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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변호사.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박범계 변호사.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권선거 예비후보인 박범계 변호사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출마를 선언했다.

박 변호사는 1일 오후 대전 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여 대전 서구을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이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를 연합공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에 따른 결단이다.

그는 "오늘 참담하고도 서글픈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열린우리당을 지키겠다고 누구보다도 다짐한 사람이 탈당할 수밖에 없는 이 역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한 지 난감하다"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특히 지난 2002년 10월 18일 '김민석'이라는 정치인이 탈당하여 간 것에 대하여 법복을 벗고 심판하러 간 제가 탈당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괴로운 심정을 반영하듯 A4 한 장짜리 기자회견문을 읽는 동안 두 번이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자신을 버리다시피 한 열린우리당에 대해 "누구를 원망할 생각도, 하소연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만 열린우리당이 108석의 거대 정당임에도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방침을 아직도 믿고 싶지 않다"며 "오늘의 사태는 열린우리당이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신뢰를 잃은 데에 기인하며, 그럼에도 책임을 지는 모습도, 반성하고 대책을 세우는 자세도 없다"고 꼬집었다.

열린우리당 탈당을 선언한 박범계 변호사는 기자회견문을 읽으며 수 차례 눈물을 닦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탈당을 선언한 박범계 변호사는 기자회견문을 읽으며 수 차례 눈물을 닦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그는 또 열린우리당이 '대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공천' 입장을 세운 것에 대해 "대통합의 방향은 옳다, 그러나 무언가 분명한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심대평 후보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한 대통합에 동참한다면 즉시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시한은 4일까지라고 못 박았다.

그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이유에 대해 "지역주의를 극복하여 사회통합을 이루고, 밀실 유착의 정치를 끝내고 깨끗한 정치를 이루며, 냉전 수구가 아니라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제왕적 총재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참여정치를 이루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아직도 유효하다"며 "그러한 열린우리당의 초심을 가지고 국민 앞에 당당히 심판받겠다"고 밝혔다.

즉, 당을 떠나지만 원칙과 명분도 없이 후보공천을 포기한 열린우리당을 대신해 창당정신에 대해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잃은 현실에 대해 한 당원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선거일 하루 전날인 24일까지 매일 오전 7시 시청 앞에서 석고대죄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지난 달 30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대통합신당추진을 위해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로 연합공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심 후보가 연합공천을 수용하지 않고 있어 좀 더 기다리면서 설득키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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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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