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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0일 오전 10시 25분]

 불법선거운동의 증거로 경찰에 제출된 문자메시지. 이 문자메시지의 발신번호와 채용공고에 사용된 선진사회언론포럼 담당자의 전화번호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선거운동의 증거로 경찰에 제출된 문자메시지. 이 문자메시지의 발신번호와 채용공고에 사용된 선진사회언론포럼 담당자의 전화번호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 김상현
4.11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포항 남· 울릉 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형태 후보가 지난 2월,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행위 주체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김 후보가 대표로 있는 선진사회언론포럼에서 전화홍보원을 고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녹취파일, 문자메시지 등의 공개와 함께 불법선거운동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김 후보가 이 사실을 인지하거나 개입했는지 여부가 지역 선거판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공직선거법에는 선거사무소 또는 선거연락소 외에는 누구든지 후보자를 위해 유사한 기관, 단체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당선 후 무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천 낙마한 예비후보들이 녹취록 공개

 선진사회언론포럼이 전화홍보원을 뽑기 위해 채용정보제공사이트인 알바몬에 올린 채용공고. 업무는 설문조사, 시급은 5천 원으로 기재돼 있다. 마치 한국방송기자클럽에서 동시에 채용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선진사회언론포럼이 전화홍보원을 뽑기 위해 채용정보제공사이트인 알바몬에 올린 채용공고. 업무는 설문조사, 시급은 5천 원으로 기재돼 있다. 마치 한국방송기자클럽에서 동시에 채용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 김상현

이번 논란은 지난 3월 12일 새누리당 공천에서 떨어진 포항 남·울릉 예비후보들 중에 김병구 후보가 김형태 후보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다음날인 13일 정장식 후보가 포항시 남구선관위에 '유사사무실 운영' 등을 문제삼아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정장식 후보는 녹취록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어 14일 김병구, 김순견, 이상천, 정장식 후보 등 공천낙마 후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록을 공개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포항시 남구선관위는 이를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즉시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현재 포항 남부경찰서에서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선관위 관계자는 "유사기관 설치는 돈선거, 비방 및 흑색선전과 함께 3대 중점단속 선거범죄에 해당된다"며 "경찰수사가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화 홍보는 김 후보가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기 이틀 전인 지난 2월 25일에 이뤄졌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전화홍보원은 김 후보를 '오천사람' '뉴욕 특파원' 'KBS 방송국장' '한국방송기자클럽 사무총장' 등으로 홍보하면서 '김형태를 아느냐'고 물었다.

전화를 받은 남성이 "말은 들어봤다"고 하자, 홍보원은 "김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언론책임자로 6년째 일하고 있다"며 "새누리당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부탁했다. 전화한 곳이 어디냐는 응답자의 질문에 홍보원은 "선진미디어리서치"라며 전화번호(02-785-****)도 알려줬다. 하지만 선진미디어리서치는 존재하지 않는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 우편함에 있던 전화요금 명세서. 수취인 란에 '김형태'라고 적혀 있다.
여의도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 우편함에 있던 전화요금 명세서. 수취인 란에 '김형태'라고 적혀 있다. ⓒ 김상현

불법선거운동을 뒷받침하는 증거도 계속 나오고 있다. 확인 결과, 지난 12월 발송된 선거운동 문자메시지의 발신 전화번호 중 하나와 지난 1월 말 선진사회언론포럼이 설문조사요원 채용을 위해 채용정보제공 누리집에 게재한 구인광고의 담당자 전화번호가 일치했다.

이 휴대전화는 선진사회언론포럼 관계자 K씨가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채용공고에 기재된 주소 역시 서울 여의도의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 주소와 동일했다. 지난 7일 찾아간 여의도의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전화홍보원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사무실 안에서 벨이 울렸다.

