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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가 '뉴스게릴라를 찾아서'란 코너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민기자분들을 찾아 나섭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따뜻한 이야기에서부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까지 기사로 만들어 훈훈함을 전해주는 시민기자들. 그리고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하는 시민기자들까지. <오마이뉴스>는 '뉴스게릴라를 찾아서'를 통해 오늘의 <오마이뉴스>를 만들어낸 주역인 시민기자에 대한 궁금증을 후련하게 풀어드릴 예정입니다. 우선 꾸준한 활동으로 그동안 써왔던 기사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 낸 시민기자분들을 차례로 만나봅니다. <편집자주>
▲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오마이뉴스에 연재소설을 써온 최항기 기자의 손.
ⓒ 심은식
역사물로 비춰보는 현재적 삶

▲ <고주몽> 책 표지.
ⓒ 함께 읽는 책
최항기 기자의 소설은 이번에 다룰 고주몽을 제외하고도 시대적 배경이 모두 과거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먼저 그 까닭을 물어보았다.

"평소에도 역사물에 관심이 많았어요. 역사물을 쓰면 우리들과 동떨어진 것으로 보는데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보편타당한 공감대가 있을 수 있다고 봐요. 가끔 역사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접근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받기도 해요. 현대물에 대해서도 고려중인데 만약 쓰게 된다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가장 고민인지를 밝히고 싶습니다."

작년에 출판된 <고주몽>의 경우 얼마 전 논란이 된 중국의 동북아 공정을 혹시 의식하고 쓴 것이 아닌지 궁금했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소설로 다루어지지 않은 인물이나 주제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 거였다고 한다. 오히려 시류를 타고 그걸 노리고 쓴 게 아닌가 오해를 살까봐 조심스러웠다고.

그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벌써 4권 분량의 장편소설을 쓴 셈이다. 이번 달에는 '홍경래의 난'도 나올 예정. 바쁜 회사원 생활을 하면서 언제 그는 자료를 모으고 또 이렇게 많은 소설을 쓰는 것일까?

"자료조사는 우선 인터넷을 통해 시작해요. 하지만 인터넷에 있는 자료는 표피적이기 때문에 기초조사만 하고 도움이 되는 나머지 자료는 역시 책으로 다시 구입을 해야 합니다.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데 몇 달이 소요됩니다. 일단 연재 한달 분량의 소설을 써서 확보해 놓은 다음에 연재를 시작합니다."


▲ 그는 소설을 통해 사람이 살아가며 부닥치는 고민과 절실함을 담아내고 싶다고 한다.
ⓒ 심은식
그러나 그에게도 연재의 압박은 분명 존재한다. 아무리 준비를 해서 올린다고 해도 연재도중 방향이 바뀌거나 막히는 때가 있는 법. 그럴 때면 누가 독촉하지 않아도 당황하고 마음도 조급해 진다고 한다.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그래요. 하루종일 써도 몇 줄 못쓰고 얘기가 허공으로 붕 뜬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 때 참 허무해지면서 내가 왜 이걸 하나 싶죠. 그래도 역시 좋아하는 일이니까 결국은 쓰게 돼요. 또 연재 특성상 업데이트를 해야 해서 다른 약속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평소 담배를 반 갑 정도 피우는데 쓰기 시작하면 쓰는 동안에만 한 갑도 태우게 된다고.

"처음에는 작가들이 폼 잡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쓰다보니 그게 아니더군요.(웃음)"

▲ 최항기 기자가 두고 간 담배. 소설을 쓸 때는 한 갑도 피우지만 평소에는 이처럼 담배를 잊고 갈 정도밖에 피우지 않는다.
ⓒ 심은식
모든 주제는 사람이 살아가는 일

그렇게 고생을 해서 책을 낸 소감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아버지가 글 쓰는 일은 돈 안 된다고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이번에 책이 나오자 축하해주셨다"며 "이 때가 가장 기뻤다"고 수줍게 웃었다.

최항기 기자는 누구?

역사에 관심이 많기에 '쉽게 역사를 읽어주겠다'는 생각을 한 지 10년! 그것이 고구려의 시조 고주몽에 대해 소설을 쓰는 계기가 되었고 이것이 바로 데뷔작이 되었다.

부산외국어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직장을 다니며 한편으로는 오마이뉴스, 인터넷한겨레 리포터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오마이뉴스에 소설 <사금파리 부여잡고>를 연재중이다.
인문학의 위기, 출판계의 불황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그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모든 주제는 사람이 살아가는 일의 고민, 절실함이에요. 그래서 배경은 과거지만 현대의 독자에게도 닿는 거죠. 고주몽의 경우 좌절도 있지만 미완에 대한 여운이에요. 성공한 사람보다는 그것에 대해 계속 고민하는 인간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또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었는지도 고민해요. 미시적인 관점인데 나비효과처럼 작은 생활방식이 역사의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고 봐요. 최근에 '커피의 역사'라는 책을 재미있게 봤는데 커피처럼 단순한 기호식품으로도 국가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기도 하더군요."

돌보지 않는 역사를 통해 개인의 삶을 탐구하는 그의 건필을 기대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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