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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을 겪고 있는 대전예지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19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학교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자료사진)
 '파행'을 겪고 있는 대전예지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19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학교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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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학사파행을 겪고 있는 대전예지중고등학교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재단 측은 일방적으로 학사일정을 변경해 강행하고, 이에 반발하는 교직원과 학생들은 이를 거부한 채 자체적인 학사일정을 진행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대전예지중고 학생비상대책위원회와 교사비상대책위원회, 그리고 졸업생 및 시민·사회·교육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대전예지중고 정상화추진위원회'는 3일 공동성명을 내고 "학사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재단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정한 학사일정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들은 이러한 일방적인 학사일정을 추진함에 있어서 재단 측을 대변해 온 이사 겸 학교장으로 임명된 류아무개씨를 학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23일 대전교육청은 학생들의 '수업거부'가 이어지자 대전예지재단에 대해 보조금 중단과 이사진 전원 승인취소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같은 재단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사 중 한 명인 류아무개씨를 학교장으로 임명했다.

학생과 교직원들이 반발하자 류 교장은 학교의 잠금장치를 모두 교체하여 학교시설을 폐쇄한 채 여름방학을 공고했다. 이에 학생과 교직원들은 이를 거부한 채 길거리 수업과 교육청 앞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금 예지재단과 자칭 교장이라고 하는 류아무개가 벌이고 있는 일들을 보면, 이런 자들이 어떻게 학교를 경영한다는 것인지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며 "재단 이사회의 부당한 학사 간섭으로 벌어진 일방적인 방학 통보와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5차에 걸친 가정통신문 발송, 심지어 학교의 행정 업무 마비를 가져온 학교 폐쇄 등 그들이 자행한 비교육적인 처사들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재단 이사회와 류씨는 교사들과 단 한 마디 논의도 없이 계획된 학사 일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2주 간의 방학을 통보하였고, 교사와 학생들은 학교 출입문 폐쇄에 저항하며 불볕더위 속에서 천막 수업을 진행해야만 했다"며 "당장 고3 학생들의 수시진학에 빨간불이 켜졌고, 비상식적인 학사 운영으로 학생들은 극심한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재단 측은 금품수수 전과가 있는 자를 교장으로 내세워 재단의 허수아비 노릇을 시키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눈을 피해 학교 업무가 모두 끝난 밤에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들어와 공고문을 붙이고, 비상식적 학교 운영에 항의하는 학생들을 휴대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며 고소를 하겠다고 협박하는 자를 결코 학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 이사진의 학사 간섭은 명백히 불법이며 비리재단의 일방적인 학교장 임명 또한 정당성이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향후 일체의 재단 측의 학사 간섭 및 류 교장의 지시를 거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들은 설동호 대전교육감을 향해 "더 이상 예지 사태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박 아무개 전 교장 겸 이사장과 재단 이사회의 현저한 부당행위가 다수 적발되었고 무엇보다 몇 달째 극심한 학사파행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조속히 청문 절차를 거쳐 비리재단 이사회를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비리이사진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승인취소 되거나 최소한 모두 자진사퇴하지 않는 이상, 예지인들은 그 어떠한 시련이 와도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 교육감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반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예지중·고 사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박아무개 전 교장 겸 이사장을 비롯한 비리재단을 영원히 퇴출시키고 새로운 이사진을 민주적으로 구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상대책위 소속 교사들은 예지중고 연간 학사력에 따른 방학기간(8월 1일-5일) 동안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1일부터 정상수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비상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교사와 학생들은 재단 측의 일방적인 학사일정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

또한 예지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은 '수업료 납부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인정하지 않는 류아무개 교장이 지난 달 자신의 월급(300만원)을 받아갔는데, 교육청의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류 교장이 학생들의 수업료로 자신의 월급만 챙겨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그:#대전예지중고, #대전예지중고사태, #학사파행, #대전교육청, #설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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