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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人n]은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만난 '정치인의 속내'를 톡톡 튀는 에피소드와 뒷담화로 엮어서 돌아가면서 쓰는 고정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를 가장 먼저 주목한 한국 정치인은 누구일까요? 미국시각으로 20일 낮 12시에 열리는 오바마 취임식에 이런저런 화제들이 넘쳐나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2004년 7월 27일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전당대회장에서 오바마를 만나 찍은 사진입니다.

 

오바마는 이날 "흑인의 미국도 백인의 미국도, 라틴계의 미국도 아시아계의 미국도 없다. 미국은 오직 미국일 뿐이다"이라는 2300자가 채 안되는 20분짜리의 짧은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단지 연방 상원의원 후보였을 뿐인 그가 이 연설을 통해 전국적인 인물로 떴다는 것도 이미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김 의원은 오바마가 이 연설을 하기 직전에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각종 '오바마 마케팅'이 펼쳐졌습니다. 오바마와 같은 하버드대학을 나왔다고 '오바마 인맥'으로 분류하고, 자신의 삶의 이력이 오바마와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등 오바마와의 각종 인연들이 자의로 또는 타의로  소개됐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국 정치인이 오바마와 직접 인사를 나누고 나누고 사진을 찍은 것은 김 의원이 처음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쪽이 상대적으로 오바마에 대해 일찍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 중에서도 현재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김 의원이 가장 빠릅니다.

 

김 의원이 오바마를 주목한 데는 알려지지 않은 한 사람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정치권의 절친한 선배인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부인, 안정숙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입니다.

 

김 의원과 오바마와의 사진을 찍어준 사람도 바로 안 전 위원장입니다.

 

안 전 위원장은 미국에서 영화 관련 공부를 하고 있었고, 존 케리를 대선후보로 확정짓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를 참관하러온 열린우리당 시절의 남편 원혜영 의원 그리고 김 의원과 함께 전당대회장에 갔습니다.

 

김 의원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합니다.

 

"국내에서는 오바마를 전혀 모르던 때였는데, 미국에서 공부중이었던 형수(안 전 위원장)를 비롯해 오바마를 주목한 한인들이 있었던 것 같았다. 형수가 오바마를 '미국정치의 기대주', '나이스가이'라고 인사를 나눠놓으라고 하면서 사진을 찍어줬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에 이 사진을 공개하면서 "잠깐 스쳐 지나면서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하면서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안녕하세요'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게 10년쯤 후면 큰일을 하겠구나 싶었더니 웬걸 4년 만에 대형사고(?)를 쳤습니다"라고 오바마와의 만남을 회고한 바 있습니다.

 

찍어만 놓고 묵혀있던 사진을 안 전 위원장이 2008년 총선 때 김 의원에게 건넸습니다. 총선용으로 쓰라는 것이었으나 김 의원은 "오바마하고 키 차이가 너무 난다"며 계속 묵혀놨다가 오바마 당선 이후 꺼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남편인 원 원내대표는 오바마와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전당대회가 거의 장바닥 수준인데, 사람들이 몰리고 혼잡한 상황이라 형님은 먼저 행사장으로 들어가셨다"(김부겸 의원)고 합니다.

 

이런 인연때문일까요? 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말 한국 정치인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는 한나라당에서는 박진, 조윤선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송영길, 전현희 의원이 참석한다고 합니다.

 

많이 쇠락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 오바마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길 빌어봅니다.


태그:#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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