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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미용 등의 이유로 일상 속에서 단식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비움으로써 채우는 에너지의 힘을 느낄수 있다"고 감탄한다.
건강과 미용 등의 이유로 일상 속에서 단식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비움으로써 채우는 에너지의 힘을 느낄수 있다"고 감탄한다. ⓒ 우먼타임스
[김세옥 기자] 은행원 김윤정(29)씨는 연초부터 주말마다 단식을 하고 있다. 직업의 특성상 앉아 있는 시간이 긴데다 운동엔 별 취미가 없다 보니 최근 몇 년간 부쩍 몸이 무거워졌고 소화력 또한 약해져 걸핏하면 속이 불편해지는 기분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약이라도 먹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직장 동료가 단식을 권하더라고요. 올바른 단식은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식습관과 체질까지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에 일단 시작해보기로 했죠."

일을 하면서 며칠씩 밥을 굶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김씨는 출근을 하지 않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 주말 단식을 시작했다. 토요일에는 물을 제외하고는 일절 음식물을 입에 대지 않았다. 대신 일요일엔 끼니마다 과일을 조금씩 먹었다.

예상 밖으로 기분이 무척 좋았다. 몸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른다. 김씨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는 평일에도 자연스레 식사량을 조절하게 됐고, 점차 위에 부담을 주는 자극적인 음식이나 간식도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현재 김씨는 단식 이전에 비해 몸무게가 4㎏이나 줄었으며, 고교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혀 온 변비와도 즐거운 이별을 했다. 매일 아침 화장할 때마다 신경 쓰이던 피부 트러블도 어느새 사라졌다. 이렇듯 체중 감량과 건강, 미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단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무리한 다이어트를 계속하던 외국 모델이 잇달아 사망하는 사건이 생기면서 사회적으로 '굶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를 거친 과학적인 단식은 고래로부터 건강에 유익하고 중요한 질병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인식돼 왔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현대인은 너무 잘 먹어서 병이 난다고 한다. 그만큼 영양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넘치는 것보다는 부족한 것이 낫다는 말처럼 과잉 상태는 좋은 게 아니다. 영양을 과다하게 섭취한 몸은 그로 인해 생겨난 노폐물을 처리·배출하느라 지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식으로 몸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자정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단식은 몸의 자연치유력을 믿는 데서 시작한다. 소화기관의 부담을 줄여 다른 장기들의 기능을 원활하게 만들고 과잉 영양 공급을 막아 쓸모없는 에너지가 체내에 쌓이지 않도록 함으로써 노폐물과 독소 배출을 촉진하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동물들이 상처가 생기거나 병에 걸리면 본능적으로 굶는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다.

일본인 의학박사 이시하라 유미(石原結實·59)는 저서 <아침 단식>에서 "식욕부진은 만병의 묘약"이라고 주장하면서 신체의 자연치유법인 식욕부진을 적극 활용하길 제안하며 단식을 가장 유효한 해법으로 제시했을 정도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단식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육식 위주의 식습관에다 자극적인 음식, 폭식 등에 익숙해져 소화기능에 이상이 생긴 현대인들에게 단식이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질병과 체질에 따라 피해야 할 경우도 있다. 또 이틀 이상 단식을 할 경우엔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단식체험기]"처음 힘들지만 끝은 가뿐"

나는 짧게는 3일, 길게는 18일까지 단식을 해봤다. 혼자서도 해보고 단식원에 가서도 했다. 여러 번의 경험에서 얻은 결론은, 단식은 몸을 깨끗하게 정화해준다는 것, 몸이 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작년 9월 건강을 위한 단식을 진행하는 곳에서 일주일 동안 단식을 했다. 그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단식의 이로운 점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알게 됐다.

그곳에는 살을 빼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건강을 잃고 최후의(?) 치료책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한 사람도 있었다. 단식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병을 고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고, 체질을 개선하는 데 좋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그곳에서의 내 단식 경험은 처음에는 힘들었고, 끝은 가뿐했다고 요약할 수 있다. 이전에 혼자서 단식을 해본 적은 있지만 단체로 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었다. 40여명이 함께 단식을 하니까 힘들다는 생각은 금방 잊게 됐다. 서로 힘이 되어 단식 기간이 짧게 느껴졌다. 혼자 단식을 하기란 웬만큼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나도 번번이 실패하기 일쑤였다.(그렇다고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단식원에 가지 않고도 단식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단식 후 숙변 배출 쾌감 느껴

단식원에서의 하루 일과는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했다. 단식을 한다고 해서 누워만 있는 게 아니다. 몸을 움직여주는 것이 훨씬 좋다. 그 다음 아침 식사로 소금과 물을 먹은 후 관장을 하고, 오전 오후 강의를 듣기도 하고, 건강 요법을 배우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단식과 함께 몸의 독소를 빼낼 수 있는 다양한 처방과 여러 가지 효소, 소금, 생식을 먹는 방법을 배웠다.

단식을 하면서 마그밀도 먹고(마그밀은 위산 억제와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사용된다), 관장도 했다. 음식물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몸에는 그동안 쌓였던 독소, 노폐물들만 남는데 자칫하면 이것이 몸을 힘들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관장을 꼭 해줘야 한다.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 관장을 하면서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몸에 쌓여 있던 배설물이 나오는데(냄새도 굉장하다^^) 사람에 따라 양이 다르다고 한다. 단식 중에 나오기도 하지만, 단식 후에 나오기도 한다. 나는 단식 도중은 물론 단식 후에도 숙변을 배출시키는 쾌감을 맛보았다.

