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새로운 한미 정상외교 파트너로 등장하면서 두 지도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각각 보수 성향의 한나라당 출신 대통령과 진보 성향의 미 민주당 출신 당선인이라는 점에서 상반된 정치.이념적 배경을 갖고 있으나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뒤 정치권에 입문해 비주류에서 대권 꿈을 이뤄냄과 동시에 스스로 주류를 형성했다는 유사점도 갖고 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은 출생연도가 각각 1941년과 1961년으로 무려 20년이나 차이가 나지만 모두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대통령은 가난한 목부(牧夫)의 아들로 태어나 길거리에서 어머니와 함께 노점상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도왔고 어렵게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이태원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일로 근근이 학비를 마련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당선인은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과 재혼을 겪은 뒤 고교시절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고민으로 술과 마약에 탐닉하는 등 이 대통령과는 경우가 다르지만 청소년기에 극심한 방황기를 겪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이 거듭난 것은 모두 대학 졸업 이후. 이 대통령은 고려대 졸업후 현대건설에 입사해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뤄냈고, 오바마 당선인은 하버드 로스쿨을 수석졸업하고 5년만에 일리주이주 의회 상원의원에 당선돼 이후 정치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대권을 향한 길도 비슷했다. 본선보다 치열한 당내 경선에서 모두 여성 경쟁자(박근혜 의원, 힐러리 클린턴 의원)를 만나 신승을 거뒀고 본선에서는 모두 사상최대 표차로 비교적 수월하게 승리를 낚았다.
이밖에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점, 운동을 좋아한다는 점, 변화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한다는 점 등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새로운 미국의 변화를 주창하는 오바마 당선인과 새로운 변화를 제기한 이명박 정부의 비전이 닮은 꼴"이라며 공통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조지 부시 대통령과 공유했던 끈끈한 우애를 오바마 당선인과도 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 지도자는 모두 대선에서 `경제'를 화두로 던졌으나 이 대통령이 기업, 시장, 성장, 자유무역 등을 중시하는 것과는 달리 오바마 당선인은 상대적으로 노동, 규제, 분배, 공정무역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이 대통령은 기업 CEO(최고경영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나 오바마 후보가 인권변호사, 사회운동가 등을 거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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