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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우호적인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해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구마모토 현 3개 현립중학교의 이쿠호샤(育鵬社)판 공민교과서 부교재 채택을 철회하라!"

 

김지철 충남도의회 교육의원과 이정희 전교조충남지부 사무처장, 김지훈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집행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구마모토 현 이쿠호샤판 교과서 부교재 철회를 위한 충남 방문단(이하 충남방문단)'이 28일 오후 구마모토 현청을 찾아갔다.

 

이들은 일본 구마모토 현 교육위원회와 현 의회가 현립 중학교 3곳에서 사용할 부교재로 역사를 왜곡 기술한 이쿠호샤 교과서를 채택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구마모토를 방문하고 있다.

 

이날 충남방문단은 우선 현 교육위원회를 찾아가 야마모토 쿠니오 정책실장 등 관계자를 만나 이들의 방문목적을 설명하고 미리 준비해 온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 자리는 구마모토 현의원인 이와나가 의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서한문에서 "이쿠호샤 공민교과서는 일본의 아시아 침략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평화주의를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미화하고,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헌해야 한다는 보수우익의 주장을 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아시아 여러나라들로 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이쿠호샤 교과서는 독도 문제에 대해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만을 그대로 소개하고, 한국 측의 주장은 충실하게 싣지 않아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도록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일본 중학생들이 역사를 편향되게 배워 삐뚤어진 자국 중심주의에 빠짐으로써 아시아 사람들과의 우호관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래를 진정한 평화의 세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평화를 창조할 주체'를 교육하여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내년이면 충남도와 구마모토 현이 자매결연 한 지 30년이 되는 해인데, 그 동안 수많은 분야에서 교류하면서 쌓아온 우호적인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구마모토 교육위원회의 이쿠호샤 공민교과서 부교재 채택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지철 충남도의원은 "구마모토 현 교육위원회가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를 부교재로 채택했다는 소식에 충남도민들이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으며, 이 같은 마음을 모아 충남도의회에서는 45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이쿠호샤 교과서 부교재 채택 철회 촉구 결의문'을 통과시켰다"면서 "이 결의문을 이미 우편을 통해 구마모토 현 교육위원회와 의회에 보냈는데 받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야마모토 국장이 "받았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어느 독일수상이 말했다, 한일 관계가 우호적으로 지속되려면, 그리고 발전적인 미래를 만들어가려면 한일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적 진실을 가르쳐야 한다"며 "이쿠호샤 교과서 채택을 철회해 달라"고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했다.

 

그러자 야마모토 국장은 단호한 어조로 "이쿠호샤 교과서는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로 부교재로 채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따라서 이를 철회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단 한마디로 잘라버리는 야마모토 국장의 태도에 다시 김 의원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답변이라고 생각한다"고 항의의 뜻을 전달했고, 이정희 사무처장은 "부교재를 선택하는 것은 교사들의 권한 아닌가, 그런데 왜 교육위원회가 일방적으로 부교재를 채택해 강제로 사용하도록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야마모토 국장은 "교재를 채택하는 과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학교현장에서 결정해 교육위원회로 올리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교육위원회에서 결정해 내려 보내는 방법이 있다, 따라서 교육위원회가 교재를 채택하는 권한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굳은 얼굴로 답했다. 그러자 이 사무처장이 다시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 사용하는 교과서와 이쿠호샤 부교재의 내용이 불합치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다시 한 번 부교재 채택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러한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야마모토 국장은 다시 한 번 "이미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에 결코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태도에 대해 방문단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 다시 한 번 재고해 달라"고 요청한 뒤 자리를 떠났다.

 

방문단은 이번에는 현의회로 찾아갔다. 의장과 부의장이 일정상 자리를 비워 이카와 마사야키 사무국장과 구로다 유우이치 사무차장을 만나 같은 내용의 서한문을 전달하고 그 내용과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이카와 사무국장은 "의장에게 전달하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평화헌법을 부정하는 교과서는 매우 위험한 교과서"

 

항의 서한문 전달을 마친 방문단은 이번에는 구마모토현청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해 일본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구마모토 교과서 네트워크' 회원들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도 이들은 역사를 올바르게 기술하지 않고 있는 이쿠호샤 교과서 부교재 채택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우호적인 한일관계의 지속을 위해 반드시 부교재 채택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지훈 집행위원장은 "이쿠호샤 공민교과서는 일본의 평화헌법을 부인하고 있다, 평화헌법은 일본이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전 세계적으로 공포하는 헌법"이라며 "만일 이를 부정하면 이는 곧 일본이 과거처럼 제국주의로 나갈지 몰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의 아이들이 평화헌법을 배우지 못하고 이들이 커서 다시 제국주의를 지향하게 된다면 동아시아의 평화는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일본의 평화헌법은 일본의 법이지만 이웃나라에게도 매우 중요한 평화적 장치다"라면서 "그래서 평화헌법을 부정하는 교과서는 매우 위험한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우리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에 대해 일본 취재진들은 '충남도의회 결의문 채택 과정과 배경', '이쿠호샤 교과서 채택에 대한 한국국민들의 반응', '이쿠호샤 교과서의 문제점', '충남방문단 결성 배경', '충남과 구마모토 시민단체의 교류 내용' 등에 대해 질문했다.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김지철 의원은 "우리 충남방문단과 한국 국민들은 일본과 한국, 그리고 동아시아 나라 모두가 더불어서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렇기 때문에 구마모토 현의회와 교육위원회, 그리고 여기 계신 기자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잘못된 이 상황을 바로잡아 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구마모토 현청을 방문하기에 앞서 충남방문단은 이날 오전 우토 중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이 학교는 구마모토 현 교육위원회가 지난 해 이쿠호샤 공민 교과서를 부교재로 사용하도록 결정한 3개 현립중학교 중 한 곳이다.

