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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양각도호텔 38층에서 바라본 평양과 대동강변 야경
ⓒ 서종규
서울 김포공항에서 출발하여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활주로와 공항건물이 많이 떨어져 있다. 고려항공을 타고 순안공항에 들어선 순간 널찍한 광장에 비행기가 그리 많지 않았다. 평양의 첫 관문 순안공항은 한산하였다. 공항건물 위엔 '평양'이라는 한글과 영문이 양옆에 있고 김일성 사진이 한가운데 걸려 있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평양 도심까지는 약 40분 버스로 이동한다. 평양의 첫인상이다. 도로 양옆에는 미루나무가 가득 심겨져 있다. 미루나무 옆에 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들판에는 대부분 벼가 심겨져 있었다. 남한의 들녘과 다름이 없다.

▲ 평양 순안공항의 모습
ⓒ 서종규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교육자 상봉모임이 지난 8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남북교육자 상봉모임은 남측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육자 100명이 서울 김포공항에서 북측항공기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하여 북측의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교직동)의 교직원 300여명과 만나 교육에 대한 서로의 열정을 확인하고 교육자들이 통일 교육을 실천할 의지를 다졌다.

우리가 탄 버스가 평양에 들어섰다. 평양 시내 어디에서나 가장 우뚝 솟은 건물이 보였다. 류경호텔이다. 1987년 프랑스의 기술과 자본으로 착공되었으나 92년경에는 공사가 완전히 중단돼 버려 현재 10년간 방치된 건물이다. 버드나무가 많아서 평양의 옛 이름이 '유경'이다. 그래서 류경호텔로 이름 붙여진 이 건물을 지을 돈이 부족하여 60% 정도의 공정에서 중단한 상태다.

총 부지면적 43만㎡, 건축면적 36만㎡, 하단부 건물폭 160m. 높이 332m, 105층의 건물로 경사각은 75도다. 객실 3700개, 2000석 규모의 대회의장과 연회장, 프레스센터 등 동양 최대 규모의 건축물로 탄생하기로 돼 있었던 이 호텔은 멀리서 보면 피라미드를 연상할 정도로 거대한 건물이다.

▲ 양각도호텔에서 바라본 평양 모습, 멀리 피라미드처럼 솟아 있는 건물이 류경호텔
ⓒ 서종규
중앙텔레비전 송신탑 건물도 눈에 띄게 높이 솟아 있다. 평양의 건물들은 대부분 거대한 건물들이 많다. 개선문, 주체사상탑, 김일성광장, 영생탑, 학생소년궁전, 인민대학습당, 천리동상, 만수대동상 등 모두 거대한 건물들로 되어 있다. 우리들이 이용한 숙소 양각도호텔도 47층이다.

평양 거리의 모습은 한산하다. 한국의 도시를 생각하면 너무 한산하다. 하지만 우리의 선입관을 조금 덜어 내면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있었다. 3박 4일간의 일정에서 목적지를 향하여 갈 때 버스를 타고 평양의 거리를 많이 지나다녔다. 그때 차창으로 내다보이는 평양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있었다.

▲ 남북 통일 축구가 열렸던 축구경기장과 그 앞을 지나가는 전차의 모습
ⓒ 서종규
평양의 교통수단은 주로 전차인 것 같았다. 우리들은 지하철을 타지 못하였다. 하여 지하철은 잘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차를 이용하고 있었다. 전차를 타는 승강장 주변에는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이층버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버스와 승합차, 승용차도 눈에 띄었다. 거리에는 하얀 옷을 입은 교통 안내원들이 있었다.

거리의 간판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거리의 대부분 건물 1층에는 남새상점, 영광거리양복점, 련화청량음료, 역전식료품상회, 역전잡화상점, 평남면옥, 영광책방, 평양전재상점, 토장국집, 역전가방점, 교구양복점, 평양우표상점, 건강음료, 대동문영화관, 빙수, 조선옷점 등 간판들이 늘어서 있었다.

