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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골 마을회관에 들어가 본 적 있는가? 최근에 새로 지어진 건물은 깨끗함과 실용성도 갖추었는지 모르지만 제3공화국 시절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 지어져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마을회관을 가보았는가?
우선 건물 외벽이 낡았다. 우리 달내마을이 속한 마을회관의 외벽사진을 보면 쉬 짐작할 것이다. 페인트가 벗겨진 데다 오래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낡은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마 도시 같으면 재건축 말이 오고갔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외부 모습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내부 모습이다. 방안은 아무리 깨끗이 닦아도 바닥 장판이 낡은 이상 더럽게 보이고, 창틀의 먼지를 쉴 새 없이 털어내도 먼지 자욱한 듯한 느낌은 마찬가지다.
더 심각한 건 화장실이다. 대부분의 마을회관 화장실은 오래 되다보니 문제가 생겨난다. 실내 환경에서부터 정화처리까지 낡아 냄새가 배어나니 비위생적인 느낌은 버릴 수 없다. 한두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도 위생적이어야 하거늘 여러 명이 사용하는 공간이라면 더욱 달라야하지 않을까?
이제 많은 이들의 관심밖에 사라져버린 마을회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혹 그 마을 출신의 출세한 독지가가 도와줘 건물을 보수하거나 새로 지어준다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관에서 이를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예산이 든다면 예산 타령으로 미룰 수밖에 없을 것 같으나 비교적 적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면 될 것이다. 마을회관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공통되는 것 몇 가지만 언급해 본다.
먼저 마을회관 화장실에 놓여 있는 와변기(쪼그리고 앉아 볼일 보는 변기) 대신 좌변기로 바꿔야 한다. 나이 많은 이들은 쪼그리고 앉아 볼일 보는 게 힘들다. 그런 자세로 오래 있으면 척추에 많은 무리가 간다. 더욱이 그런 자세는 혈압이 높은 어른들에게는 추운 날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화장실과 분리된 샤워장을 갖추도록 해줘야 한다. 옛날 시골에서 개울물에 멱을 감는 건 문인들의 단골 메뉴로 꽤나 낭만적인 풍경이었다. 그러나 이제 시골에도 개울에 멱을 감을 만한 곳이 많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예전처럼 알몸을 드러내놓고 할 수도 없다.
또한 농촌 실정에 맞도록 건축법규 적용에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 마을에 얼마 전에 농기구 보관창고를 만들었다. 이 공간에 샤워하거나 간단히 목욕할 수 있는 공간을 하나 넣었으면 했는데 법규상 창고는 창고일 뿐 그런 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고 하여 포기했다고 한다.
아직 집을 개조하지 않은 옛날집이 많은 시골에는 제대로 몸을 씻을 만한 데가 없다. 물론 땀 흘릴 때마다 목욕탕을 찾아갈 수도 없다. 그럴 때 마을 전체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