 

이 학교는 특히, 중고교가 통합과정으로 운영하는 현립학교로서 현청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우수한 인재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학교다. 충남방문단은 이 학교 중고교 교장 등을 만나 방문 목적을 설명하고, 한일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 우호적 관계유지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남방문단은 또 이날 밤에는 구마모토 교과서 네트워크 회원들과 만나 '이쿠호샤 교과서 부교재 채택 철회를 위한 감사청구' 등 앞으로의 공동대응 활동에 대해 논의했다.

 

쿠마모토현 3개 현립중학교의 이쿠호사판 공민교과서 부교재 채택 철회하라!

[전문] 충남교과서방문단 기자회견문

지난해 일본 중학교 역사 및 공민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동아시아 우호관계를 해치는 지유샤와 이쿠호샤 출판사의 교과서가 많은 지역에서 채택되어 한국민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도 쿠마모토에서는 이 두 출판사의 교과서가 공립 중학교에서 한곳도 채택되지 않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교과서 채택 이후 구마모토현에 있는 3개 현립중학교에서 현교육위원회가 이쿠호사 공민교과서를 '부교재'로 사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충남도민들은 실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충남도의회에서도 쿠마모토현의 부교재 채택 철회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쿠마모토현의회와 쿠마모토 교육위원회에 전달했습니다.

 

이쿠호샤 공민교과서는, 일본의 아시아 침략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평화주의를 교육시키는 것이 아닌, 전쟁을 긍정한 역사 서술과 함께 일본국헌법을 적시함으로써, 평화헌법이 개헌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내용들이 들어 있어 앞으로 평화주의와 역사적인 반성에 근거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의 교류에도 큰 폐해(弊害)를 가져올 것입니다.

 

더욱이 독도(일본명 '竹島') 문제에 대해서는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해설문을 인용하여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만을 그대로 소개한 반면, 한국측의 주장은 충실하게 싣지 않아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도록 선동하고 있습니다.

 

본래 '독도'는 1904년부터 시작된 러일전쟁이 한창일 때 러시아함대를 감시할 망루를 건설한다는 군사적 목적으로 1905년에 일본정부가 시마네현에 편입하기로 급히 결정한것입니다. 이는 일본이 조선을 군사점령하여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 전 지역의 식민지화에 앞서 단행한 일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한국에서는 '독도' 문제가 단순히 양국 영유권이 대립하고 있는 문제로서가 아니라,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해간 일련의 역사적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로서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일 두 나라 국민에게 '독도' 문제는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청산에 관련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 중학생들이 역사를 편향되게 배워 비뚤어진 자국 중심주의에 빠짐으로써 아시아 사람들과의 우호관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우려합니다. 미래를 진정한 평화의 세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평화를 창조할 주체'를 키워야 합니다. 그 때문에도 평화 교육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충남과 쿠마모토는 그 어느 지역보다 깊은 우정을 쌓고 있습니다. 충남도와 구마모토현은 지난 1983년 자매결연 협정을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29년동안 공무원을 상호 파견해 연락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문화, 경제, 교육, 관광, 시민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교류해 왔습니다.

 

충남과 쿠마모토현의 시민단체들도 1997년부타 역사, 교육, 환경 분야에서 매년 교류를 하고 있으며 충남의 시민, 교육 단체들은 2001년, 2005년에 쿠마모토를 방문해 쿠마모토현내 각 교육위원회에 왜곡 교과서 불채택을 요청한데 이어 2011년에도 방문 활동을 진행 했습니다.

 

이처럼 충남과 쿠마모토는 그 어느 지역보다 가까운 이웃입니다. 이러한 우호적 관계는 서로간의 신의와 배려를 통해서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쿠마모토 교육위원회의 이쿠호샤 공민교과서 부교재 채택은 충남 도민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쿠마모토현의회와 쿠마모토 교육위원회는 다시한번 심사 숙고해 부교재 채택을 철회해 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쿠마모토현 이쿠호샤판 교과서 부교재 철회를 위한 충남 방문단


#충남교과서방문단#구마모토#이쿠호샤#역사왜곡교과서#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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