김형태 후보 "나는 전혀 관련이 없다"

 여의도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 우편함에 있던 도시가스요금 청구서. 수취인란에 '김형태'라고 적혀 있다.
여의도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 우편함에 있던 도시가스요금 청구서. 수취인란에 '김형태'라고 적혀 있다. ⓒ 김상현

우편함에서는 김형태 후보 이름이 적힌 도시가스 고지서와 전화요금 명세서, 선진사회언론포럼 관계자 K씨 앞으로 온 전화요금 명세서도 발견됐다. 포항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사무실도 김 후보의 이름으로 임대계약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에서 불법선거운동이 일어난 것이 확인됐고, 여러가지 정황을 볼때 김 후보가 개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경찰 조사결과에 지역 주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도 김 후보의 개입 여부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운동기간 중에 후보를 강제구인할 수가 없어 11일 개표가 끝나는대로 김 후보와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진사회언론포럼 관계자 K씨는 "나 혼자 단독으로 기획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조사에서 선거운동에 선진사회언론포럼의 윗선이 개입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홍보원을 몇 명이나 모집했냐는 질문에 K씨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지난 8일 김형태 후보는 "이번 사건과 나는 전혀 관련없다"며 "선진사회언론포럼 서울사무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 통화내용을 정리한 녹취록 일부. 전화홍보원은 새누리당 포항남.울릉 김형태 후보의 지지를 부탁했다.
선진사회언론포럼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 통화내용을 정리한 녹취록 일부. 전화홍보원은 새누리당 포항남.울릉 김형태 후보의 지지를 부탁했다. ⓒ 김상현

다음은 지난달 김병구, 김순견, 이상천, 정장식 후보 등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공개한 녹취록 전문(4월 2일 입수, R: 리서치기관, J: 수신자).

R : "국회의원후보로 출마하는 오천 사람 김형태 전 미국뉴욕 특파원을 하신 KBS 방송국장을 어느 정도 아십니까? 1번 잘안다, 2번 조금안다, 3번 말은 들어봤다, 4번 모른다."
J : "말은 들어봤다."
R : "네.  KBS 방송국장 김형태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언론책임자로 지금 6년째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계십니까? 1번 알고 있다, 2번 들어본 것 같기도 하다, 3번 모른다."
J : "모른다."
R : "KBS 방송국장 김형태 후보가 6년째 박근혜 캠프 언론특보 단장하고 있고 한국방송 기자클럽 사무총장 하셨고 서울 KBS에서 기자활동 계속 하시다가 미국뉴욕 특파원 갔다 오셨고요, 그 오천 세계동 사람이고 지금 오천중학교 앞에 사시거든요."
J : "예."

R : "오천초, 예, 오천초등학교 동지중학교 나오시고 서울 세종대 교수도 하셨어요. 새누리당에서 공천 여론조사가 오면 김형태씨 많은 지지 좀 부탁드린다고 전화 드렸습니다. 특별히 지지하시는 분이 없다면 네 KBS 방송국장 김형태씨 지지 좀 부탁드릴게요."
J : "어디십니까 거기가?"
R : "예 저희가 머 서울에서 전화 드리고 있어요. 여론조사기관이거든요 선진(?)미디어 리서치라고."
J : "여론조사기관에서 이렇게 홍보…."
R : "왜냐하면 이제 여덟 명이 나왔어요. 근데 한 두 명 정도가 지금 정장식씨하고…."
J : "선거법위반 안됩니까?"
R : "이거 선거법위반 아니에요. 네."
J : "지지유도하는데 선거법위반이죠."
R : "선거법 위반 아니거든요."

J : "어떻게 아닙니까?"
R : "네? 위반이면 이렇게 전화를 못하죠."
J : "여론조사를 가장한 완전한 위반이죠."
R : "저희가 알기로는 여론. 이게 위법은 아닌 걸로 저희는 알고 있고요.저희는 뭐 이거는,"
J : "선관위에다가 신고 하셨습니까?"
R : "선관위에다가 신고해서 할 수있는 그런 내용은 아니잖아요.여론조사라는 것은 신고해서 할수 있는 것은 모든 후보자들을, 네 해서 이제 선관위다가 신고해서 직접적인 여론조사에서 퍼센트가 나오는 그런 거는 신고하지만."

J :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서울 어디십니까? 전화번호하고."
R : "서울 여의도에요."
J : "서울에서 왜 여기 전화하십니까?"
R : "네 서울 여기전화번호가요 785에 ****입니다.네 서울지역번호가 02고 785에 ****.네 전화번호가 뜰 텐데요."
J : "…."
R리서치기관 : "네 네 여의도에요."
J : "…."
R리서치기관 : "예 예 확인해보세요."
J : "네, 네, 네, 네, 네, 네, 네…. 하하하하 한번 알아.. 네..네..네..네.. 알겠습니다. 갑사합니다."


#김형태#선진사회언론포럼#포항#불법선거#유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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