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에 7~8차례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제보자인 강혜경씨의 법률대리인 노영희 변호사는 28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지난 2022년 3월 23일 명씨와 강씨 사이의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강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 보좌관이자,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이었다. 해당 통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태균 : "이준석이가 부탁을 해서, 그 RDD(무작위 전화걸기)로"
강혜경 : "네."
명태균 : "경기 거, 경기도지사."
강혜경 : "네."
명태균 : "그걸 좀 조사 좀 해 달라는데."
강혜경 : "오늘은 힘든데. 내일은 제가 노트북을 들고 갈 거라 내일은 가능한데, 오늘은 (어렵다)."
명태균 : "예예. 그 내일 하면 되지요, RDD로."
강혜경 : "네네."
노 변호사는 "강씨가 몸이 아파 시술을 해야 하는데, 명씨가 전화해 아픈 사람에게 '너 이거 할 수 있냐'고 물어본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노영희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뇌물에 해당"
진행자는 "실제 저 조사가 이뤄졌나"라고 물었고, 노 변호사는 "네, 이뤄졌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돈은 안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행자는 "돈을 안 줬다면 뇌물 아닌가"라고 물었고 노 변호사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뇌물이 됐겠다"고 답변했다.
노 변호사는 "강씨 주장은 돈을 받아야 하는데 안 받았다는 것"이라며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부터도) 돈을 안 받았다.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81번 조사를 공짜로 해줬다는 것하고 똑같다"고 강조했다.
요약하면 이준석 당시 대표가 명씨에게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것이 노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한 번만 그런 게 아니다"라며 "미래한국연구소 소장도 다 똑같은 진술을 하고 있다. 제가 어제 확인을 또 했다"고 밝혔다.
"명태균과 이준석, 모든 것 의논하는 관계" - "전혀 아니다"
그러면서 "근데 강혜경씨 말에 의하면 공식적으로 공표하는 조사였기 때문에 조작했다 이런 뜻이 아니다. 그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올라간다"며 "이건 조작의 얘기가 전혀 아니다. 비용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도 "(이준석 당시 대표가 의뢰한 여론조사 횟수는) 7~8회라고 한다"라며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은) 명태균씨와 이준석 의원이 얼마나 끈끈한 관계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변호사는 또 "(두 사람은) 당 대표 시절부터 '대권주자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똘똘 뭉쳤다. 단순 비용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의논하고, 공유하고, 계획하는 관계"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노 변호사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이준석 의원은 극구 부인했다. 이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제가 경기도지사에 관심 가질 이유도 없고, 이런 조사를 얘기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의뢰했다고 하는데, 맞는가'라는 질문에도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