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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 최육상
  
"칼갈이 노래가 절로~ 박수가 절로~ 웃음꽃이 절로~ 오전엔 울 동네 화암마을, 오후엔 여농 회장님 동네 남정마을에서 쓱싹쓱싹 무뎌진 칼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전북 순창군 구림면 화암마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칼갈이' 현장을 보고 전한 말이다. 순창군농민회(회장 남궁단)가 순창군내 마을을 순회하며 '칼갈이' 좌담회를 이어가고 있다. 순창군농민회는 올해 3월 총회를 개최해 새로운 대중 사업으로 칼갈이 좌담회를 진행하기로 결의하고 지난 4월부터 시작했다.

농업·농촌생활 주민 목소리 경청
 
 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 최육상
   
순창군농민회 전세용 사무국장은 "그동안 농민회 활동이 투쟁사업 위주였으나 이번을 계기로 지역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농업과 농촌생활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겠다는 취지에서 칼갈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 사무국장은 이어 "칼갈이 좌담회는 이번에 일시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연중 지속사업으로 농번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진행하려고 고가의 칼갈이 장비와 비품을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칼갈이는 주민당 2개씩으로 한정했지만, 집안에 있는 칼 10여 개를 모두 들고 나오는 주민들이 종종 있어 농민회 측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요즘은 장날 장에 가도 칼갈이 할 데가 없는데, 이렇게 마을까지 찾아와서 칼을 갈아 주니까 정말 고맙제"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주민은 "칼을 갈려면 제대로 갈아야지, 날이 넘어가면 안 간만 못 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칼갈이 좌담회 소식을 전해들은 한 주민은 "농번기에 주민들이 모두 농사 준비하느라 마을에 없는데, 굳이 이 바쁠 때 칼갈이를 한다고 마을을 찾아다녀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궁금해서 쌍치면 칼갈이 현장에 가 봤더니, 사람은 없고 맨 칼만 줄지어 늘어서 있더라"고 말했다.

전 사무국장은 "솔직히 칼갈이 좌담회를 조금 늦게 시작한 건 맞는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럽게 진행한 측면이 있다"면서 "농번기인 것도 잘 알지만 이젠 거리두기도 해제됐고 해서 주민들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들어서 살기 좋은 농촌 순창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각 가정에서 가지고 나온 칼들은 줄을 서며 이어졌다.
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각 가정에서 가지고 나온 칼들은 줄을 서며 이어졌다. ⓒ 최육상
  
마을 이장 요청에 따라 일정 조율

순창군농민회는 현재 일주일에 월·화·수 3일간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각각 1개 마을에서 칼갈이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바쁜 와중에도 집안에 있는 칼을 가지고 나오는 건 잊지 않았다. 마을마다 대기를 하는 칼들의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순창군농민회는 지난 5월 3일 오전까지 풍산면 두승·대가, 인계면 팔학·쌍암·도사·지산·호계·차치·가목, 구림면 화암·남정, 적성면 태자·지북, 동계면 서호 마을에서 칼갈이 좌담회를 각각 진행했다.

전 사무국장은 "인계면에 살짝 소문이 많이 나서 인계면 마을 이장님들의 요청이 많이 들어와 다른 면보다 많이 진행하게 됐다"면서 "각 마을 이장님들께서 요청하시는 대로 일정을 잡고 있다"고 향후 계획에 대해 말했다.

농촌시골인 순창군 각 면 단위 마을에는 고령의 노인이 혼자 살아가는 가구가 많다. 순창군농민회는 지금은 보기 드물어진 '칼갈이'를 핑계 삼아 시골마을을 찾아가고 있다. 주민들은 칼을 잘 갈든 못 갈든 칼갈이 자체가 반가운 표정들이다. 복작복작~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시골은 모내기 준비로 5월을 정말 바쁘게 시작하고 있다.
 
 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칼갈이는 '날'을 제대로 세우는 게 관건이다.
순창군농민회가 마을을 찾아다니며 '칼갈이' 좌담회를 열고 있다. 칼갈이는 '날'을 제대로 세우는 게 관건이다. ⓒ 최육상

덧붙이는 글 | 전북 순창군 주간신문 <열린순창> 5월 4일자에 보도된 내용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순창군농민회#칼갈이#전북 순창#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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