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5일간 계속된 '세종시 의원총회'를 마무리하고 '중진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계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열린 마지막 '세종시 의총'의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5일간의 토론을 관통하는 가장 큰 공통점은 어떻게든 국익과 정권재창출에 도움이 되고 상생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점이었다"며 "(당론을 결정하기 위한) 표결을 유예하고 중진협의체를 만들어서 신중하게 해법을 찾는 게 어떨까 한다"고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중진협의체 구성 방법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가 논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의원들은 큰 반대 없이 박수로 동의를 표했다.
이날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도 중진원로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철우 의원은 "중진들도 좋고 여기에 원로 몇 분 합쳐서 9인회의나 11인회의를 구성해야 한다"며 "여기서 이명박 대통령도 흡족하게 생각하고 박근혜 전 대표도 설득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총 토론을 통해 극명하게 표출됐던 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대립은 잠시 냉각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특히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제출 시점을 1주일가량 늦추기로 함에 따라 3월 초까지 당 중진들을 비롯해 원로 그룹들을 상대로 다양한 형태의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의총 토론에서도 확인됐듯 세종시를 둘러싼 친이-친박 간 의견차가 수렴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중진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친이계는 그동안 충분한 당내 토론을 거쳐 민주적 절차를 모두 거친 만큼 이제는 당론 변경을 위한 표결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표결 데드라인도 정부가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3월 둘째 주로 잡고 있다.
이에 반해 친박계는 '세종시 원안'이라는 당론 수정은 있을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 등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절충안'에 대해서도 '수정안의 하나'라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결국 이날 의총을 끝으로 잠시 한나라당의 '세종시 대전'은 잠시 휴전에 돌입하긴 하겠지만 중진협의체에서도 묘수를 찾지 못할 경우 당론 변경을 위한 표결 돌입 여부를 놓고 친이-친박 간 충돌이 재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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