평소 만성 변비로 고생했는데, 단식을 하면서 숙변은 확실히 제거했다. 몸속에 이렇게 많은 노폐물이 쌓여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이 숙변 때문에 몸이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단식이 몸속의 나쁜 것을 배출하기 위한 비움의 과정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3~4일째 음식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 처음에는 음식에 대한 생각을 없애려고 노력했는데, 같이 단식을 하는 사람들과 음식에 대한 얘기를 나누니까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5일 정도 됐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눈앞이 노래지고, 열이 나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명현현상(단식을 하면 몸이 반응을 하는데 이것을 명현 현상이라고 한다)이었던 것 같은데, 몸에 기운이 없고, 머리가 아프고, 누워 있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그때 감잎차를 한 잔 마시면서 쉬니까 증상이 나아졌다. 6~7일째에는 오히려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았다. 주위 사람들 얼굴에도 생기가 도는 듯했다.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이 되니까 음식 생각도 나지 않았다.

살 빼기 효과 없어도 뱃살 빠져 만족

단식 기간이 끝난 후 몸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스스로 해냈다는 대견함까지 느꼈다. 하지만 일주일 단식 후 몸무게가 1.5kg밖에 줄지 않은 것은 의외였다.

단식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날씬한 몸매를 만들어보자는 계획은 실패했다. 단식은 다이어트 목적보다는 몸을 치유하고, 정신적으로 무장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나처럼 체질적으로 단식을 해도 체중이 줄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단식을 통해 나의 엄청난 식욕을 자제했다는 것, 자기 자신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단식을 하는 동안 하루 세 끼 밥 먹는 시간이 절약되어서 생활이 더 여유로웠던 점이 가장 좋았다. 뱃살도 쏙 들어갔으니 일주일 단식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일 년에 한 번씩은 단식을 해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단식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해보기를 권한다. / 김정은 (32·회사원)
5~10일 장기단식 요령
예비 - 본단식 - 회복기등 3단계 나누어 실시

생수로 힘들 땐 감식차·야채효소 효과 좋아

단식을 시작하기 앞서 앞으로 음식이 몸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주어 몸이 준비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순서를 거치면 식사시간이 되어도 위산이 분비되지 않는다. 단식은 예비단식-본단식-회복기로 나누어 실시한다.

▲예비단식기 : 단식을 하기 위한 준비 기간을 말하며, 본단식이 5일이라면 이와 동일한 5일이 소요된다. 이 기간은 치료 과정으로서도 의의가 크다. 먼저 예정표를 만들어 감식부터 실시한다. 3일 정도 식물성 음식물을 섭취하고 구충제와 마그밀 같은 완화제로 장내를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단식 전날 저녁은 굶는 것이 좋다. 질병이 있는 사람은 가능하면 의학적 검사를 받거나 신체상 징후를 상세하게 적어두는 것이 좋다.

▲본단식기 : 단식으로 몸속 노폐물을 비롯하여 체내의 나쁜 조직을 분해 시켜 빨리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선 생수를 하루 1~2ℓ 수시로 한 컵씩 천천히 씹듯이 마신다.

염분을 적당하게 공급하기 위하여 깨소금(혹은 죽염)을 한 찻숟갈씩 하루 3~4회 침으로 녹여 먹는다. 점심, 저녁에는 아침과 같이 깨소금(또는 죽염), 생수를 먹는다. 생수만 마시기 힘들면 비타민 C가 많은 감잎차나 야채효소 등을 같이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단식 중에는 단순히 식사를 굶고 누워 있는 것이 아니라, 풍욕, 냉온욕, 스트레칭, 가벼운 산책이나 된장 찜질 같은 자신에게 맞는 요법을 병행하여야 한다. 취침 전과 후에 마그밀 3~5정을 먹어 숙변을 제거한다. 또, 단식의 효과를 높이려면 단식 기간 동안 2일 간격으로 아랫배에 된장 찜질을 하면 노폐물이 신속하게 빠진다. 된장 찜질을 하기 어려우면 커피 대장 세척을 한다.

▲회복기 : 회복기에는 먼저 잡곡 쌀가루와 채소를 넣어 끓인 멀건 미음(처음에는 반 컵, 그 다음에는 1컵 정도)을 먹는다. 처음 하루는 미음에 소금을 넣지 말고, 둘째 날부터 소금을 약간 넣은 미음을 먹고, 셋째 날부터는 여러 가지 채소를 잘게 썰어 넣은 야채죽을 먹는데 끼니때마다 점차 물의 농도를 줄이는 식으로 준비한다.
단식 기간이 짧을 때는 4~5일, 보름 이상일 때는 단식 기간의 3분의 2만큼의 날짜가 지나면 생야채 식단에 잡곡밥을 먹도록 한다. 이때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수척했던 몸이 갑자기 불어나는 사람도 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위장이라 생각하여 식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단식이 끝나면 이전 식생활로 되돌아가지 말고, 가급적 잡곡밥을 위주로 한 생야채식을 해야만 단식 효과가 지속된다.

#여성#우먼#단식#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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