에 제출된 11개 가운데 5개를 MBC에 검증해보라고 건네줬고, MBC의 검증이 '불일치'로 나온 직후에 자체적으로 검증해본 결과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로 믿고 있었던 이것들이 미즈메디 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와 일치했다고 말했다. 누군가 맞바꿨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이 부분을 말하면서 "검찰에 수사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황 교수는 이런 행위를 한 자를 "미즈메디 병원과 서울대 수의대 랩실을 모두 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저희도 도대체 어떻게 해서, 도대체 누가,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했는지 정말로 참담하고 한스럽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의 주장] "줄기세포 9개는 가짜... 김선종 연구원이 털어놨다"
노성일 이사장은 위와 같은 황 교수의 주장은 "예견된 것이었다"며 "황 교수가 진실을 감추기 위해 김선종 연구원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어제 김선종 연구원과의 긴 통화를 통해 처음으로 진실을 다 알게 되었다"면서 "황 교수가 만들었다는 줄기세포주 11개 가운데 9개는 환자맞춤형이 아니라 같은 사람의 체세포에서 떼어낸 가짜이며 나머지 2개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이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김선종 연구원이 그에게 전모를 털어놓았다는 것. 즉, 김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팀의 권00 연구원으로부터" 가짜 줄기세포를 받아 사진작업 등을 해줬다고 노 이사장에게 고백했다는 것이다.
노 이사장은 또 황 교수가 김선종 연구원에게 최근 전화를 걸어 '검찰 수사' 운운하면서 협박했다는 주장도 했다. 즉 "12월 27일까지 귀국해 줄기세포를 새로 만드는데 참여하지 않으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했다는 것.
노 이사장은 "어제 황우석 교수님의 병실을 방문해 황 교수와 이야기하면서 오늘의 (황 교수 기자회견) 시나리오를 예상했다"면서 "황 교수가 학자로서 검찰수사 운운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측의 주장이 이렇게 맞선 가운데 정부당국의 개입은 불가피하게 됐다. 황우석 교수가 "6개가 오염됐을 때 정부에 즉각 보고를 했다"고 했으며, 또 줄기세포 5개가 미즈메디 병원 것으로 바뀌었다면서 검찰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김선종 연구원, 진실게임의 핵심인물
황우석-노성일의 기자회견을 통해 김선종 연구원이 진실게임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노 이사장은 "김선종 연구원이 '황 교수가 논문의 조작을 직접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황 교수는 사람 이름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김선종 연구원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미즈메디 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와 바꿔치기 한 사람으로 지목하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노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어제 밤 김 선종 연구원과의 통화를 했다"면서 '황 교수의 지시에 의한 조작'을 다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재구성하면,
노성일 "진실이 도대체 뭐냐?"
김선종 "논문의 모든 것이 허위로 됐습니다."
노성일 "네가 자신해서 했느냐, 시켜서 했느냐?"
김선종 "시킴을 당했습니다."
노성일 "누가 시켰느냐?"
김선종 "황우석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시켰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황 교수는 현재까지 김 연구원에게 논문 관련 조작을 시킨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황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미즈메디 병원과 서울대 실험실에 모두 다 접근이 가능한 사람"이 문제의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이 발언이 곧 김 연구원을 지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버그대의 섀턴 박사팀에 파견돼 있는 김 연구원은 현재 피츠버그에 머물고 있다. 그는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는 YTN을 통해서만 해왔다. 따라서 진실게임의 한복판에 서있는 그가 피츠버그의 한국 언론들과 공동 인터뷰나 혹은 다른 방법을 통해 공개적으로 그의 '최종 진심'을 이야기할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
중간결산 : 논문은 사형선고... 논란 장기화 막아야
황우석-노성일 양측은 일단 문제가 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철회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를 했다. 황 교수는 논문 철회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이언스> 논문은 진위 여부와는 별개로 이미 아시는 바와 같이 테라토마 사진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있었다. 그리고 사진 촬영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 실수가 있었다. 오늘 아침 사이언스측과 삼각대화를 통해 비록 진위 여부가 확인된다 하더라도 이렇게 큰 상처를 입은 논문을 더이상 유지할 명분 없을 것 같아 공동 연구자들 동의를 모두 구한 뒤 자진 철회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여기에서 황 교수는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 실수' '결정적인 실수'라는 표현을 썼다. 황 교수는 의도성과 중대성을 내포하는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이라는 표현과 비의도성을 내포하는 '실수'를 함께 연결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문제가 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저자들은 모두 '논문 철회'에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논문 자체에 중대결함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황우석-노성일의 16일 진실게임은 그렇게 논문에 대한 사형선고를 내린 상태에서 그 논문의 대상이자 내용이 되었던 줄기세포 11개가 과연 존재했느냐를 다투고 있다.
