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혐의로 기소된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재판에 20명에 달하는 용산구청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장 개인의 형사책임 여부를 따지는 재판에 공무원들이 과다 동원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3일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진행된 박희영 구청장의 업무상과실치사 재판에 총 19명의 용산구청 직원들이 출석했다.
용산구청 측은 "(4월 15일) 공판 참석에 확인된 인원은 19명으로 출장 12명, 외출 7명"이라며 "감사담당관·미래전략담당관·홍보담당관·행정지원과 소속 직원으로 지방공무원복무규정 및 지방공무원복무에 관한 예규에 따라 구청장 수행업무 및 10.29 참사와 관련된 소관업무별 공판내용 확인 차 참석했다"고 말했다. 구청 측은 "출장 12명 중 4명이 여비 지급 대상"이라고 했다.
실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나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최재원 용산보건소장 등 다른 이태원 참사 재판에는 통상 10~20명이 공판을 방청하지만, 유독 박 구청장 재판에는 매번 50명 내외의 인원이 법정에 몰리고 있다. 4월 15일 재판 종료 직후에는 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법정을 빠져나가는 용산구청 공무원들을 향해 "왜 근무지를 이탈해 구청장 재판에 따라다니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재판이 열리는 서부지방법원은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해있다.
13일에도 용산구청 공무원들이 서부지법 박 구청장 재판에 참석했다. 이태원 참사 피해자 고 윤성근씨 아버지 윤석보씨는 재판부에 발언을 자청해 "방청석에 사건과 관련 없는 용산구청 직원들이 근무지를 이탈해 방청하고 있다"라며 "퇴장시켜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용산구청 측은 이날 공판 참석 공무원 수를 묻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금일 재판이 이뤄져 당장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최종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통화에서 "박희영 구청장 공판의 경우 기관(용산구청)과 관련된 재판이 아니라 개개인이 재판을 받는 것"이라며 "용산구청 차원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설사 기관(용산구청)이 당사자인 재판이라 하더라도 담당 변호사가 있으면 공무원들이 개별적으로 방청을 다닐 이유가 없다"라며 "공무원들이 과연 순수하게 본인 의사로 방청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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