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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공성진 의원님, 국방위원으로서 대북안보에 관심이 많으신 줄로 압니다.

그런 이유로 국지전은 감수하더라도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동참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디까지를 '국지전'이라고 해야 합니까? 휴전선에서 총격전? 서해5도의 해상전? 울진 삼척과 같은 침투? 아니면, 의원님 지역구인 강남을 제외한 강북까지?

전방에 사는 사람들은 노심초사 사격장의 총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중무장한 탱크행렬만 보아도 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조바심이 나는데 국지전을 감수하자고요?

지금 접경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그런 무책임한 말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분단으로 인하여 온갖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살아온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이제 와서 또 누구를 위한 볼모가 되라는 말입니까.

전쟁불사론은 한나라당에도 도움이 안 됩니다

최전방에 사는 주민들은 평소에는 국군장병들과 동고동락하는 안보의 동반자로 후방의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갖가지 규제도 인내하며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첨병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접경지역 10개 시군 주민들에게 더할 수 없는 모욕을 준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하길 바랍니다.

북한의 핵이 좋아 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요, 북한의 체제가 좋아 포용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 우리 선조들의 어리석음으로 만들어진 불행한 유산을 우리가 지혜롭게 대처하여 다시는 분단의 쓰라린 유산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지 말자는 마음으로 온 국민이 자제하고 또 자제하는 이 때에 전쟁불사론이라니요. 그렇게 용감하십니까. 그렇게 죽음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가장 겁많은 개가 가장 시끄럽게 짖는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진정 싸우는 개는 짖지 않습니다. 진정 핵을 미워하고 북한의 체제를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시키려거든 조용히 그러나 은근한 끈기로 대처해야 하지 않습니까.

▲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냉정리 인근 논에 떨어진 공군 연습용 다목적 투하탄을 폭발물처리반이 트럭으로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이해용
전쟁불사론은 한나라당이 그렇게 고대하는 재집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전쟁이 나지 않을까 두려워 등을 돌릴 것입니다.

전쟁불사론이야말로 비겁한 자의 호가호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덩치큰 놈 뒤에서 '죽여! 죽여!' 외치는 똘마니의 모습이 그려지는 건 지나친 상상일까요.

자제력이 없는 자는 일을 이룰 수 없습니다. 진정 강한 자는 자신의 힘을 때에 맞게 제어하는 자입니다.

이 곳으로 오세요, 집도 텃밭도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공성진 의원님께.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제가 사는 전방으로 오십시요. 집과 텃밭도 제공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글을 쓰는 저도 북한의 핵이 우리 민족과 인류를 위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의 체제도 하루 빨리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 하나 길 바랍니다.

하지만 전쟁의 방법으로 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고 특히 긴장을 이용해 정치적 소욕을 꾀하는 과거의 악습을 폐하자는 말입니다.

이 기회에 전쟁불사론자들을 위한 신도시를 철원 쯤에 건설하는 건 어떨까요?

전쟁불사론자들의 선동이 결코 한나라당 집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전방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대변하기 위해 이 글을 썼습니다.

▲ 이철우 전 의원.
다소 감정섞인 표현이 있더라도 전쟁으로 죽는 것이 두려워 나오는 절규라고 이해해 주시고 그 행간의 뜻과 진정 전방지역 주민들의 뜻을 헤아리시면 고맙겠습니다.

2006년 10월 17일

대한민국 최전방 한탄강가에서 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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