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66개 완전 전소, 3억8천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던 태안 서부상가 대형화재가 발생한 지 5일이 흘렀지만 방화 용의자의 행적이 묘연한 가운데 주민들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이에 태안군은 지난 4일 오후 9시 59분경 발생한 태안읍 남문리 서부시장 화재 사고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안군은 화재 발생 당시 전 직원 비상소집을 발령한 데 이어 곧바로 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진태구 군수 주재로 실·과장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사고 대책 마련에 부심해왔다. 군은 사고 이튿날 바로 화재 현장 인근의 구 축협사무실에 상황총괄팀, 주민지원팀, 건축지원팀, 장비지원팀, 의료지원팀 등 9개 팀으로 구성된 현장상황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화재발생으로 인한 폐기물 처리가 완료될 때까지 계속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군은 현장상황실을 중심으로 소방서와 경찰서, 상우회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함으로써 피해조사는 물론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현장 감식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태안 지역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군은 재래시장 등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소방력을 집중 투입하는 등 신속한 사고 수습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재래시장 등에 CCTV 설치, 뒤늦은 대처 지적 이를 위해 군은 경찰서와의 협조하에 태안읍 일대에 조성돼 있는 서부상가와 조석시장, 중앙상가 등 재래시장 인근에 10대와 백화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태안초등학교 인근에 1대, 등산로 입구에 2대 등 총 13대의 CCTV를 설치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하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뒤늦은 대처라는 지적과 함께 "화재 이후이지만 이제라도 CCTV가 설치돼 앞으로의 방화와 범죄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면 다행 아니냐"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추적 중인 방화용의자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에서 이번 CCTV 설치는 방화범의 활동폭을 줄이고 범죄 증거를 수집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방화사건 이외에도 앞으로 각종 범죄에서 취약했던 우범 사각지대를 감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잇단 화재 사고로 주민들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며 "군은 한층 강화된 감시 체계를 통해 앞으로의 화재 사고를 철저히 예방하고, 피해현장은 최대한 빨리 수습해 주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성금모금운동 전개, 11~12일에는 대대적인 모금운동
서부상가 화재 발생시 살신성인의 투혼을 보여준 태안군민들이 이번에는 화마로 인해 하루아침에 생계터를 잃어버린 서부상가 상인들을 돕기 위한 성금모금 운동에 나섰다. 화재가 수습된 지난 6일부터 태안읍 국민은행 앞에 마련된 성금모금함에는 고사리손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따뜻한 도움의 손길들이 답지하고 있다. 또 지역에 뿌리를 둔 향우회와 친목회, 동창회 등 각종 모임과 단체에서도 모금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또, 지난 7일에는 지역유지인 김언석옹이 지역신문사를 방문해 화재피해 복구를 위해 써달라며 1천만 원을 기탁했으며, 이어 같은 날 소원면 파도어촌계에서도 1백만 원의 성금을 기탁하는 등 주민들의 정성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11일에는 충남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주최로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할 예정에 있으며, 월드컵 응원전이 열리는 12일에도 태안군청 광장에 모이는 주민들과 함께 모금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대부분이 영세자영업자인 서부상가 피해 상인들을 위해서는 현재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기금으로 군청에서 지원되는 2백만 원(피해 세대당)의 위로금이 지급될 예정에 있으며, 정상복구시까지 많은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인근 남문주차장 일대에 임시시장을 개설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에는 이인화 충남도지사 권한대행이 서부시장을 방문하고 상인들과 지역주민들을 위로, 격려했다. 이날 서부시장에 도착한 이 권한대행 일행은 화마가 휩쓸고 간 화재현장에서 피해 상인들로부터 화재 당시의 상황을 전해들은 뒤, 유익환 도의원과 이기병 서산경찰서장, 서범석 태안부군수 등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았으며, (구)축협자리에 마련된 현장지휘소에 들러 김득곤 서산소방서장으로부터 사고경위 등을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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