< PD수첩 >은 이러한 논문의 중대결함이 줄기세포 실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 노성일 이사장도 "김선종 연구원과 통화를 하고 전모를 파악한 어제부터 PD수첩과 같은 생각을 했다"면서 "어제밤에 본 PD수첩이 아름다웠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11개를 실제로 만들었고, 원천 기술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 교수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미 2004년 논문이 있는데 2005년 논문에서 (줄기세포가) 11개가 아니고 1개면 어떻느냐, 또 3개면 어떻느냐. 1년 뒤에 논문이 나오면 또 어떻나."
이번 진실게임이 자칫 초점이 흐려진 가운데 지리하게 이어질 가능성을 엿보이게 하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치러야할 국민의 고통과 국력의 낭비는 적지 않을 것이다. 김선종 연구원을 포함한 핵심관계자들의 '대국민 진실선언'과 서울대, 정부당국의 진상조사가 서둘러져야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종합 2신: 16일 낮 12시20분]
황우석 교수 오후 2시 기자회견 예정
충격에 휩싸인 국민들이 오늘(1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황우석 교수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고 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오후 2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 수의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줄기세포 의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양일석 서울대 수의대학장은 오전 수의대 교수회의를 마친 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과 만나 "황 교수가 직접 오후 2시에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장소는 3층 스코필드홀이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예정된 서울대(본부 포함)에는 현재 약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황 교수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도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이해찬 총리 주재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긴급 관계 장관회의를 열었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정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황 교수 연구의 진위는 과학적 조사에 의해 밝혀져야 하며, 조사를 시작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서울대 조사결과에 따라 연구성과를 평가하고 황 교수 연구팀에 대한 계속 지원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면서 또 "서울대의 신중하고도 조속한 조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우석 교수가 논문에 대해 허위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조사위원회의 줄기세포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했다.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만약 잘못이 있었다면 어디에서 왜 누가 잘못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면서 "그 결과 책임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도 밝히는 것"이 조사위의 활동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1신 종합 : 15일 밤 11시50분]
노성일 고백 파문 "줄기세포 11개중 9개는 가짜, 2개도 진위 불분명"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엄기영 앵커)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가 없다고 합니다."(김주하 앵커)
15일 밤 9시 MBC <뉴스데스크>는 이렇게 시작했다. 그에 앞서 KBS 밤 8시 뉴스의 앵커는 이렇게 이 뉴스를 전했다. "국민 여러분께 참담한 심정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 연구팀에게 난자를 제공했고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제2저자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을 인터뷰한 MBC·KBS·SBS 등 방송 3사는 15일 밤 뉴스에서 노 이사장의 충격적인 고백을 내보냈다.
"황우석 교수팀이 만들었다는 줄기세포 11개 가운데 9개는 가짜로 밝혀졌고 나머지 2개의 진위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KBS는 2TV 8시뉴스에서 "황우석 교수와 배아줄기세포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은 오늘 KBS와의 인터뷰에서 황 교수를 병원에서 만나 줄기세포가 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KBS는 "노 이사장은 자신도 이런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으며 공동연구자로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 황 교수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MBC <뉴스데스크>는 노성일 이사장이 고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밝혔다.
"황우석 교수의 요청에 따라 오늘 병문안을 갔는데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몇가지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복제된 배아줄기세포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황우석 교수는 자신도 몰랐다,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습니다."
MBC는 또 "노 이사장이 오늘 '줄기세포가 지금은 전혀 없다'는 얘기를 황 교수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보도했다. 그러면서 MBC는 "황 교수팀이 배양에 성공했다고 밝힌 줄기세포 11개 대부분이 훼손됐거나 애초부터 줄기세포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연구팀 내에서 처음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 이사장은 이 모든 과정에 실무 연구진으로 참여한 K연구원에게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K연구원은 황우석, 강성근 교수가 데이터 조작을 지시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논문의 사진이나 증빙자료는 황우석 교수와 강성근 교수의 지시에 따라 김선종 연구원이 최선을 다해 만들어냈다는 게 노 이사장의 전언이다.
