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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여성들의 로망인 최한결
ⓒ IMBC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들은 왜 하나같이 다 멋지고 잘 생긴 걸까? 못생기고 뚱뚱한 노처녀 이야기는 등장하는데, 여성시청자들의 판타지를 만족시켜주기 위해서일까, 아직까지 남성캐릭터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 점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바람직한 이상향, 최한결

그런데 이러한 문제들을 차치하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성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캐릭터가 탄생했으니 그것은 바로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한결(공유). 그 놈은 참 바람직한 기럭지와 외모, 재력까지 겸비한 그야말로 모든 여성들의 이상향인 동시에 모든 드라마에서 선호하는 남자 주인공 상이다.

서른이 코앞인 그 놈은 드라마 속 재벌로 등장하는 동인식품의 후계자로써 고생 모르고 자라왔음은 물론 하고 싶은 일은 모든지 다할 수 있었다. 거기에 외모와 유머까지 겸비했으니 모든 여성들의 로망!

거기에 그 놈은 순정파이다. 9년 동안 사촌 형의 여자 유주(채정안)를 사랑하고 그녀 주변을 맴맴 돌며 외길사랑을 한다. 물론 슬쩍 고백 아닌 고백을 하지만 유주의 어장관리에 철저하게 길들여진 남자다. 이러한 순정파 남자인 최한결을 여성들이 사랑하지 않고 베길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모든 것은 다 가진 완벽한 남자가 아니던가! 사실 이웃방송사 수목드라마 <경성스캔들>의 완이도 그랬다. 무엇하나 아쉬운 것이 없는 그 사람도 잘생기고, 바람직한 기럭지를 가졌고, 집안의 재산도 많아 일제시대에도 허세를 부릴 수 있던 남자였다. 그런데 우리의 최한결도 그렇다. 이 사람은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식이(현빈)와 이복형제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삼식이는 돈도 많고, 잘 생겼고, 레스토랑도 경영했다.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 최한결이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니, 둘은 동일인물이 아닐까 상상도 해본다. 그래서일까. 사실 따지고 보면 최한결은 그저 그런 인물이다. 예전부터 줄곧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식상한 캐릭터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한결

그럼에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한결. 그 놈의 매력은 바로 유아기적인 행태를 벗어나지 못해 여성들의 모성애를 자극한다는 점이다. 사실 경제력도 자신들의 부모와 할머니의 덕택으로 카드와 차를 뺏기면 무일푼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 모든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지 잘 할 줄 아는게 없어 모성본능을 일으키는 최한결
ⓒ IMBC
거기에 미국 유학을 떠나 경영학을 공부하라고 했지만 취미를 붙이지 못하고 미국에서 5년 동안 6개의 영화 아카데미를 전전하다 유일하게 취미를 붙인 직업이 레고 블록 디자이너. 그런데 집에서 이상한 허름한 '왕자커피숍'을 운영하라고 반 협박을 하고, 한결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을 한다.

그리고 역시나 재벌 완소남들에게 하나씩 상처가 있는 불변의 법칙을 한결이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출생의 비밀.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여자는 복수 혹은 캔디형으로 자라나 늘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지만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남자들은 반항적이 기질이 다분하나, 재력이 있어 말끔하게 슈트를 차려입고 바람둥이 콘셉트를 유지하며 시청자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우리의 한결이도 마찬가지다. 고 2때 친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방황을 시작한 한결. 그런데 알고 보니 아버지도 친아버지가 아니다. 이러한 사실을 안 여성 시청자들이 바람직한 외모와 기럭지를 가진 그가 안쓰럽고 가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에 한결은 여성들의 모성애를 자극할 만한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 약간의 싸가지가 없어 어른에게는 늘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어른인 것처럼 행동하고 건방지게 군다. 그리고 동생들에게는 강압적이다. 대체로 여성들에게 친절 하지만 그것은 유주 혹은 은찬(윤은혜)에게만 적용되는 사항이다.

또 그뿐이 아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티를 팍팍 내고 성질을 부리고, 사과하는데 익숙지 않아 거울 보며 혼자 연습도 하고, 소심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유아기에 성장 호르몬이 멈춘 한결을 돌봐주고 싶어 하지 않을 여성들이 어디 있겠는가?

남자를 사랑하는 모습도 귀여운 한결

그런데 그 놈이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남장여자인 은찬과 말이다. 시청자는 은찬이 여자인 걸 다 아는데, 아니 커프 식구 모두 다 아는데 혼자만 모르고 정신과에서 상담도 받고 의형제도 맺어 보지만 가는 마음잡질 못해 그야말로 ‘쇼’를 한다.

그 쇼를 보는 여성 시청자들은 마냥 한결이 귀엽기만 하다. 그리고 결국 “갈 때 까지 가보자!”며 남자이든, 외계이든 상관 안 한다고 엄포하며 은찬에게 기습 키스를 날린다. 또한 은찬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있는 대로 성질을 부리다 다시 말한다. “네가 여자라서 참 좋다!”고.

▲ 최한결은 자신의 여자에게 지고지순해 모든 여성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이다.
ⓒ IMBC
역시나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한결답게 모두가 넘어갈 만한 느끼한 작업 멘트도 쑥쑥 날리는 그 놈. 이 남자를 어느 여자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에서는 한결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자 부단히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비슷비슷한 재벌 남성의 캐릭터지만 남장여자를 상대역으로 투입해 그가 남자임에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표현해 귀여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거기에 상처를 하나 만들어 줘 여성들이 모성본능을 일으킬 수밖에 없게 만든다.

물론 최한결을 연기하는 공유의 연기 덕분이기도 하다. 그동안 외모와 연기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던 공유는 최한결이란 인물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며 그가 사랑을 받을 수 있게끔 연기하고 있다. 여러모로 남자들에게는 질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최한결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오늘부터 본격적인 러브모드에 들어갔으니, 엄청 은찬에게 정성을 다할 것이다. 꼭 반쯤 싸가지 없는 재벌 남자들이 이상하게 자신의 여자는 여왕으로 떠받드니, 아마도 애인들에게 호된 질타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그 놈을 비난한다면 아마도 돌을 얻어맞을지도 모르니, <커피 프린스 1호점>이 끝나고 여성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듯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한결#공유#커피프린스#윤은혜#은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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