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태안군의회 김진권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개의 얼굴에 합성한 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개에 올라탄 악의적 합성사진 유포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과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합성사진이 태안군의회 단톡방에 올라온 지난 25일 김현 대변인 명의의 현안 서면브리핑을 통해 "저열하기 짝이 없다"고 논평했다.
'자유한국당 지방의원의 도 넘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 행위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혐오감만 깊어질 뿐이다'라는 제목의 브리핑에서 김 대변인은 "심지어 문제를 일으킨 군의원은 인터넷에 떠도는 합성사진을 지인이 보내준 것으로, 전임 대통령을 조롱하는 다른 합성사진들도 많은데 문제될 게 없다며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윗물이 그러하니 아랫물도 그러할 수밖에 없는 법이지만, 자유한국당은 문제를 일으킨 태안군의회 군의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며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드러낸 자유한국당의 목불인견의 행위에 대해 국민적 분노만 깊어지고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악의적 표현의 자유에는 분명한 책임 따른다"민주당 중앙당에 이어 26일에는 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회(이하 '서태안위원회')가 긴급회의를 통해 성명서를 내고 비난의 수위를 높여 나갔다.
"대통령을 모독한 김진권 의원에게 분명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서두에 강력 입장을 밝힌 서태안위원회는 김 의원의 행위에 대해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아닌 시중에 유포되고 있는 악의적인 사진을 의도적으로 올려 대통령을 모독한 중차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들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포함된 단톡방에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을 올린 것을 그 의도가 불순함이 분명하다"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 화해 도모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서태안위원회는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모욕한 김진권 의원은 태안군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물어 김진권 의원을 즉각 제명하고, 당대표와 충남도당위원장이 즉각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등을 요구하면서 "경찰과 검찰은 국가원수 모욕죄, 명예훼손으로 김진권 의원을 즉각 기소하고 대한민국 국민과 태안군민들이 납득할만한 처벌을 하라"고 엄중 경고했다.
정치권에 이어 서울과 당진, 서산, 태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팬카페' 회원들도 화가 났다. 1시간여 이상을 이동해 태안군의회를 찾아 온 이들은 번갈아가면서 1인 시위를 벌이며, 김 의원의 적절치 못한 행태를 꼬집었다.
이들은 '대통령은 개로, 김정은을 사람으로, 김진권! 북으로 가라'라든가 '대통령 보단 김정은을 좋아하는 김진권 의원!' 등의 피켓을 들고 태안군의회 앞에서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벌어진 태안군의회 앞에는 경찰 관계자와 언론인들도 몰려들어 이들을 취재하자 태안군의회 건물 안에 있던 김진권 의원이 밖으로 나와 시위를 벌이던 이들을 데리고 의원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곧바로 고성이 흘러 나왔다. 문팬 회원들이 "카톡에다 대통령은 개머리에 합성하고 김정은은 개 탄 사람으로 합성해서 올린 게 합당한 행위인가"라고 따져 묻자, 김 의원은 "나한테 (합성한 사진이) 카톡에 들어 왔다. 그걸 보고 몇몇 사람들에게 보낸 것이다. 많지도 않다"면서도 태안군의회에서 유일한 민주당 소속인 김아무개 의원을 지칭하며 "김 의원이 기자를 불러서 올린 것이지 내가 올린 것인가"라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나는 몇 명한테만 보냈다"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김 의원은 또 "이거 말고도 대통령에 대한 다른 것도 있는데 보여 드릴까"라며 자극하기도 했다.
"말려야 할 위치에 있는 분이 퍼트려서야 되겠나"라는 문팬들의 항의에 김 의원은 "그건 억지고 나 자유한국당 소속인데 나두 사람이라 지인 몇 명한테 보낸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뒤 "법적으로 하는 것도 좋은데 나두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나한테 카톡 보낸 사람까지 다 잡아라. 나두 법적으로 할 것"이라고 오히려 적반하장식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이들과 대화 후 태안군의회를 나오면서도 밖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문팬카페 회원들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화 난 누리꾼들, 수위 높은 공세 이어져
민주당, 문팬뿐만 아니라 누리꾼들도 김 의원의 어이없는 답변에 비수를 날렸다. 심지어 조선일보 등에까지 보도된 김 의원 관련 기사를 현재 트위터 등 SNS에 퍼나르며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 차마 입에 올리기 민망할 정도의 수위 높은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 '바람'은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있는지 몰랐다고 발뺌하네요. 참 뻔뻔하거나 비굴하네요. 태안군의 수준이 이 정도입니다. 저런 인간이 군의원이라니..."라고 비난했고, '대치동나팔'은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모독해도 됩니까"라고 했다.
김아무개씨는 "민주당 당직자들은 도대체 뭐하는 겁니까. 태안군의원 대통령 비하 사진 초등학생들도 다 보고 있네요. 좀 강력히 처단하세요. 국가원수를 이런 식으로 비난해도 되는 겁니까. 대통령을 당에서 적극적으로 보호해야지 특히 태안 민주당 당직자들 일하기 싫으시면 사표들 내시고요"라고 민주당을 향한 적극 대처도 주문하고 있다.
수사를 촉구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백발'은 "더 기막힌 것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사진이 뭐가 문제냐라고 했답니다. 이거 철저히 수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했고, 아이디 '도시빈민'은 "태안경찰 뭐 하냐? 당장 체포하라!"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의 대통령 비하사진에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번지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위원장이면서 서산‧태안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국회의원에게 당협위원장으로서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지만 성 의원측 핵심 관계자는 "의원님께서 국회 공식 순방 일정으로 외국에 계셔서 연락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라는 답변만 보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