노 이사장은 또 피츠버그대의 김선종 연구원이 최근 황우석 교수측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도 말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측이) 김선종 연구원에게 12월 27일까지 한국에 돌아와서 줄기세포를 새로 만드는데 도와달라는 요청을 했고, 만약 안들어오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이 사건의 주요 책임자인 황우석 교수가 이번 사태의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어서 그분의 발표를 기다렸으나, 국민들이 더이상 고통과 의혹과 낭비와 고뇌의 시간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사실대로 밝히기로 했다"고 방송사들과 인터뷰를 가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에 입원해있는 황 교수는 15일 9시30분 현재까지 노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시인이나 부인 등 어떠한 입장도 밝히고 있지 않다.
황 교수 등 3명, <사이언스>에 논문철회 통보
한편 노 이사장은 황 교수와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 노 이사장 자신 등 3명의 이름으로 <사이언스> 쪽에 논문을 철회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충격적인 반전은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된 줄기세포가 환자맞춤형이 아니라 미즈메디병원에서 제공된 수정란줄기세포라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일어난 가운데 나왔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오전 황 교수 연구팀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한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5번이 미즈메디 병원에서 2000년 만든 수정란줄기세포 1번과 동일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과 브릭(BRICㆍ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일부 회원들에 따르면 황 교수의 줄기세포 5번 사진과 미즈메디병원 연구팀이 최근 미국 학술지 <생식생물학>(Biology Of Reproduction)에 실은 논문의 수정란 줄기세포 1번 사진이 같은 것으로 발견됐다.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인 노성일 이사장은 15일 기자들을 만나 "줄기세포가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연구책임자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황 교수가 직접 해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 병원 입원중인 황우석 교수 계속 침묵 중
밤 11시50분 현재 황우석 교수가 입원한 서울대병원 45병동 4층은 여전히 침묵에 싸여있다. 현장에는 기자 50여명이 나와 황 교수가 모습을 나타내길 기다리고 있다. 황우석 교수가 입원한 병실에는 이병천 교수와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들어간 이후 나오지 않은 상태다.
노 대통령 "지켜보자"... 정부는 긴급 회의 중
황우석 교수가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한 줄기세포들이 대부분 가짜임이 판명되자 국민들은 물론 청와대와 정치권도 커다란 충격에 휩싸여 있다.
현재 필리핀을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황우석 사태와 관련 "좀 더 지켜보자"고 언급했다고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홍보수석도 "지금으로선 할 얘기가 없다"며 "현재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과기부, 복지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는 15밤 늦게까지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네티즌들 공황상태 "TV는 못 믿는다... 아직도 황우석을 믿는다"
"난 못 믿는다. 난 아직도 황우석을 믿는다."
황우석 교수가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을 통해 "줄기세포가 없었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사실상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잇단 언론의 확인성 보도에도 불구하고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저녁 8시50분 현재 <네이버> 관련 기사 게시판에는 7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의 상당 수는 "믿기 힘들다", "일단 지켜보자"는 내용들이다.
아이디 medly "TV는 못 믿는다, 난 아직도 황우석 믿는다"고 했고, glaubenicht는 "떠들지 말아라, 황 교수 논문은 거짓일 수 없다,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는 밝혀질 것"이라며 황 교수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았다. jamesbond007는 "진실은 오직 이병천 교수와 황 교수만 알고 있다"며 노성일 이사장의 전언을 믿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 "사실 아니길 백번 천번 바라는 마음, 사실이라면 충격적"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지, 격려해온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황우석 교수를 돕는 국회의원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권선택 열린우리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사태를 예측할 수 없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대단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 모임에는 여야 5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계진 대변인은 "믿을 수 없다, 이 뉴스가 사실이 아니기를 백번 천번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혹스러워했다.
열린우리당은 아직 공식 논평을 내고 있지 않다. 전병헌 대변인은 "내일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 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다만, 생명윤리 문제를 제기해온 민주노동당은 논평을 내며 "정치권 역시 비판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AP·로이터·신화통신, '황 교수 논문 조작' 긴급 타전
황우석 교수팀의 가짜논문 충격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AP, 로이터, 신화사 등 주요 통신사들은 15일 저녁(한국시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가 조작됐다는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증언을 서울 발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AP통신은 노 이사장이 MBC와 가진 인터뷰를 인용, 논문에 보고된 11개의 배아줄기세포주 중 9개가 조작됐으며 나머지 2개의 실체 역시 확실하지가 않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