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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달려 있는 불국사 전경
등이 달려 있는 불국사 전경 ⓒ 김성후
불국사에 있는 석가탑과 다보탑, 아미타불상과 비로자나불상, 청운교 백운교 연화교 칠보교, 자하문과 안양문, 섬세하게 쌓은 석축 등 그 안에 있는 사물 하나하나가 고유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이런 사물들을 따로 떼어서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훑어보고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사물들은 그 이상으로 불국사라는 절속에서 자신이 맡은 바 역할이 있습니다.

먼저 이름이 가지는 의미와 함께 불국사를 바라볼까요? 불국(佛國)이란 '부처의 나라'라는 뜻입니다.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 실제 부처는 석가모니뿐이지만 불교에서는 아주 많은 부처가 있다고 합니다. 불국사를 부처의 나라라고 하는 이유는 석가모니불과 함께 아미타불, 비로자나불이라는 부처가 함께 모셔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처가 계신 공간은 회랑이나 담으로 분리되어 각각의 우주이자 나라를 상징하므로 불국이란 이름과 어울립니다.

국보 제27호 불국사 아미타불
국보 제27호 불국사 아미타불 ⓒ 김성후
그리고 각각의 부처가 있는 공간마다 그 부처의 나라를 나타내는 사물이나 이름을 붙여놨습니다. 석가모니불의 나라에는 다보탑을 조성하여 석가모니의 영역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석가모니 부처가 <묘법연화경>을 설하자 다보여래가 나타나 이를 증명해주었다는 내용을 근거로 말입니다.

물론 석가탑이란 석가모니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겠죠. 안양(安養)이란 아미타불의 나라인 서방 극락정토를 다르게 일컫는 말입니다. 그래서 안양루를 지나면 아미타불이 나온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죠. 또한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은 비로전 영역에 모셔져 있구요.

불국사는 우리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나 전설도 많습니다. 영지와 무영탑에 얽힌 이야기, 부처의 몸은 자줏빛을 가진 황금색이라 자하문(紫霞門)이라는 이름, 김대성의 창건 이야기 등 부르는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는 내용들이 서로 얽히고설킬 때 답사는 더욱 재미있어집니다.

4) 많은 대상을 두루 알아야

답사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전공에 따라 하나의 대상을 소재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분이 많습니다. 건물, 탑, 부도, 불상, 불화 등 하나의 주제를 심도 깊게 연구하거나 아니면 고택(古宅), 서원(書院), 폐사지, 궁궐 등을 주제로 삼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공부를 시작함이 당연합니다만 제가 원하는 부분은 그 단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답사에 관한 일이관지(一以貫之)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경영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위대한 최고경영자(CEO)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이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너럴리스트는 의역하면 팔방미인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딱 부러지게 특출한 재주는 없지만 어느 일을 맡겨도 무난하게 해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회사는 한 가지 일에 아주 특별한 재주를 가진 스페셜리스트를 좋아하며 팔방미인 같은 제너럴리스트는 쓸모없는 인물로 간주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다양한 사물에 대하여 많은 지식을 확보하라는 것은 제너럴리스트를 추구하라는 말과 서로 통합니다. 딱히 두드러진 모습이 없는 팔방미인이 답사에서 필요하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바로 스페셜리스트를 넘어선 제너럴리스트가 되라는 말입니다. 탑에 관한 전공을 한 사람과 같은 지식을 갖추고, 건물에 관한 전공을 한 사람과 비슷할 정도의 지식도 있고, 서원, 고택, 궁궐 등 한 분야에선 스페셜리스트이지만 이들을 모두 합한 제너럴리스트가 되라는 뜻입니다.

이는 앞에서 지식이란 부분을 말할 때 1차적이고 즉흥적인 느낌과 2차적이고 종합적인 느낌의 구조와 닮았습니다. 두루뭉술하게 팔방미인으로서의 제너럴리스트가 1차적이고 즉흥적인 느낌과 그 뜻이 통한다면 각 부분 부분마다 전공을 한 것과 같은 지식을 가지고 종합적인 완성을 이룬 제너럴리스트는 2차적이고 종합적인 느낌이라는 뜻과 어울릴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물과 주제에 관한 풍부한 지식이 바탕이 될 때 답사가 훨씬 재미있고 흥미롭게 됩니다.

덧붙이는 글 | 후속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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