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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엑스포과학공원 일부를 아파트 건설부지 등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지난 1993년 국내 최초로 국제 공인 엑스포가 개최됐던 곳으로, 당초에는 산자부 산하 '엑스포기념재단'에 의해 운영되다 1995년 대전시에 부지 17만평과 기금 1000억 원이 무상 양도됐다.

그러나 '엑스포과학공원'은 매년 50-60억 원의 운영적자를 기록했고, 이를 다양한 국책사업과 연계해 재창조하려는 노력이 부단하게 시도됐으나,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산명령'을 받았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국책사업 연계 및 민자 사업 유치를 통한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를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했고, 지난 8월 용역시행사로부터 '엑스포재창조 기본구상 및 민자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았다.

문제는 이 보고서 내용이다. 보고서에는 민간사업자를 유치하기 위해 토지를 공시지가 수준으로 공급하고, 일부는 주거시설과 상업시설로 전환하여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관계자는 최근 대전시의회에 출석, "엑스포과학공원을 새롭게 만들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부지를 민간이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수익재원을 공익적인 시설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대전시의 구상이 <오마이뉴스-'엑스포과학공원에 아파트 들어서나'>를 통해 알려지자 시민단체를 비롯한 정치권까지 나서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15일 논평을 통해 "언론보도대로 대전시가 엑스포과학공원의 일부를 아파트 부지와 상업지구 등 사익추구의 공간으로 넘겨주려 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대전시가 두고두고 손가락질 받는 역사의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참여연대는 "엑스포과학공원은 지난 1993년 엑스포개최 이후 대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과학체험시설로 사랑을 받아온 공간으로, 단순한 놀이, 체험시설을 넘어 대덕연구단지와 함께 대전이 과학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몇몇 공무원들의 아이디어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대전참여연대는 또 "그동안 엑스포 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을 찾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대전시의 무능과 태만의 책임"이라며 "그런데도 대전시가 시민 누구나 공감하는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안은 찾지 않고 일부 부지를 팔아서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변칙과 편법을 동원한다면 이는 역사 앞에 죄를 짓는 행위이며 두고두고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엑스포과학공원이 위치한 지역구 국회의원인 자유선진당 이상민(대전유성) 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심장부, 과학기술의 메카로 상징되는 대전시의 모습이 이제는 초라할 정도로 퇴색하고 있는데, 오히려 대전시가 나서서 엑스포과학공원을 민간업자에게 팔아 아파트를 지으려 한다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전시는 염치도 없나 보다"고 개탄했다.

이 의원은 또 "엑스포과학공원을 졸속 청산하는 정부도 문제지만 강력히 항의하고 제대로 된 활성화방안을 마련해야 할 대전시가 기다렸다는 식으로 아예 아파트 단지로 만들려는 것은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으로 땅장사를 할 생각을 당장 중단하고 대전시의 과학도시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전념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박성효 대전시장은 지난 14일 송년 기자회견자리에서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에 대한 대전시의 입장'을 묻자 "공적인 입장에서 필요한 토지 수요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민간의 아이디어를 받아서 복합적으로 검토해 볼 생각"이라며 "국책사업과도 연계해야 하기 때문에 융통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대전시, #엑스포과학공원, #대전참여연대, #이상민, #대전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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