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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오후 1시 45분]

법원이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과 주변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 고시문을 부착했다. 14일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은 "공사를 방해하면 처벌받는다"는 내용이 담긴 고시문을 35곳에 붙였다.

법원은 고시문에 대상자 명단과 함께 "송전탑 공사 부지에 출입하거나 공사에 동원되는 차량, 중기, 근로자 등의 교통을 막는 방법으로 공사를 방해해선 아니 된다"며 이를 어기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는 지난 8월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와 이계삼 사무국장을 포함해 주민 25명에 대해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했고, 창원지법 밀양지원은 지난 10월 8일 이를 받아들였다. 더불어 한전은 법원 결정을 어겼을 경우 사람마다 100만 원씩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할 것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해외사장 쪽팔리지 않기 위해 송전탑 세워야 한다고?"

한편 류향렬 한전 해외사업운영처장이 한 언론을 통해 "밀양 송전탑이 해외 전력사업의 걸림돌"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공동대표 김준한 신부)가 격분했다.

류향렬 해외사업운영처장은 14일 <서울신문> 기고문을 통해 "카자흐스탄, 코트디부아르·가나·말리·베냉 4개국 연계 송전망,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송전 및 배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해외 송배전 수출사업에 기치를 내걸고 있는 한전이 국내 송전탑 건설 갈등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면 해외에서 이미지 실추는 물론 전력사업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결국 국가위상 및 경제발전에 커다란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책위는 이날 낸 논평을 통해 "결국, 해외 수출 시장에서 쪽팔리지 않기 위해서,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밀양을 짓밟겠다는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따졌다.

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문제에서 엄청난 공권력을 동원하여 힘없는 노인들을 겹겹이 막아선 채 사실상 반감금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내년 여름철 전력수급 따위의 공익적인 이유가 아니라 결국 자신들의 체신을 유지하고 해외시장에서 돈을 더 벌기 위한 속셈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변준연 전 한전 부사장의 발언으로 알려진 UAE 원전 수출 지체 산금 문제, 류향렬 처장의 발언에서 보듯 해외 송전선로 사업 수주 문제, 그리고 밀양 송전탑에서 밀렸을 경우, 향후 한전이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에서 계속 밀릴 수밖에 없다"며 "송전망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하여 향후 예정된 대규모 원전 증설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원전 마피아들의 우려가 밀양 송전탑 사태에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결국 돈을 더 벌겠다는 수작인 것이고, 돈을 위해 시골 노인들을 교살하는 공기업 한전의 추악한 실상의 한 자락을 기고문이 보여주고 있다"며 "돈이 먼저인지, 사람이 먼저인지, 노인들을 짓밟아서라도 돈을 더 벌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이 노골적인 발언 앞에서 한전 조환익 사장은 책임있는 답변을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신 : 14일 오전 9시 10분]

한전, 밀양 송전탑 공사 1곳 추가... 주민들 농성 계속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13일만에 1곳을 추가해 모두 6곳에서 작업을 벌이기 시작한 가운데, 공사현장 곳곳에선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한전 측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아래 한전)는 14일 밀양시 상동면 여수마을 쪽에 있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125번 철탑에서도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이날 이곳에 경계펜스를 설치하고 헬기로 자재·장비를 운반한다.

한전은 지난 2일부터 84, 89, 95, 109, 126번 철탑 현장에서 공사를 벌여왔으며, 대부분 기초굴착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전은 이날 한전 직원 181명과 시공업체 직원 64명을 투입했다.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127번 철탑 현장'에 있는 움막농성장으로, 주민 이남우(71), 곽정섭(67), 한옥순(66)씨가 태극기를 매달아 놓은 움막 앞에 서 있다.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127번 철탑 현장'에 있는 움막농성장으로, 주민 이남우(71), 곽정섭(67), 한옥순(66)씨가 태극기를 매달아 놓은 움막 앞에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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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공사가 시작된 125번 철탑에선 이동하는 한전 인부들과 주민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상동면 여수마을·금호마을 주민 30여 명은 125번 철탑에서 가까운 126번 철탑 아래에서 농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농성하고 있는 한 주민은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125번 철탑은 여수마을에서 올라오는 길목에서 보이는데, 길목에 경찰이 텐트를 치고 배치되어 있었으며,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 주변에 3000여 명의 대원을 배치했다. 주민들은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해 10여곳에서 농성하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한전은 밀양 4개면(산외, 상동, 부북, 단장면) 구간 송전선로에 총 52기의 철탑을 세울 예정이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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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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