▲ 평양의 거리에는 상점의 간판들이 죽 늘어서 있다.
ⓒ 서종규
지나가는 차에서 바라본 가게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이 있었다. 바로 '평양맥주'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청량음료 가게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룡성맥주나 대동강맥주, 사이다 등을 파는 가게인가 보다.

거리에는 말할 필요 없이 '일심단결, 결사옹위, 백두산의 혁명정신, 선군정치의 위대한 승리 만세' 그리고 더 긴 구호 등 많은 구호들이 써져 있었다. 높은 건물이나 거대한 게시판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이며, 김일성화와 김정일화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 평양의 가게에서 많이 붐비는 '평양맥주'집 모습
ⓒ 서종규
양각도호텔 38층에서 바라본 평양의 모습은 차분하게 다가왔다. 계속 흐린 날씨들이어서 밝은 화면이 잡히지 않았지만 대동강이 흐르는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 왔다. 대동강에는 모래 채취 작업을 하는 배가 떠 있었고, 강을 따라 지나가는 배는 거의 없었다. 강변으로 간혹 다니는 자동차도 보였다. 주체사상탑에 갔을 때 대동강변에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호텔에서 바라본 평양의 야경은 아름다웠다. 흔히 전력난 때문에 어둠의 밤이라고 들었는데, 날이 새도록 평양의 거리는 많은 불들이 켜져 있었다. 대동강 다리며 주체사상탑의 야경이 눈에 띄게 아름다웠다.

▲ 개선문에서 관광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안내원
ⓒ 서종규

우리들이 기념품을 사기 위하여 찾아간 곳이 평양국제문화회관이었다. 관광객들을 위하여 물건을 파는 곳이다. 주체사상탑이나 개선문, 묘향산국제친선전람관, 양각도호텔 등 우리가 찾아간 곳마다 관광객을 위하여 기념품을 팔고 있는 곳들이 많았다.

평양국제문화회관에는 다양한 종류의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평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유로이다. 모든 상품의 가격이 유로로 표시되어 있다. 달러를 지불하면 환산하여 계산하여 준다. 따라서 평양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로를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다.

▲ 대동강변을 자전거로 다니는 사람들
ⓒ 서종규
평양국제문화회관 안에는 탁구장이 있었다. 평양의 시민들이 찾아와 탁구를 치고 있었다. 땀을 흘리며 탁구를 치는 모습이 활기찼다. 안내원의 저지로 가까이 갈 수 없었지만 그들 중에는 드라이브를 구사하는 등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차에서 단일기를 흔들며 인사를 하면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관광지에서는 서로 손을 흔들어 주면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물론 우리를 안내했던 민화협 북측 사람들도 친절하였다.

▲ 개선문의 모습
ⓒ 서종규
아직은 조금 제약이 따르는 평양 방문이었지만 선입관으로 가지고 있던 북한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사천 곤양고등학교 공미진 선생은 차분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하였다.

"평양 시내를 돌아보니 북한이 남에서 알고 있던 것처럼 침체되고 어두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차분하고 정돈되어 있으면서 역동적인 느낌이 듭니다. 분주히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 속에서 일상 속의 여유와 분주함을 함께 느꼈습니다."

평양의 거리를 지나다니지 못하였다. 평양 사람들도 개별적으로 만나보지 못했다. 평양의 상점도 방문하지 못하였다. 평양을 지나면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모두 아직은 제약이 따르는 평양 여행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선입관으로 가지고 있던 북한의 모습에 비하여는 많이 자유스럽고 사람들도 활발하였다.

▲ 평양 대동강의 모습
ⓒ 서종규

덧붙이는 글 | '평양에서 개최된 2007 남북교육자 상봉모임' 기사는 1. 아이들에게 푸른 하늘을 보게 하자, 2. 교육기관 방문, 3. 평양의 풍경, 4. 백두산 천지, 5. 묘향산, 6. 아리랑 공연 등 총 6개의 기사로 쓸 예정입니다.


태그:#평양, #남북교육자, #류경호텔, #양각도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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