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 햇살, 살랑거리는 바람결 따라 수줍게 피어나는 각시붓꽃! 작고 예쁜 새색시란 의미의 '각시'라는 수식어가 붙은 꽃입니다. 손바닥 보다 작은 크기로 거의 땅바닥에 바짝 붙어 피어납니다. 무리지어 피기도 하고 홀로 피어나기도 합니다. 글씨 쓸 때 필요한 붓을 닮았다해서 붓꽃으로 불립니다.
산기슭 키 작은 풀 숲이나 무덤가 잔디밭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야생화 중에서 '각시'라는 이름이 붙은것은 '새색시(각시)처럼 작고 여린 아름다움을 지닌 꽃'이라는 의미가 담겨져있습니다.
홀로 피어있는 각시붓꽃입니다. 홀로 피어 있어도, 두 송이가 다정하게 마주보고 있어도, 무리지어 가득 피어나도 예쁜 꽃입니다.
해질녁 공동묘지 근처 무덤가에서 찍었습니다. 휘이~~~휘이~~ 귀신울음소리처럼 처연하게 울어대는 호랑지빠귀 소리를 들으며 각시붓꽃을 만났습니다. 호랑지빠귀인줄 모르고 들으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소름끼치는 새 울음 소리입니다. '각시'로 죽어간 처녀 귀신의 울음 소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옛날 신라 화랑 관창과 정혼자 사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각시의 무덤 근처에서 피어나는 각시붓꽃". 호랑지빠귀의 처연한 울음 소리, 귀신 이야기의 무서움도 잠시, 각시붓꽃의 청초한 아름다움에 그만 홀딱 반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