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방역 당국은 사랑제일교회에 이어서 지난 광복절 대규모 집회가 전국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0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19가 광화문 집회를 거치며 추가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당국의 모든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20일 낮12시 기준 676명이고, 전날 대비 53명이 증가했다. 확진자 증가율은 감소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중 33명이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역학조사 결과 밝혀졌고, 사랑제일교회와 무관한 광화문 집회 참석자 중에서도 누적 확진자가 18명이 나왔다. 광화문 집회를 통해서도 코로나19 전파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8명은 서울 4명, 경기 4명, 인천 1명, 경북 5명, 부산 2명, 충북 1명, 충남 1명 등 전국 각지에 퍼져 있다. 각 지역 주민들도 버스 대절을 통해서 대거 집회에 참석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전국 유행의 문턱에 있는 엄중한 상황... 광화문 집회 참석자 빨리 검사 받아야"
권 부본부장은 "현재 감염 상황은 전국 유행의 문턱에 서 있는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해주길 바란다"라며 "주말까지 환자 추적이 부진하다면 미국이나 유럽이 경험한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우리나라도 언제든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이제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라며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조치 사항을 믿고 국민들이 협조해주시길 거듭 요청한다. 외출과 모임 삼가고, 거리두기에 참여하는 것만이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코로나19 대응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어제에 이어 또 다시 "검사 받아달라"는 당부를 했다. 그는 "광화문 집회 참석했던 분들은 즉시 선별진료소에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서 추가 전파를 막아야 한다"라며 "주변의 건강 약한 분들도 보호해야 한다. 방역당국의 절박한 호소에 귀기울여달라"라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 '증폭' 집단인데, 여전히 일부 확보한 명단 중에 연락이 잘 안되는 분들이 있다"라며 "7월 27일 이후에 사랑제일교회에 방문한 적이 있는 분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들이 근무·거주한 시설에 접촉한 분들도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검사 많이 한다고 해서 양성률 높아지지 않아"
한편 방대본은 20일 사랑제일교회 측이 신문 지면을 통해 낸 '대국민 입장문'의 내용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정부는 국민에게 확진자 '숫자'가 아니라 비율을 밝혀야 한다(...) 정부가 필요에 따라 확진자 숫자를 가지고 국민들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도 있다"라며 "검사 수가 늘어나서 확진자 수가 많은 것을 가지고 교회 책임으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 부본부장은 "방대본은 매일 보도자료를 통해 검사통계를 공유하고 있으며, 5월 이후 일일 평균 검사건수는 9948건이고, 일일평균 양성률은 0.55%다"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1주일간 검사건수가 가장 적었던 8월 16일에 오히려 일일 평균 양성률이 4.3%로 가장 높았다"라며 사랑제일교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권 부본부장은 "일일 검사건수는 집단 감염 발생 시 역학조사에 따른 검사 대상 인원 변화 등에 영향을 받으며, 주말에는 민간병원 휴진에 따라 대체적으로 검사량이 감소한다"라며 "최근 1주일간 일일 1만1312건이고, 최근 1주간 일일평균 양성률은 2.27%다"라고 밝혔다.
일일 양성률은 8월 14일 1.01%에서 15일 1.63%, 16일 4.30%, 17일 2.95%, 18일 2.87%, 19일 1.65%, 20일 1.51%로 16일 이후 차츰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최근 2주간 국내 집단발병 68.1%, 감염 원인을 아직 조사 중인 사례도 14.7%에 달하는만큼,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선제적 검사를 통한 감염확산 방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