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늘어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으로 인해 카페 주인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4월 18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에 따라 원활한 카페 운영과 매출 회복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의 바람은 오래가지 못했다. A씨는 "손님은 10~20%정도 늘었지만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카공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오랜 시간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 자리를 맡아놓고 외출하는 손님도 있어 생각보다 회전율이 높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춘천시 효자동의 카페에서 일하는 B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특히 시험 기간 등 특정 기간에는 학생들이 더욱 몰려 매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카공족이 카페를 선호하는 나름의 이유
대학교 중간고사가 한창이던 지난 4월 20일, 한림대 앞 한 카페를 찾았다. 카페는 1·2층 모두 공부하러 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노트북, 태블릿 PC 등 각종 전자기기와 전공 책을 펼쳐두고 공부하거나 조별 활동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공부하지 않는 손님은 전체 20여 명 중 단 2팀에 불과했다.
이날 대학가 카페에서 공부하는 8명의 학생에게 '카공족의 뜻과 문제점에 대해 아는지 묻자, 모두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중 7명은 "카페 측 입장도 이해돼 요즘에는 3시간 정도 있다가 나간다", "오래 있을 것 같으면 커피나 케이크를 더 시킨다", "주문할 때 제한 시간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당 카페에 있던 대부분 학생은 2~3시간 정도 카페에 머물렀고 한 팀만 5시간 이상 앉아서 공부했다.
대학가 카공족도 카페를 찾을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카페에 자주 가는 대학생 이아무개(21)씨는 "대면 수업을 마치고 바로 이어지는 비대면 수업을 들을 공간이 없다. 도서관은 너무 조용해서 교수님의 질문에 답하거나 발표를 할 수 없다"며 카페를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아무개(24)씨도 "팀 활동을 할 때 마땅한 장소가 없어 카페를 찾게 된다"며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는 조금만 소리를 내도 눈초리를 받지만, 카페는 분위기가 비교적 자유로워 자주 온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적당한 소음이 있어 부담스럽지 않다", "과제를 하기에 마땅한 공간이 없다" 등 카페를 찾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춘천시 효자동 강원대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매출이 많이 오르지 않는 건 아쉽지만 학생들이 주 소비층인 대학가 카페에 공부하는 손님이 없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학가 카페에 다시 카공족이 늘어나면서 카페 사장과 이용자들이 상호 배려하는 카페문화의 성숙이 기대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지현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