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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세계 각 나라에서 참가했습니다. 남강에 뜬 등입니다.
 올해도 세계 각 나라에서 참가했습니다. 남강에 뜬 등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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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 10월 충무공 김시민 장군이 3800여명 병력만으로 진주성을 공격한 왜군을 물리치고 진주대첩을 거뒀을 때 성밖 의병 지원군과 군사신호로 풍등을 띄워 하늘로 날려보냈고, 남강에는 횃불과 등불을 띄웠습니다.

왜군에게 진주성에 많은 병력을 있을 보여주기 위한 심리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아군에게는 안부를 전하는 일에도 이용합니다. 하지만1593년 6월 왜군 10만명에 진주성 함락됩니다. 왜군은 진주성 병사와 백성 7만명을 다 죽입니다. 역사는 이를 '계사순의'(癸巳殉義)라고 합니다. 이들 넋과 얼을 기리기 위해 남강에 등을 띄우는 것이 유등축제 유래입니다.

7만 진주백성과 병사를 넋을 기리는 유등축제

처음에는 개천예술제(62회,10월 1일부터 10일까지)에서 유등 놀이 형태로 이어져오다가 지난 2002년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로 발전합니다. 10월만 되면 남강에는 수많은 등이 뜹니다. 정말 환상입니다. 유등을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실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유등축제가 막바지에 이른 지난 금요일(12일) 진주성과 남강 둔치를 찾았습니다. 번지점프탄 막둥이 생쇼까지. 정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진주성 곳곳이 등들이 있었습니다. 낮에 보는 것과 밤에 등으로 보는 것이 이렇게 다를 줄을 정말 몰랐습니다.

 밤에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밤에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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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씨름을 하고 있어요?"
"너 씨름하는 것 직접 보지 못했지?"

"응."
"씨름하는 것 직접 보면 정말 재미있는데. 아빠가 고등학교 다닐 때 천하장사 씨름대회가 있었어. 진짜 재미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씨름을 보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아빠 이것은 무엇이예요?"
"장례행렬. 요즘은 장례식장에 다 하는 데 옛날에는 상여를 메고 무덤까지 갔다."
"아빠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을 때 어떻게 했어요?"
"할아버지도 상여를 타고 가셨어. 너희들이 보는 것과 별 다르지 않아."

상여를 보면서 14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살아계시면 아이들을 정말 좋아할 것입니다.

 낮에 보는 상여행렬과 등으로 보는 장례행렬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낮에 보는 상여행렬과 등으로 보는 장례행렬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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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디카, 등빛을 다 담을 수 없어 아쉬워...

새 중에 가장 고귀한 자태를 지닌 학입니다. 카메라가 옛날 것이라고 등빛을 다 담을 수가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하늘을 날아갈듯 한 학을 보면서 나도 학처럼 고귀한 자태를 뽐내고 싶어집니다.

 진주성 안에 전시된 '학유등'입니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 아쉽습니다.
 진주성 안에 전시된 '학유등'입니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 아쉽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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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여기 보세요. 귀양을 가고 있어요!"
"귀양을 소를 타고 가네."
"아빠 귀양가는 사람들은 죄를 많이 지었기 때문이죠?"
"죄를 많이 지었다기보다는 큰 죄를 지었기 때문이지. 귀양도 아주 멀리가는 것과 가까이 가는 귀양이 있었어. 한양에서 멀면 멀수록 죄가 무겁다는 것이지."

소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죄인을 태우고 가는 소. 소는 우직하고, 주인을 잘 따르는 가축인데, 귀양가는 이를 태우는데 사용했다는 것이 조금은 신기했습니다. 과연 이 분은 어디로 귀양을 갔을까요?

 귀양가는 행렬. 귀양가는 이들에게 밤은 참 적막했을 것입니다.
 귀양가는 행렬. 귀양가는 이들에게 밤은 참 적막했을 것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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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루에 불빛, 적에게 노출되면 어쩌죠

진주성에 전에 없던 나무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지금도 나무가 많지만 등을 단 나무까지 있으니 진주성이 더 풍성합니다. 나무 위에 학 한 마리가 외롭게 서 있습니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요? 수많은 학들이 있는 곳을 떠 왜 홀로 있을까요?

"아빠 나무에 불이 켜졌어요?"
"불켜진 나무, 신기하지. 어떤 곳은 진짜 나무에 불을 켜는데 나무에 별로 좋지 않아. 하지만 진주성은 나무를 만들어 불을 켰구나. 나무도 사랑하고, 사람들 눈도 즐겁게 해주는구나."


 등으로 만든 나무입니다.
 등으로 만든 나무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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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과 병사가 문루에 서서 진주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등을 통해 심리전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문루에 선 이들이 등불을 켜면 적에고 오히려 노출되어 위험할 것인데 왜 등불을 켰을까요? 경계를 서는 곳은 불빛이 새나가면 안 되는데 말입니다. 막둥이가 나섰습니다.

"아빠 왜 병사들이 지키는 데 불을 켜 놓았어요?"
"아빠도 모르겠다."
"저런 곳에는 불빛이 있으면 안 돼잖아요."
"응, 아빠도 참 신기하고, 궁금하구나."

바라는 소망을 이루시기를

 경계를 서는 병사들이 불빛을 내면 안 되는데 진주성 병사들을 불빛을 내면서 지키고 있습니다.
 경계를 서는 병사들이 불빛을 내면 안 되는데 진주성 병사들을 불빛을 내면서 지키고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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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소망등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소망등을 남강에 띄워보냈고, 이제는 남강둔치에 소망등을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가 바라는 소망을 담아 등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건강을 위해, 어떤 이는 얼마 남지 않는 수능, 어떤 이는 취입을 위해,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를 만나게 해달라는 등을 달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바라는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유등축제 기간 수만개 소망등을 남강에 띄워보냈습니다. 그리고 남강둔치에도 수만개의 소망등을 달았습니다. 과연 소망은 이루어질까요.
 유등축제 기간 수만개 소망등을 남강에 띄워보냈습니다. 그리고 남강둔치에도 수만개의 소망등을 달았습니다. 과연 소망은 이루어질까요.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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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축제#진주성#임진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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