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진주시의원들이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되었던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기습상정해 처리한 가운데, 학부모들이 '무효화'를 선언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무상급식지키기 진주시민운동본부는 20일 오전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단식'에 들어갔다. 지난 18일 시작된 진주시의회 임시회가 오는 27일까지 열리는데, 학부모들의 단식농성은 이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큰사진보기
▲  새누리당 진주시의원들이 학교 급식 식품경비 지원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기습상정해 처리한 가운데, 무상급식지키기 진주시민운동본부는 20일 오전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의' 등을 요구했다.
ⓒ 강순중	관련사진보기

진주시의회는 지난 18일 임시회 첫날 본회의를 열어 4월 임시회 때 상임위에서 부결되었던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새누리당 의원 1/3 이상 서명이 기습상정해 통과시켰다. 또 진주시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안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고, 의회는 오는 27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예정이다.

야당·무소속 진주시의원들은 기습처리된 조례의 재의를 요구하며 19일 오후부터 진주시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학부모들도 20일부터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조례)은 학교 급식 식품비 지원 예산을 전용해 사용한다. 경남도와 18개 시군청은 올해 무상급식 분담비 643억을 지원하지 않고, 그 예산으로 이 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진주시민운동본부는 "무상급식 포기 조례를 날치기로 통과시킨 어느 의원은, 자신들이 무상급식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서민자녀교육지원을 위한 조례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며 "시민의 대표가 눈가리고 아웅하는, 그런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들이 통과시킨 조례의 예산이 무상급식을 위해 책정되었던 예산이라는 사실을 이 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며 "그런 말과 행동을 하면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거짓말하지 말고 성실하게 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큰사진보기
▲  새누리당 진주시의원들이 학교 급식 식품경비 지원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기습상정해 처리한 가운데, 무상급식지키기 진주시민운동본부는 20일 오전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재의'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 강순중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아이들에게 당당한 어른이 되고 싶어 이 자리에 모였다. 아이들을 보살피는 첫 번째는 아이들에게 밥 먹이는 것이기 때문에 무상급식 예산을 지키고자 하는 저희들의 간곡한 마음을 알리기 위해 단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오는 27일 열리는 진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때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남정만 진주시의회 의장권한대행은 조례를 (집행부로) 송부하지 말 것"과 "조례가 송부된다면 진주시장은 공포하지 말고 재의를 요청할 것", "진주시의회는 무상급식을 포기하기 위해서 편성한 서민자녀교육지원예산을 삭감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