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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한 중학교 교실에 적힌 글귀
 강원지역 한 중학교 교실에 적힌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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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3·고2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일제고사(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경남 지역 고교생 18명이 집단으로 시험을 거부하는 등 올해도 시험 거부사태가 이어졌다.

경남 ㄱ고교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 학생 전체 40명 가운데 절반 가량인 18명이 일제고사를 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학교는 시험 거부 학생들을 학교 도서관 등지에 모이게 한 뒤 독서 토론과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등 대체학습을 진행했다. 일부 학생들은 일제고사의 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경남교육청은 장학사 급파... "무단 결과 처리하라"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경남교육청은 장학사 두 명을 이날 오전 이 학교에 급파해 학생들을 설득했지만, 시험 거부 사태는 계속됐다.

ㄱ고교의 한 교사는 "며칠 전 학생들끼리 모여 일제고사가 잘못된 평가라는데 뜻을 모으고 시험 응시 여부를 학생 자율로 선택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남교육청은 해당 학생들을 "전원 무단 결과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부터 국어 시험을 시작으로 오후 2시에 끝난 일제고사에 응시한 서울지역 학교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답지에 낙서를 하거나 '답안 몰아 찍기' 등을 벌여 일부 교사들이 제지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지역 한 고교 교사는 "인문계 일반고 남자 아이들이 커닝은커녕 답지도 적지 않은 채 잠을 자려고 해 깨우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일제고사가 내신 성적에 들어가지 않는 시험이라는 것을 안 일부 학생들이 사실상 '시험 태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강원 지역 한 중학교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시험 태도가 불량하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힌 종이를 교실에 붙여 놓기도 했다.

'무작정 찍지 말고 최대한 고민해서 이왕이면 정답에 찍자! 기초 미달 나온 학생은 방학 때 보충 길게∼.'

교육부가 최근 만든 일제고사 시행계획 문서 가운데 부정행위 부분.
 교육부가 최근 만든 일제고사 시행계획 문서 가운데 부정행위 부분.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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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교육부는 일제고사 뒤 '부정행위' 논란이 잇따르자 부정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주문했다. 교육부가 올해 6월에 만든 '일제고사 세부 시행계획'에는 '부정행위'란 표현이 21번이나 등장할 정도다.

'시험 태업'에 교사들 골치... 중복시험 논란도

이날 중·고교 안팎에서는 중복시험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시험을 치른 상당수 중고교 학생들은 5~6일 뒤인 7월 1일께부터 3~4일간에 걸쳐 기말고사를 다시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한 교사는 "우리지역 중고교는 대부분 7월 1일부터 시험을 보는데 중복시험에 대한 아이들의 부담이 제일 크다, 시험 범위도 일제고사와 겹친다"며 "지난해의 일제고사 기출문제를 시험 범위에 넣는다고 학생들에게 안내한 학교도 있다"고 밝혔다.

고교 교사들에 따르면 이날 일제고사를 치른 학생들은 일제고사를 포함해 한 해에 7~10회의 시험을 치른다. 학기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시도별 학력평가 등을 합하면 한 달에 한 번씩 1∼4일 간에 걸쳐 시험을 보게 되는 셈이다.

충남지역 한 고교 교사는 "학생들이 수많은 모의고사와 학교 시험 속에서 일제고사까지 치르고 있다, 시험 홍수"라며 "학생들이 내신 성적에 들어가지 않는 일제고사는 대강 찍고 잠을 자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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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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