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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차는 혈세로 굴러 간다' 캠페인이 진행되면서 관련 제보와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직사회에서 관용차 운용실태의 문제점에 대한 제보와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얼마 전에는 "소속 관용차량의 20%까지 경차를 늘리겠다"는 행자부의 대책 발표가 있어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고위공직자 전용차량' 운용에 대한 최초의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희망제작소(상임이사 박원순)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대표 임상렬)가 전국 성인 500명에 대해 전화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입니다.

조사 내용은 '전용차량의 적정 배기량'과 '전용차량 크기'에 대한 두 가지였는데요, 국민 75%가 "고위공직자들은 대형이나 초대형차량이 아닌 중·소·경형 차량을 이용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고위공직자들이 최근 앞다퉈 체어맨이나 에쿠스 등 (초)대형차량으로 전용차량을 바꾸고 있는 것에 비해 "고위공직자의 전용차량으로 체어맨급이나 에쿠스급 배기량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여론은 8%밖에 되지 않았다. 사진은 고위공직자 전용차량 중 최고급 차량인 현대자동차 '에쿠스'
ⓒ 현대자동차
국민 과반수 "2천cc 중형차가 가장 알맞다"

여론조사 결과를 자세히 보면, 먼저 '장·차관, 시도지사 등 고위공직자가 이용하는 관용차의 적정 배기량'에 대해 조사 대상 국민 과반수가 넘는 50.7%가 "2천CC 정도의 중형차(소나타급)가 가장 적정하다"는 인식을 보였습니다.

이어서 '2500CC 정도의 대형차(그랜저급) 20.0% '1,500CC 정도의 소형차(아반테급) 14.4%' '3천CC 정도의 대형차(체어맨급) 7.3%' '1천CC 정도의 경차(프라이드나 마티즈)'의 순이며, '3500CC 이상의 초대형차(에쿠스급)'는 1.0%에 그쳤습니다.

응답자의 성별로 나누어볼 때 상대적으로 남성은 대형차에 답한 비율이 높은 데 반해 여성은 중형차나 소형차에 답한 비율이 높았습니다.

"중형차를 포함해 1500CC 정도의 소형차가 적절하다" 응답은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일수록 더욱 높은 경향을 보였고, "2500CC 이상의 대형차가 적절하다"는 데 답한 비율은 근소한 차이이긴 하나 상대적으로 저연령층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두번째 질문으로 '고위공직자가 관용차로 대형차를 타야 하는가, 중·소형차나 경차를 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대형차 이용은 특권의식에 따른 것이므로 공직자가 앞장서서 중·소형차나 경차를 타야 한다"는 데 압도적 다수인 74.3%가 응답했습니다.

반면 "고위 공직자의 업무편의를 도모하고 신분에 걸맞게 대형차를 타야 한다"는 의견에는 20.6%가 답하는 데 그쳤습니다. 기타와 무응답 비율은 5.1%였습니다.

"중·소형차나 경차를 타야 한다"는 의견은 남성 65.2%에 비해 여성이 83.1%로 매우 높았고, "대형차를 타야 한다"는 의견은 반대로 여성 12.0%에 비해 남성 29.5%으로 나타나 관용차의 크기에 관련해 남성이 다소 더 보수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령대별로는 별다른 의견의 차이가 없었는데요, 다만 60세 이상 고연령층인 경우 "고위공직자가 중·소형차나 경차를 타야 한다"는 데 답한 비율이 평균을 상회하는 83.8%로 나타났습니다. 젊은층에 비해 오히려 고령층에서 관용차의 대형화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 오마이뉴스 고정미
남성보다 여성이, 젊은층보다 고령층이 중형차 선호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고위공직자들이 최근 앞다퉈 체어맨이나 에쿠스 등 (초)대형차량으로 전용차량을 바꾸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 국민들이 "고위공직자의 전용차량으로 체어맨급이나 에쿠스급 배기량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8%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75%에 가까운 국민들이 차량 크기에 있어서도 "중·소형차나 경차를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이는 국민들이 고위공직자들에게 "기존의 권위주의적 관행을 버림과 동시에 세금절약과 에너지난·환경위기 극복을 위해 전용차량 문화부터 바꿀 것"을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고위공직자들이 깊이 성찰해야 할 대목입니다.

이번 캠페인은 공직사회의 실질적 변화가 있을 때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고위공직자들이 행자부가 공용차량관리규칙을 개정하기 전이라도 최민희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처럼 스스로 "지금보다 좀 더 작은 차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앞다퉈 밝히기를 기대해봅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 하에서 ± 4.4%포인트입니다.

[첨부파일] 관용차량 여론조사 결과

덧붙이는 글 | 만만치 않았을 이번 여론조사를 함께 시행해주신 리서치플러스와 임상렬 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캠페인에 대한 네티즌 및 공무원 분들의 의견과 제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댓글이나 이메일 주십시오. (ngo8518@makehope.org) 안진걸 기자는 희망제작소 상근 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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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시민입니다. 현재 참여연대(www.peoplepower21.org) 실무자로 '민생희망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또 대학생들과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도 종종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희망의 되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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